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룽이 혼인하는 날, 왕룽은 평소에 하지 않던 목욕을 하고서 성안의 황부자 저택으로 향한다. 왕룽은 황부자 집의 종인 오란을 부인으로 맞이 하기 위한 것이다. 성에서 돌아온 왕룽은 가까운 이웃을 불러 저녁을 대접하면서 이웃들이 오란의 음식솜씨를 칭찬하자 기뻐한다. 다음날 아침 아버지께 따뜻한 물을 대접한 오란이 왕룽에게 차를 가져오자 왕룽은 색시가 자신을 좋아하는 구나 생각하고서 환희를 느낀다. 몇 달 동안 왕룽은 그의 아내를 지켜보는 것 이외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어느 날 왕룽이 몸을 굽히고 일하는 고랑에 괭이를 어깨에 맨 오란이 서있었다. 해가 졌을 때 오란은 일하던 손을 놓고 왕룽에게 임신을 했다고 말을 한다. 해산달이 다가 왔을 때 왕룽은 황부자 집에 부탁하자고 하지만 그녀는 거부한다. 그저 은전 네 닢을 받을 뿐이었다. 해산 후에도 그녀는 묵묵히 일을 하였다. 벼를 추수하고 또 가을보리를 심었다. 오란은 종일토록 일하였고 아이의 머리나 엄마의 머리나 흙투성이였다.
설날이 다가왔다. 그곳의 전통은 초하루에는 남자들이 놀고 초이튿날에는 여자들이 세배를 다녔다. 오란은 아이에게 빨간 옷을 입히고 호랑이 얼굴을 수놓은 신을 신겨 황저택에 다녀온다. 황씨 집의 사정이 안 좋아 진 것을 안 오란을 왕룽에게 황씨 논밭을 사자 건의하고 왕룽은 해자 곁에 있는 논을 산다. 그 일로 왕룽은 더욱 분발하였다. 오란은 봄이 되자 둘째를 낳는다. 해가 지나가고 가뭄이 들자 숙부가 그에게 다가와 문제가 되었다.
그는 일은 하려 하지 않고 조카에게 빌붙으려고만 하였다. 그 해 오란은 계집을 낳고 다음해에도 극심한 가뭄이 들어 수확을 얻지 못한 왕룽 가족은 죽은 아이를 낳고 더 이상 버틸 수 있는 식량조차 마을 사람들에게 빼앗기고 남쪽으로 떠난다. 남쪽으로 떠난 왕룽 가족은 왕룽은 인력거를 끌었고 나머지 가족은 구걸로 연명한다. 어느 날 오란이 주워온 양배추 국에 작은 아들이 훔쳐온 고기를 보고 서 왕룽은 다시 고향으로 떠날 생각을 한다.
어느 날 왕룽이 움막에서 지내고 있을 때 부잣집이 습격을 받는다. 자신도 모르게 휩싸여 들어간 왕룽은 어느 방에서 부자의 돈을 약탈하고 그 돈으로 고향으로 돌아온다. 돌아온 왕룽은 농사를 재개할 준비를 하고 오란이 다시 임신을 한다. 어느 날 왕룽은 오란의 품안에서 보석주머니를 발견하고 그것으로 황부자 집의 모든 논밭을 사버린다. 몇 해 후 굉장한 재산을 모은 그는 아들들을 서당에 보낸다. 머슴이나 종이 늘어나자 더 이상 아들들의 일손이 필요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7년 만에 홍수가 나고 모든 논밭이 물에 잠기지만 그는 모아둔 재산으로 버틸 수 있어 걱정을 하지 않고 점점 향락에 빠져든다. 그러다 만난 롄화를 첩으로 맞이하고 만다. 그러나 왕룽은 롄화가 백치 딸을 욕하는 걸 본 그는 다시 대지 위에 선다. 게다가 왕룽이 롄화가 장남과 만나는걸 알고서 아들을 서둘러 남쪽으로 대학을 보내고 롄화를 멀리한다.
어느 날 식사를 하던 오란이 복통을 호소하자 의원을 부르지만 의원은 회복 불가능을 암시하고 아란은 겨울 내내 참상에 드러눕고 만다. 왕룽은 관을 준비하였고 오란의 상태는 악화된다. 그러던 중 새해를 맞이하고 정신을 되찾은 오란은 장남이 결혼하는걸 보고 싶다고 한다. 왕룽은 아들을 불러오고 오란의 앞에서 결혼을 한다. 그 날 밤 오란은 임종을 맞이한다.
그러나 죽음은 한번 찾아오면 그 집을 잘 떠나지 않나 보다, 오란이 관에 눕혀지는걸 본 왕룽의 아버지가 정신이 이상해지더니 어느 날 아침 둘째 딸이 차를 가지고 들어 가보니 침대에 숨져있는 아버지를 발견한다. 노부와 오란이 임종을 맞이한 해 어김없이 홍수가 났다. 그 해에도 그 다음 해에도 수확이 없던 왕룽에게 숙부와 숙모가 점점 협박해왔고 그와 장남은 그들을 아편 중독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해겨울 왕룽은 손자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어느 날 왕룽의 사촌 녀석이 그의 딸에게 못된 짓을 한 것을 안 장남이 황씨 저택으로 이사할 것을 주장하고 계약을 맺은 왕룽은 황씨 저택에서 그가 젊었을 때 즉 그가 오란을 맞이할 때 황씨 노마님이 그에게 호령하던 의자에 앉아 그때를 회상한다. 게다가 그 해 둘째를 혼인시킨다. 그때 마치 신께서 그의 노후를 위해 배려하고 축복을 주는 듯 왕룽의 사촌형제가 입대하고 집안을 떠난다.
그맘때쯤 성안으로 이사한 왕룽은 큰아들에게서 손주를 본다. 그러나 한편 그에게 다시 시련이 닥친다. 마치 신께서 그에게 선물을 주는척하며 안에 가시를 넣듯.... 그의 친형제나 다름없던 칭서방이 죽어 버린 것이었다. 일 못하는 머슴에게 일을 가르치려다 죽어 버린 것이었다. 사당에서 돌아오던 왕룽은 남들보다 더욱 슬퍼한다. 그후 왕룽은 다시는 대지 위에 서지 않았다. 5년이 지나고 왕룽은 7손자를 얻고 그의 몽상가인 삼촌을 잃는다. 숙부는 5년째 겨울 아무도 모르게 그의 침상에서 숨져있었다.
해가 지나고 초여름 어느 날 성을 지나던 군대에서 그의 사촌이 나타난다. 성에 주둔한 군대에서 사촌 형제가 그의 동료들을 몇 이끌고 들어와 기물을 부수고 행패를 부린다. 군인들은 온 집안을 짓밟았고 누구 하나 그들을 막으려 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총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롄화의 종 두챈이 그들에게 여자를 붙여주자는 묘책을 꺼냈고 여종 하나가 나선다. 군대는 한달 반 정도 주둔하다 떠났다. 그러나 그의 셋째 아들이 군대에게서 물이 들었는지 군대에 들어가겠다고 어느 날 종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그 이유는 물론 군대도 있었지만 실로는 왕룽의 종인 리화 때문이었다. 셋째가 리화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안 왕룽이 자신도 모르게 질투심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가을이 깊어가 겨울이 되기 전 여름이 아닌가 할 정도로 따뜻한 날이 있다. 그의 리화에 대한 사랑도 그런 것이었다. 봄이 몇 번 지나갔다 그러나 그에게는 모든 것이 희미하게 느껴졌다. 오직 하나 그의 마음속에 뚜렷하게 남아있는 것은 흙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뿐이었다.
그는 흙을 떠났고 부자가 되었어도 그의 뿌리는 흙에 박혀있었다. 그는 다시 그의 언덕 위의 흙집으로 돌아갔고 늦은 봄의 어느 날 그는 그의 묘 자리를 둘러보고 오면서 장남더러 관을 맞춰 두라 하였다. 그는 그의 관을 보며 안심하였다. 그러던 정신이 명료해진 어느 날 두 아들들이 그를 찾아와 공손하게 절하고서는 집 둘레의 땅을 둘러보았다. 뒤따르던 왕룽은 아들들이 땅을 팔자 말하는 것을 듣고 왕룽이 성화를 내며 말하였다.
"땅을 팔기 시작하면 집안은 마지막이다. 우리는 땅에서 태어났어, 그리고 다시 땅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땅을 갖고 있으면 살아갈 수 있다. 땅은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는다."-
편집 /글:소나무
첫댓글 추천하고 싶은 책이랍니다*^^*
여울이도 이 책 두번을 읽었어요. 좋다는 책은 교과서 읽듯 하는 버릇이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