올 여름 잘 보내셨나요? 여름이 참 더웠죠. 그런 여름의 최대의 기대작이었던 영화
네 설국열차입니다.
사실 기대작치고는 많이 약하다, 라는 평이 많았죠.
하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는 맞다. 라고 많은 분들이 평하시더군요.
그래서 많은 해석이 나왔습니다.
'열차는 자본주의다.' '열차는 인류의 발전과정이다.' '열차는 인류의 욕망을 상징한다.' 등등의 해석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한 장면 한 장면마다. 의미를 부여하시더군요.
저는 그렇게 한 장면 장면마다 의미를 부여하다가는 너무 억지스러울 수도 있고, 제 능력도 부족한지라. 저는 대강 느껴진 부분만을 쓰려고 합니다.
제게 설국열차는 '국가' 로 느껴지더군요.
여러분은 국가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십니까? 보호자? 탐욕스럼 괴물? 저는 '얼치기 사회주의자' 인지라, 착취의 도구입니다.
그럼 이제 제가 느낀 느낌을 세세히 말씀해 드리겠습니다.
하층민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꼬리칸의 사람들이 얼마나 비참하신지 보셨을 겁니다. 씻지도 못하고, 단백질 블록을 먹으면서 하루하루 희망없이 살아갈 뿐이죠. (이 비참함을 길리엄의 의수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의수가 우산의 손잡이 부분이죠.) 그리고 단백질 블록을 쟁탈하려는 모습에서 나타납니다.
근데 리뷰를 몇개 읽어봤는데 이들의 모습을 비춘부분중에서 저는 중요하게 보았지만, 아무도 언급하지 않은 부분이 있더군요. 영화초반에 보면, 바이올린을 연주해 본 사람이 있냐고 물어봅니다. 그리고 그를 데려가죠. 그가 후에 거절함에도 불구하고요. 그리고 아이들을 데려갑니다. 저는 이걸 착취로 봤습니다.
국가는 국민, 특히 노동계층의 노동력을 착취해서 자본과 결합시켜서 재화를 생성하고, 그걸 재분배합니다. 그러나 이들 하류층에는 돌아가는 것이 심각할 정도로 작죠. 여기서는 단백질블록으로 그 작음이 상징되는 것 같더군요. 게다가 그 블록도 바퀴벌레로 상징되는 재화의 찌꺼기라는 것에서 극대화 되는 것 같더군요. 그저 목숨만 부지시켜 주자는 것이죠.
언론
국가에서 언론은 바른 비판자의 역할을 한다면 국가의 견제를 하지만, 언론이 국가 정책의 나팔수적인 역할을 한다면, 통치를 공고히 할 수 있게되죠. 메이슨은 언론으로 보이더군요(사실 전체적인 부분을 본다면 절대 아닙니다만.) 처음의 부분이 너무 강렬했습니다. '8분 밖에 없으니 빨리 끝내자고' '처음부터 나는 머리, 너희들은 발!' 이란 말은 정말로 지배계층의 주구로 변한 언론의 모습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후에 백병전을 벌일때도 언론의 모습이 언뜻 보이기도 합니다. 하층민들에 대한 협박이죠. 이제부터 너희들의 74%를 죽여주겠다! 라는 말 말이죠.
교육
근대 국민국가에서 국민을 교육시킨 이유란, 국민들을 더욱 쉽게 착취하기 위함이었죠. 공장의 노동자로, 통합이 잘되는 국민군대를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여기 있는 아이들은 그런 부분에서는 제외되겠지만, 그 부분이 어느정도는 보입니다. 이 아이들에 대한 교육을 보면, 윌포드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 그리고 열차 내부의 체제에 대한 무한 긍정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 중 어떤 아이가 꼬리칸 사람들을 게으르고 더렵다. 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이 아이들이 하층민들은 게으르고 더러우며 무능하다라는 이념을 주입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죠. '노력을 안해서', 게을러서', '무능해서' 라는 이유 말이죠. 그리고 교육은 이것을 합리화 해줍니다.
절대자
윌포드는 이 열차의 절대자이죠. 그리고 그의 언론인 메이슨과 그 자신이 말하는 것은 바로 '균형' 입니다. 균형을 유지해야지 열차는 움직인다. 라는 그것 말이죠. 그리고 또 하나의 말은 '질서' 질서를 유지해야한다. 그래야 열차가 유지된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 아닌가요? 국가가 많이 하는 말입니다. 균형과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 균형과 질서로 이득은 누가 볼까요? 바로 '상위계층'입니다. 하층민들이 만들어 내는 재화로 이들은 부유함을 누리죠. 아까도 말했지만 바이올리니스트와 단백질 블럭을 만드는 노동자의 모습이 그 대표적인 예일 것 같습니다.
밤이 늦어서 1부는 이렇게 끝내겠습니다. 아마 2부는 일요일에 쓰지 않을까 싶네요.
길고, 잘 쓰지도 못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 영화 보고싶은데 고3이라서... ㅠㅠ
네 그때도 고1이라서 시간이 없었고, 지금처럼 영화에 관심이 있지도 않았는지라....
하지만 흐지부지하기도 해서... 좀 까였죠. 아쉽게도 1000만이 아니라 900만도 힘들겠네요.
현실의 국가라는 것이 대충 30도쯤 기운 경기장이라면 설국열차의 국가는 70도이상 기운 경기장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네요. 사실, 현실에서는 착취도 세련되게 선전도 은근하게 하여 이러한 기울어짐을 최대한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지배의 기술" 이랄 수 있겠죠. 어찌보면 현실이라는게 미적지근 해 보이는 것도 이러한 극적인 대비가 두드러지지 않아서 그런거고, 그래서 사람들은 무한도전이나 스포츠 경기에서 그러한 극적인 대비를 찾곤 하는 걸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그런 식으로 미적지근하게 기울어져 재미없는 현실에서 눈을 돌리고, 눈을 돌린 사람들 등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그 극단적 대비의 시점을 87년으로 볼 수 있어요. 그 전의 군사정권은 노골적으로 기울어진 경기장에서 노골적으로 기울어져 있는걸 대놓고 드러내는 통치를 했기에 강력하고 확고한 저항또한 가능했죠. 그러나, 87년 이후의 신 집권세력(안보세력과 기업세력의 결합)이 등장함에 이르러 이러한 "세련된 통치술" 이 등장할 수 있게 되었달수 있겠지요. 그리고, 지금 우리시대는 그러한 시대. 어찌보면 설국열차가 혁명적이지 못하다고 한다면, 메시지를 보여주는 방법이 우리의 현실과 거리가 좀 커서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과장된 비유는 실감이 나지 않는 법이니까요.
지금의 진보파를 제가 끊임없이 까는 이유는, 87년 이후 억압의 기술은 달라졌는데, 그에 저항하는 논조는 87년 이전의 민주화시대의 논법들을 사용하고 있는 그 후짐에 있습니다. 국정원을 보고 사람들이 분노하지 않는건 정말 짜증나지만, 그들이 왜 분노하지 않는지 이해하려하지 않은채 짜증만 내어서는 짜증만 내다 끝내게 될 뿐일테지요.
제가 볼때는 꼬리칸 사람들은 애초에 존재하면 안되는 사람들입니다. 앞칸사람들, 정확히는 윌포드는 그들을 몰살하거나 열차 밖으로 내쫓지 않습니다. 생산도 안하고 그냥 소비하는 집단입니다. 즉 놀고먹는 사람들이죠. 이상하게도 윌포드는 이들의 수를 유지시키려고만 하지 아무런 일을 안시킵니다. 전 보면서 그게 이상하더라고요. 부품이 필요했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영화상의 불과 몇년전부터라 그 이전에 쫓아내려면 쫓아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처음에 그들이 가진것들을 모두 빼앗지만, 그 이후는 그냥 방치하는데, 차라리 노동력을 착취당한다면 이들의 심정이 이해라도 가겠는데 이건 뭐 뭐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집단이라...
영화내부에서 보시면, 부품의 멸종이라는 말이 나오죠. 그리고 단백질 블럭을 만드는 노동자와 티미가 하는 노동도 보이죠. 아마 윌포드는 이 멸종된 부품을 대신하기 위해서 꼬리칸의 하층민들을 내바려 두는 것인듯 싶습니다.
그 부품의 멸종이 불과 몇년전이었습니다. 그 이전에 내쫓을 수 있었는데 왜 안그랬을까요? 솔직히 꼬리칸 없었으면 단백질 블럭도 필요 없고, 그 사람들 있는 자리 개조해서 생산칸으로 만들었다면 더 풍요롭게 생활했을텐데 말이죠.
설마 반란 조장을 위해서였나?
윌포드가 부품이 단종될 걸 예상하지 않았나... 하고 조심스렇게 예측해 보기도 합니다만... 진짜 그 부분이 궁금하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ㄱㅅㄱㅅ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