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녀봉(玉女峰)을 헤매고
2023년 2월 11일(토) 오늘은 청계산을 오를 예정이다.
청계산이라면 언뜻 서울에 인접한 청계산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청계산 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다음과 같이 몇개가 더 있는 것이다.
경상북도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에 있는 청계산(869.7m)과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목왕리에 있는 청계산 (656.1m)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기산리에 있는 청계산(849.1m),
그리고 서울 서초구와 경기도 과천시, 성남시, 의왕시의 경계 주위에 있는 청계산(618m등이 있다.
이곳들 청계산 4개중에 아직 답습을 못한 곳이 딱 하나가 있다. 경상도 봉화군에 있는 청계산이다.
언젠가는 늦었지만 산기슭이라도 밟아봄도 좋지 않을까.
서울에 있는 청계산은 국사봉(540m)·응봉(349m) 등이 있으며,
망경대(616.3m)·옥녀봉(375m)·청계봉 등 여러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고려말 이색의 시에 ‘청룡산’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도
청룡산으로 기록되어 있다.
과천 관아의 왼편에 해당되어 좌청룡에서 청룡산의 산명이 유래하였다고도 한다.
또는 청룡이 승천했던 곳이라 청룡산으로 불렀다는 설도 있다.
북한산이나 관악산이 화강암 기반으로 바위가 많이 솟아 있으나
청계산은 편마암 산지로 낮고 흙으로 덮여있어 주말이면 찾는 등산객이 많다.
남서쪽 중턱에 위치하는 청계사는 신라시대에 창건되었으며,
고려 1284년(충렬왕 10) 조인규에 의해 중건되었다.
일제강점기에 쇠붙이 공출로 수탈될 뻔했으나 봉은사에 감추어 두었다가 다시 찾았다는 동종(銅鐘)도 있다.
그밖에도 극락보전과 삼성각 그리고 산신각 등의 유적이 남아 있다.
능선의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이며 서쪽 사면에는 서울대공원이 북서사면에는 한국마사회 경마장이 자리잡고 있다.
서울 시민을 비롯한 인근 주민들의 위락지로 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옥녀봉(玉女峰)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봉우리도 전국 곳곳에 산재하고 있다.
논산시 강경읍에 옥녀봉(43.8m), 사량도 옥녀봉, 대전 서구 도안동에 있는 옥녀봉(137m),
서울 청계산 옥녀봉(375m), 경남 거제시 가조도에 있는 옥녀봉(333.2m),
충청남도 서산시에 있는 부춘산의 옥녀봉(186.7m), 경주충효2길 송화산과 큰갓산(235m)이 있는 옥녀봉(276m),
경기 연천 한탄강변에 옥녀봉(280m), 광주광역시 금당산(304m)의 옥녀봉이다.
금당산은 옥녀봉과 함께 풍수지리상으로 여성을 지칭하고 있다. 음기(陰氣,♀)가 드세다고 전해져 오고 있다.
임진왜란 때에 김덕령장군이 무등산(1186.8m)에서 옥녀를 보고 금당산까지 뛰어 왔다고 해서 옥녀봉이라고 붙여진 이름이란다.
곧 여성을 지칭하고 있다. 그렇다면 양기(陽氣)가 뻗쳐 오르는 곳은 어드메이던가.
경기도 파주 광탄면에 소재한 박달산(360m)이 아니던가.
바딱 치솟으면 절대로 부러지지도 구브려지지도 박달나무 지팽이인 것이렸다.
부산 사하구의 장산(634m)을 오르노라면 옥녀봉(383m)이다. 그리고 또 부산 강서구에 분절마을에 있는 옥녀봉(361.1m)이라는 산이다. 경북 예천군에 있는 옥녀봉(890m), 충북 괴산에 있는 옥녀봉(599m),
포항의 옥녀봉 (22.,9m) , 경남 통영시 남해에 있는 사량도(蛇梁島)의 옥녀봉( 327m)이다.
사량도는 예전에 동기들과 산행을 한 곳이기도 하다.
과년해진 옥녀가 홀로 된 아버지의 성적 요구에 괴로워한 나머지 옥녀봉에 올라가서 떨어져 자살을 한다.
그 이후로 처녀가 시집갈 때 신부가 탄 가마가 옥녀봉 밑을 지날 때에는 가마에서 내려 걸어간다고 한다.
이는 옥녀가 시집도 못 가보고 죽어서 그 원한이 맺힌 영혼이 옥녀봉에 남아서
시집가는 처녀에게 시샘으로 화(禍)를 미친다고 하는 전설로 내려오는 옥녀 원령(怨靈) 이야기이다.
이외에도 수많은 이름이 붙여진 옥녀봉도 있으리다.
등산로 코스는 몇군데 있으나 산행은 본인이 하고픈대로 하면 좋으리다.
노객은 홀로 산행시에는 항상 가슴에 새겨놓은 한마디가 있다.
" 아닌 길은 있어도 없는 길은 없다 " 즉 " 不道有 無道無 " 한마디로 무무(無無)인 것이다.
사방에서 접근할 수 있어 교통이 편리하며, 동쪽으로는 경부고속도로와 성남을 연결하는 지방도가 있다.
이처럼 역사가 깃든 청계산을 옥녀봉을 거쳐 매봉방향으로 향하다가 옛골로 하산하련다.
청계산 이곳을 오를라치면 언제나 접어들곤 하던 코스이기도 하다.
도중에 한 녀석이 매봉 근처는 절대 불가 하단다. 나이도 나이인지라 엉까는 녀석의 하소연 아닌
신음소리를 귓등으로 흘리기에는 애처롭기도 하다.
마음을 접고 375m인 어여쁜 옥녀봉를 찾아 오르리다.
80을 가슴에 안은 노객들이라 가다서다를 몇번이더냐.
" 아 ~ 이 ~ 고 야, 발이 땅에 붙어 떨어지지를 않는구나 " 100여 미터 정도 가노라면 터져나오곤 하는 엄살(?)인가.
시간은 2시간이 훌쩍 지났으나 아직도 3.3Km 거리의 옥녀봉은 요원하다.
주저앉아 막걸리 한잔에 시루떡 한덩어리 귤 몇개 그리고 초코파이는 혈당이 고갈되면
식은땀뿐으로 허덕여야 하는 단서조의 푸념도 들린다. 그래도 일어나서 조금 더 오를라치면
" 더 이상 못 가겠다 " " 둘이 먼저 하산 하련다 " 산속을 울리는 순간도 있다.
엉까페와 뻐드타까지 합창소리가 다람쥐도 갈길을 헤매게 하고 있는 모습이던가.
" 예서 포기는 없다 " 조단서와 까토나의 이중창도 마주치는 찰나이다.
" 옥녀봉 375m " 표지판 앞에 선다.
" 저 ~ 어 ~사진 한컷 부탁해도 될까~요 " 스치는 산객에게 읍소아닌 한마디이다.
30분도 걸리지 않을 장소를 굳세게도 먼저 하산하겠다는 벗들이야 말로 바로 이 노객들의 현주소이리다.
언제까지이려나. 2~3백미터의 산행이라도 오를 수 있음에 하나님께 감사의 큰 절을 드려야 할 때가 아닌가.
한라산 설악산 지리산 한국의 수 많은 산과 계곡을 휩쓸고 헤매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다.
청계산입구역에서 오전 10시 59분에 만난 오늘이다.
하산후에도 다시 원터골 굴다리를 통과 하고 있는 곳이다. 사진을 날자와 시간 편집을 들여다 본다.
정확히 2023년 2월 11일(토) 오후 3시 23분이다. 원터골굴다리에서 옥녀봉까지 거리는 약 3.3Km이다.
왕복 80분 즉 1시간 20분(80분)이면 충분한 산행길이다.
노객들의 소요시간은 얼마인가. 4시간 23분 = 263분이다.
" 영감 ~ 네들아 ~~~~ 어서 올라 오시라요 ~~ " 허우적대고 있는 노객들에게
앞에 오르고 있는 거북이가 돌아다 보곤 손짓 발짓 몸짓까지 두드리고 있지 않을까.
지금 이순간에도 가슴을 아리게 하고 있는 애닲음의 청계산은 어드메인가.
포천에 자리하고 있는 청계산(849.1m)이다. 10여년 전으로 흑백 필름을 더듬어 본다.
고등학교 동기산악회 멤버들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고 있다.
그 당시에는 산속에서 버너 까스불에 온갖 음식을 끓여 먹고 볶아 먹곤 하던 때가 아닌가.
동기회 산행을 하노라면 언제나 회식장소의 쓰레기 수거 담당자가 있다.
이름하여 " 오 세 중 "이다. 별로 말도 없고 얼굴에는 미소를 띠곤하던 동기생이다. 말소리도 잘 안들려서 다시 묻곤 하던 친구이다.
" 산행대장님 ~~~ 30년 후에는 나도 산행대장을 해보면 좋겠는데 ~~~ " 바로 포천 청계산을 오르며 뱉은 친구의 엄숙한 한마디가 아닌가.
" 세중아 ~~~ 얼마든지 그전에라도 네가 하고프면 해라 걱장 말고 알았지 ~~ " 당시의 산행대장이며 아직도 대장인 이노객의 화답이다.
" 남편이 ~~~ 세상을 떠났어요 흐 흐 흑 ~~~" 며칠 뒤에 부인의 청천벽력같은 한마디이다.
" 아~이 고 ~~ 이게 뭐 ~야 ~~~ " 할말이 없다. 나중에 들린 얘기로는 전에도
가끔씩 가슴이 아프다며 나딩굴기도 했다고 한다.
심장에 관상동맥이 이상이 있었던 원인이 아닐까.
응급실은 생략이며 그저 아내와 자식들은 주물러 주기만 했다고 한다.
즉시 119로 응급실로 후송을 했으면 생사의 갈림길은 벗어날 수도 있었을텐데
정녕 안타까움이 가슴을 저밀곤 한다.
이순간에도 청계산에 대한 글을 긁적이다 보니 착한 세중이가 보고프기도 하다.
" 고인의 명복을 빈다 " 다시 한번 이자리에서 기원하고 있다.
아쉽지만 도다리회집과 추어탕과 돈까스에 각자의 주량대로 흡입한다.
찌그러지고 투덜대던 그 모습들은 어드메로 갔는가. 거침없이 들이키는 짜릿한 Alcohol에는 터져나오는 웃음뿐이렸다.
오늘도 우리들 노객들이 화~아~안~한 얼굴에는 20대 청춘으로 회귀하고 있는 순간이다.
바로 이순간이 동기들만의 삶의 희열이며 사랑의 파라다이스일터이다.
2023년 2월 11일(토) 무 무 최 정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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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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