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침투해 미사일기지 파괴...尹대통령 방문한 해군 특수부대의 정체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입력 2023.03.12 13:50업데이트 2023.03.12 14:10
[출처 / 영상보기] https://www.chosun.com/politics/2023/03/12/2C3RCO2NSBH4HOGJP6L2HY35AA/?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news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역대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특수전전단(UDT/SEAL)을 방문해 해군 특수전전단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군 특수전전단은 유사시 북한 지역에 침투해 북 정권 수뇌부 등 요인 암살은 물론, 미사일 기지 등 주요 전략목표물 파괴 임무를 맡고 있는 ‘전략타격부대’로 알려져 있다.
◇ 윤대통령,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해군 특수전전단 방문
’특전사 중의 특전사’로 불리는 707특수임무단, ‘참수작전부대’로 널리 알려진 특전사 특수임무여단 등과 함께 한국군의 대표적인 최정예 특수부대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방명록에 ‘불가능을 모르는 세계 최강 특수부대’라는 글귀를 남기며 격려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던 지난 2016년 국방부는 해군 특수전전단의 실전적인 훈련 영상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HK-416 소총과 K-3 경기관총 등으로 무장한 UDT/SEAL 대원들이 북 미사일을 상징하는 대형 모형물에 폭발물을 설치한 뒤 교전을 하며 폭파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해군 특수전전단의 북 미사일 형상 폭파훈련 장면이 공개된 건 처음이었다. 북 핵·미사일 위협이 커짐에 따라 북한에 고강도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다.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UDT/SEAL대원들이 북 미사일 모형에 폭발물을 설치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해군 영상 캡처
해군 특수전전단은 미 원자력(핵)추진 잠수함으로 미 최정예 특수부대 네이비실(Navy SEAL)과 함께 북한 지역 침투훈련도 수시로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부산 작전기지를 처음 방문한 오하이오급 순항미사일 탑재 원자력잠수함(SSGN)이 대표적 침투수단이다. 오하이오급은 길이 170m, 폭 12.8m, 수중 배수량 1만8750t에 달하는 대형 잠수함이다. 오하이오급은 특수부대원 66명을 태울 수 있는데 이들은 특수 잠수정 ASDS를 이용해 적 해안에 은밀히 침투할 수 있다.
◇ 미 핵잠수함으로 네이비실과 함께 북 침투 훈련도
ASDS는 최대 16명의 특수부대원들을 태운다. 이 잠수정은 오하이오급 선체 위의 타원형 격납고에 최대 2척이 실려 있다가 발진한다. 해군 UDT/SEAL대원들은 미 네이비실 대원들과 오하이오급 잠수함에 탑승, 북 지역에 침투해 핵시설·미사일 기지 등을 파괴하는 것을 상정한 훈련을 여러 차례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종 한반도로 출동해 우리 특수부대와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네이비실 6팀은 빈 라덴을 사살한 세계 최강의 특수부대로 꼽힌다. 군 소식통은 “북한에 변변한 대잠초계기도 없고 함정들의 소나(음향탐지장비) 성능도 크게 떨어진다”며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한·미 잠수함이 북 영해 내에 들어가서도 작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군 특수전전단은 특전사 특수임무여단(일명 참수작전부대)처럼 유사시 김정은 등 북 정권 수뇌부를 제거하는 일명 ‘참수작전’ 임무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특수전전단은 ‘수중폭파대’로 유명한 UDT가 모체(母體)다. 6·25전쟁 당시 미 해군 수중폭파대(UDT)의 훈련 아래 활약했던 영도부대 해상대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 해군 UDT를 벤치마킹해 1955년 창설됐으며, 미 해군 UDT가 네이비실로 발전한 것처럼 UDT/SEAL로 변신했다.
◇ 아덴만 여명작전 성공으로 국제적 명성
지난 2000년엔 해군 특수전여단으로 창설됐고 2년뒤인 2012년 특수전전단으로 증편(增編)됐다. 2018년엔 서해 페리호, 세월호 사고 등에서 인명수색 및 구조작전을 펴온 해난구조전대(SSU), 구조함 등도 특수전전단으로 소속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임무도 확대됐다. 과거엔 적 해안정찰, 첩보획득, 폭파, 암살, 기뢰제거, 요인 구출 및 납치 등 UDT 임무에 치중됐지만 이제는 육상, 해상 및 공중 특수작전, 직접타격, 해상 대테러, 경호 등의 임무까지 맡게 됐다.
부산기지에 입항하고 있는 미 원자력추진 잠수함 오하이오함. 154발의 토마호크 미사일 외에 한미 특수부대원들을 태우고 북한 지역에 침투할 수 있는 첨단장비(잠수정)도 보유하고 있다. 함교 뒤의 원통형 구조물에 특수 잠수정 2척이 탑재된다. /조선일보 DB
해군특수전전단 UDT/SEAL은 지난 2011년1월 아덴만 여명작전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당시 아덴만에서 삼호주얼리호가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되자 구출작전을 펼쳐 해적 8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 인질 21명 전원을 무사히 구출했다. 당시 석해균 선장이 중상을 입었지만 국내외에선 “그런 상황에서 별다른 인명피해 없이 구출작전에 성공한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 고 한주호 준위, 엄홍길씨, 이근 대위 등도 해군 특수전전단 출신
아덴만 여명작전은 UDT/SEAL의 장비를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UDT/SEAL은 6개월마다 교대하는 소말리아 파병 청해부대에 항상 포함돼 파견되기 때문에 해외파병 경험도 풍부하다. 이 때문에 해군특수전전단은 한국군 특수부대 중에서도 최신 소총 등 군사강국들의 첨단장비를 가장 먼저 도입해 활용하는 부대라는 얘기를 들어왔다.
한 전문가는 “해군 UDT/SEAL은 아덴만 여명작전 같은 실전 경험과 해외파병 경험, 미 네이비실과의 활발한 교류 등을 통해 한국군 특수부대 중 가장 개방적이고 선진화된 부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경상남도 창원시 해군 특수전전단을 방문,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해군 UDT/SEAL은 명성 만큼 강도 높은 훈련과 높은 탈락률로도 유명하다. 훈련 평균 수료율은 40%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간부와 지원병으로 구성되는데 병사 비중은 10여%다.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 때 수색 및 구조작전 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 산악인 엄홍길씨,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했던 이근 대위 등이 이 부대 출신이다. 복면을 쓰고 현란하게 단검을 휘두르는 영상으로 화제가 된 특전무술 무사트(MUSAT)도 이 부대 출신이 만든 것이라고 한다.
◇ “북 수뇌부 제거작전도 가능해 강력한 대북 억지력 과시 의미도”
군 관계자들은 이번 윤 대통령의 해군특수전전단 방문이 부대원들의 사기 앙양은 물론 북 고강도 도발에 대비한 대북 억지력 과시 측면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고 말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부대 현황을 보고받은 뒤 “우리 군에서 가장 어렵고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여러분이 대한민국 군의 국격이다. 군 통수권자로서 신뢰한다. 세계 최고 특수부대가 되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최근 전쟁은 비대칭전과 특수전 양상을 띠고 있기에 특수전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수전 전력강화도 역설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군 통수권자가 처음으로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를 방문한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UDT/SEAL이 유사시 북 수뇌부 제거작전도 펼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형 3축체계 중 ‘대량응징보복’ 능력도 과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한 미특수전사령부는 지난 11일 SNS 계정에 ‘티크 나이프’ 연합훈련 중 한·미 특수부대가 실전적인 고난도 주·야간 강하훈련을 실시했다며 해군 특수전전단 요원 등이 주간과 야간에 수송기에서 강하하는 영상 등을 공개했다.
尹, 北 보란듯 안보 행보…'김정은 참수작전' 부대 찾아 한 말
중앙일보
입력 2023.03.10 18:29
업데이트 2023.03.10 22:00
박태인 기자 이세영 PD구독
“대통령께 대하여 받들어 총!”“필승”
[출처/ 영상보기]尹, 北 보란듯 안보 행보…'김정은 참수작전' 부대 찾아 한 말 | 중앙일보 (joongang.co.kr)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제77기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했다. 166명의 졸업생이 윤 대통령을 향하여 힘찬 구호와 함께 임석 상관에 대한 경례를 외치자 윤 대통령이 오른손을 들어 거수경례로 답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세계 안보 질서는 미증유의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동북아와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며 “해군과 해병대가 강력한 해양 강군을 구축하여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하는 데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77기 졸업 및 임관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이어 “강력한 국방력이 뒷받침돼야 상대방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가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안보를 지키는 진정한 평화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해상수송로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주변 해역을 넘어 해양 안보와 국익을 수호할 수 있는 해양 강군으로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위협과 관련해선 “한·미 핵 기획 및 실행체계를 확립하여 확장 억제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형 3축 체계를 포함해 압도적인 대응 능력과 응징 태세를 구축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한·미 연합연습과 훈련을 강화해 “행동하는 동맹을 구현하겠다”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의 축사 뒤엔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화려한 군사 시연이 펼쳐졌다. 최신형 전투기인 F-35의 급속한 상승 기동 뒤 태극기와 성조기를 매단 한·미 해병대의 상륙돌격장갑차의 상륙작전이 대미를 장식했다.
10일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77기 졸업 및 임관식에서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해 한미 해병대원이 함께 탑승한 상륙돌격장갑차와 차륜형장갑차가 상륙작전을 시연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졸업식 참석 뒤 해군의 첫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과 국내 기술로 독자 설계한 3000톤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에 승함했다. 윤 대통령은 세종대왕함에 올라 “‘해상기반의 3축 체계가 적의 공격에 효과적으로 응징·보복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몸이 자동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평소에 훈련을 연마해 달라”고 말했다. 도산안창호함에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작전수행 절차를 보고받았다. 현장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는 여군 승무원과 시간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하선 뒤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을 찾았다. 해군 특수전전단은 유사시 ‘김정은 참수작전’등 대북 특별 임무를 수행하는 해군사령부 직할 전단이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불가능을 모르는 세계최강 특수전면'라고 적었다. 장병들을 만나서는 “전 세계에는 전면전보다 비대칭 특수전에서 안보 위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특수전 전력을 강화할 수 밖에 없다”며 “필사즉생의 정신, 실전과 같은 교육훈련에 매진해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김정은에겐 B-1B 등 대형 폭격기뿐 아니라 참수작전을 펼치는 특수전전단 역시 위협적인 존재”라며 “도발을 일삼는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담긴 행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안보 행보를 이어가는 동안 대통령실은 10일 오전 발표된 갤럽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6일 한국 정부의 한·일 강제징용 해법 발표에 대한 ‘여론 성적표’의 성격이 짙어서다. 이날 갤럽 조사(3월 8~9일 성인남녀 1002명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2%포인트 하락한 34%였다. 긍정과 부정 평가 이유 모두에서 일본과 외교 언급이 급증했다. 긍정 평가 이유는 노조대응(17%)·외교(8%)·일본 관계 개선(7%) 순이었다. 부정 평가 이유에서도 일본 관계·강제동원 배상 문제(16%)·외교(13%)가 1, 2위를 차지했다.
김건희 여사가 10일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77기 졸업 및 임관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에 박수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3월 한·일 정상회담과 4월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가 나온 뒤 종합적 평가를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세대별 찬성률, 특히 20대의 응답에 주목하고 있다. 9일 발표된 KBS·한국리서치의 강제징용 관련 여론조사(7~8일 1000명 조사)에서 강제징용 해법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20대 중 48.8%가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래 세대가 바라는 한·일 관계의 모습을 주목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
6일 오전 광주 서구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사무실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제3자 변제'를 골자로 한 정부의 징용 피해배상 문제 해결 방안 발표에 대해 반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한·일 협력 강화 드라이브도 걸고 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8일 전 부처 차관을 소집해 양국 협력 아이템 발굴을 지시했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일시적 반대여론을 딛고 정상회담 성과로 지지율을 반등시키려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계획으로 보인다”며 “반대 여론이 비등하나 2015년 위안부 합의 때와 같은 야권의 결집도가 크진 않는 상태”라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0일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77기 졸업 및 임관식에서 임관장교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날 졸업 및 임관식에서는 160명의 해군사관학교 77기 생도와 6명의 외국군 수탁생도가 임관했다. 윤 대통령은 "1년 전 오늘은 제가 대통령으로 당선 확정된 날"이라며 "해군 장교로서 첫발을 딛는 여러분을 만나게 돼서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