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를 지나다니다 보면 별 희한한 간판을 보기도 한다.
싸다는 느낌을 주는 '막썰어 횟집'도 그 중의 하나다.
막썰어 횟집에 몇번 간 적이 있다. 회를 맛보기 위해 간 것은 아니고
사진 때문에 두어번 갔었다. 장사는 아주머니가 하고 남편은 한량으로 카메라를 메고
조선 8도를 넘어 전세계로 돌아다니는 사람이다.
좀 오래돈 이야기지만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책이 있었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는 사람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 주고
비가 쏟아질 때는 우산처럼 빗물을 가려주고
가을이 되면 낙엽이 되어 농사에 거름이 되도록 퇴비감을 마련해 주고
마지막에는 목재로서 가구나 재목이 돼서 아낌없이 다 주고 간다는 얘기였다.
오늘 신문을 보니 '마지막까지 아낌없이 준 의사'라는 기사가 떴다.
다른 사람을 위해 의술을 펼쳤던 의사가 뇌사에 빠지자 생명 나눔으로 6명에게 장기 기증을 하고
자신의 시신은 의대 해부학 실습용으로 기증을 하고 떠났다고 한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25일 김시균씨(60)가 삼성서울병원에 간과신장, 각막과 조직 기증을 하고
삶을 마무리했다고 31일 밝혔다.
경북대 의대를 나와 강원도 동해 동인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의사로 봉사하던 고인은 지난 20일 가족과 함께 주말을 보낸 후 다음날 출근하다 병원인근 사택 엘리베이터앞에서 갑자기 쓰러진 후 뇌출혈로 인한 뇌사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치료를 위해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상ㅌ태가 호전되지 않아 결국 가족들은 긔의 장기기증에 동의했으며 평소에 "내가 죽으면 시신은 해부학 실습용으로 써주십시오"라고 말해 왔으므로 가족들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기증을 결정했다고 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고인은 마지막 가는 길까지 다른 아픈 사람들에게 장기를 기증해 6명에게 새 삶을 선사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