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총
황유원
우연히 아이들이 쏜
물총에 맞았다
젖었다
시원했다
기쁜 비명 내질렀다
물총에는 총알 대신
물만이 담겨 있고
허공에 대고 물총을 쏘면
물은 힘차게 발사되다가 살짝 곡선을 그리며
아래로 힘없이 떨어진다
고등학생 때
수업 시간마다 학생들 향해 물총을 쓰는
선생님이 있었다
국어 선생님이었고
아마 시인이었다는 것같은데
나는그 선생님을 정말 싫어했는데
오늘같이 더운 날
그가 수업 전 혼자 화장실에서
물총에 물을 채웠을 시간을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물총 쏠 생각에
속으로 기쁜 비명 내지르며
축축이 젖어든 영혼으로 화장실을 빠져나왔을
그 선생님이 이제야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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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시
물총 / 황유원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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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2
26.03.24 17:0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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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더운 여름날 물총 맞으면 시원하지요.
그 국어선생님의 지혜로운 해학이 시인이 분명하신 것 같네요.
물촐 쏘며 놀던 어릴 적 친구들은 어디서 잘 늙어가고 있을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