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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7일 분당에서 사진첩
2011/04/19 14:04 http://blog.naver.com/withkumsil/30106948040 |
4월 셋째 일요일, 분당을구 민주당 선거캠프를 꾸리는 이인영 최고위원으로부터 성요한성당 미사를 좀 지내라는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분당에서 가장 큰 ,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성당이라 합니다. 정치와 선거현장을 떠나고 멀리한지 오래되어 미사는 지내도 괜찮지 않을까, 이인영도 조심스레 말건네고, 나 또한 조심스러웠지요.
그러나 참 좋았습니다. 덕분에. 요한성당에서 새로 수원교구의 보좌주교가 되신 신부님이 미사를 집전하셨고, 지난 일요일은 뭐했던걸까? 사무실 워크셥땜에 미사를 못지냈는데, 여전히 너무 참 좋습니다. 밤에 블랑쇼의 '밝힐 수 없는 공동체'를 조금 읽고 간 후라 미사 안의 그 무엇이 더 절절히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이 책은 너무 어려워서 한번 반 정도 읽고 다시 또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 그러나 너무 멋있습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깊은 무엇을 이야기합니다. 종교가 태어나기 전, 생명이 꿈틀거리기 전 무언가 뜨거운 소용돌이로부터 존재가 태어나오는 그 순간의 무엇을 언어로 잡아내는듯 해서 많은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부활을 앞둔 수난주일의 미사라서, "처절하고 버림받은 예수'를 묵상하는 거였습니다. 하느님은 이렇게 비참하게 버림받은 채로 우리 안에 있습니다. 슬픈 시간에도 외로운 시간에도 그리해서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있는 것이고, 도리어 신의 현존을 더 가까이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너무 슬프지만 말입니다. 슬픔과 비참함을 통해서만 실감한다는게 참 아이러니이지요.
미사에는 성요한성당에 적을 두고 있는 이유정변호사, 김영춘의원이 함께 했지요. 점심 먹으러 정자동 카페거리로 갔습니다. 밥들을 나눠먹고 나서는 교회에 예배를 보러 가신 손학규 후보를 만나러 갔지요. 거기까지 가서 후보얼굴도 안보고 오기가 그렇지요. 첨엔 미사만 간단히 였지만, 막상 선거현장에 가서 쉽게 발을 돌리기는 어렵지요.
선거도 사람이 치루는 행사라서 결혼식장 가고 장례식장 가듯이 알음알음 사람들이 방문하고 드나들면서 격려하고 지원하고 합니다. 시장선거를 치룰 때 놀라왔던 것은 헤어졌던 아는 사람 모두 나타나서 걱정해주고 덕담해주고 도와주고, 그리해서 전국에 흩어진 지인들과 친척을 다시 만난다는 것이었지요.
다시 캠프로 가서 이인영위원, 거기 식구들 인사를 나누고 마침 후원회장이신 최장집교수님께서 오셔서 같이 4시반부터 탄천공원에서 후보가 인사하는데 가게됐습니다. 손후보가 정치학과 교수를 하시던 20년전부터, 처음 광명시에서 선거를 치룰때부터 절친하게 지내오신 사이이십니다. 그리해서 탄천공원을 두시간 가까이 같이 걷고 저녁 먹고 돌아왔습니다. 그냥은 또 못왔습니다. 한명숙총리재판준비로 사무실에 변호사들이 나와서 야근을 하고 있었습니다.
탄천공원을 가니 강아지들도 뛰어다니고 자전거타고 농구하고 사람들이 걷고 화사한 꽃그늘 속에 화려한 햇빛쪼이며 살가운 바람맞으며 참 '행복'한 기분이 들더군요. 덕분에, 덕분에 참 즐거운 봄나들이를 했습니다.
어제 어느 신부님 말씀을 듣던 중에, 원인, 인간은 무언가 원인을 규명하고 이야기를 만들지요. 시작에, 인간이 어디에서 비롯됐는가에 관심을 두는 것은 구원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 해서, 이 때 구원이란? 철학적으로 행복과 같은 개념이라 합니다. .
따뜻하고 화사하고 화려하고 즐겁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하루종일 봄을 즐겼는데, 치열한 선거전에 뛰어든 후보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그런데 역시나, 다음날이 되니 비가 나부끼면서 춥더군요.
[출처] 4월 17일 분당에서|작성자 강금실
첫댓글 강샘 좋은 날 보내셨군요. 분당에서 좋은 소식 오기를 기다립니다.
분당의 좋은 소식 저도 기대하겠습니다^^
봉하도 좀 가셨나요? 그냥 궁금해서...
여기저기서 기쁜소식이 올것같습니다..
네.....흐뭇 합니다....사지만 보아도 좋습니다....글내용은 감으로 때려 잡아도....읽지 않아도....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