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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녁한 밤 입니다.
살고 있는 제 집은강정마을 윗쪽 중산간 중턱이랍니다.
밤이면 한치옆도 보이지 않는 적막한 곳이지요.
해돋이와 해 넘이를 태평양 앞 마당에서 맞을 수 있는
시원한 곳 입니다.
오늘은 새벽 4시 깨어 따뜻한 침대에 누워 허리만 곧추
세우고 격자창으로 명암의 미세한 변화를 관찰하듯
또 흐름을 타듯 생각을 끊고 호흡의 들날을 느꼈습니다.
모처럼, 당근이 숨바꼭질이라도 한 듯 숨어버린 곳에
양배추, 콜라비, 비트, 배추와 푸성귀를 보식한 밭을
느리고 다정하게 축복을 전하였습니다.
밭에서 조금 조금 쪼그리고 또 종종 걸어서 3천평
자유로운 골을 다 밟았습니다.
3시간 25분이 감홍시 처럼 달콤하게 몸으로 왔습니다.
낼 찬 비가 오시면 성장들이 주춤할텐데 흙 이불이라도
덮어 주고 싶어 비워진 수백장 트레이를 펼쳤습니다.
찬 빗소리에 당근 뿌렁이가 놀랄까봐 흙을 모다 주었습니다,
해질녘 외손자 대경군이 태권도를 배우고 왔습니다.
할머니 보고싶었어요 하는 소리가 듣기 좋아...
꼭 안아 주었더니, 볼에 침묻은 입술이 닿습니다.
달콤하고, 보드라와 그대로 있었더니 손을 잡습니다.
해지고 난 짙은 하늘을 올려 보자니 둥그런 달이 나왔다
핸드폰을 준비하는 사이 비구름 사이로 쏙 들어갑니다.
달이 비추는 밝음이 어둔 마당을 편안히 밝힙니다.
낯에 태양빛을 모다 두었던 태양광전지가 마당에 곱게
따뜻하게 깔립니다.
때론 빛이 잠들기를.
까망이 제 색을 펼치길 보는 것, 느껴지는 것도 좋네요.
혼자만의 공간으로 누리기엔 만여평 큰 농장이지만
오늘은
다~~~누리라다.
첫댓글 대자연 속에서 누리는 차차로님의 일상이 아름답지만 대경군과 함께한 모습이 더 아름답습니다 !!
해나무님 놀러오세요.
대경이 많이 컸네요.
요즘은 커가는 손주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집니다~
당근밭이 제모습을 찾아가네요.
대경이 넘 이뻐요.😊
제주의 일상 해가 짧아 동동거리면서 여유로움을 느끼시는 차차로님 멋지셔요
대경군 많이 컷네요
의젓 하네요.^^
어젯밤 달이 엄청 밝았는데 달님을 놓치셨군요!엘리님께서는 밝은 달을 잘도 찍던데
저는 잘 안되더라고요.
김포 하늘의 달님 함 보셔요.
요즈음
지기님 글 읽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모았다 에세이 한권 출판하셔요♡
여유러움이 아름다워 보이네요~늘 그러게 삶을 지키고 사시길요~^^
대경군도 차차로님도, 밝고 건강한 모습이 참 좋아보입니다.
사랑스러운 풍경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