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기자가 동민東旻과 마주 앉았다.
17일 오후 경기 삼송마을 동민의 거실이었다.
화두로 오른 말言이 있다. "축록자 불견산 逐鹿者 不見山," 사슴을 쫓는 사람은 산을 보지 못 한다. "확금자 불견인 攫金者 不見人", 권력이나 돈,명예 욕심에 사로잡힌 자들은 사람이 안 보이고 자기 세상만 본다. 도리를 저버리거나 눈앞의 위험을 돌보지 않는다"는 비유로 두 사람의 화제는 번졌다. 2300여 년 전 이야기다. 허당록 虛堂錄에 나오는 회남자 淮南子 설림훈 說林訓 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누구에 관한 말인가?
어느 날 포수 사냥꾼이 아침녁에 사냥길에 올랐다.
활을 걸머메고 잰 걸음으로 두리 번 거리다가 마침내 한 마리 사슴을 발견, 시위를 당겼다.
영낙없이 왼쪽다리 아킬레스건에 꽂히긴 했으나 사슴이 절룩거리며 뺑소니를 쳤다.
포수는 분기탱천 "요놈의 사슴이 나를 몰라~봐? 어느 안전眼前이라고 도망가? " 잡힐 듯 말듯 골짜기를 타고 등성이를 따라 쫓고 쫓기는 살벌한 전투가 벌어졌다. 정상 가까이 숨차게 추격한 순간 간신히 오른다리를 나꿔챌 수 있었다.
그새 포수는 온몸에 멍이 들었다. 글자그대로 만신창이였다. 해가 뉘엿뉘엿 서산마루를 넘긴 순간이 아닌가? 돌아 갈 길이 적막강산이었다. 사냥 감, 사슴이야 잡았지만 사위가 캄캄해 오는 것이었다. 익숙하던 산길이 장난이 아니었다. 가시덤불 나뭇가지에 걸렸다. 피투성이가 됐다. 얼굴에서 발 끝까지 성한 곳이라곤 한 군데도 없었다. 그러나 영혼까지 상처받지는 않았다고 느꼈다 .난감 그대로인채 가까스로 산 아래 집으로 돌아왔으나 숨이 턱에 찼다.
목표를 이룬 포수는 차라리 죽고싶다는 생각들었다. 사슴이고 뭐고 모든 게 "아니 올시다"였다. 내려 올 때를 놓쳤구나. 오호라, 상처뿐인 영광이로구나 !
한 숨이 절로 났다.
동민東旻"이 말했다.
"스토리의 주인공은 우리가 지칭하는 바로 그 친굴세 그려. 온갖 영예와 직위를 거머 쥔 듯 싶지만 말짱 도루묵이라 별 볼일이 없네. 그가 그걸 깨닫게 내가 끝장설득 하겠네. 자리를 박차고 내려 오라고 함세. 오는 23일로 정하네. 생명나무교회에 가서 이 공멸자락을 걷어부치고 공생자락을 나눠써야 되지 않겠는가?고 하겠네. 함께 慧人이 되세...."
大기자가 대꾸했다. 헐~~ !
상처없는 영혼으로 뿌리째 바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