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전에 죽어 있던 큰 민어가
아직도 수조 안에서
뒤집어진 채 떠다니고 있습니다.
죽도록 팔리지 않은 민어도
끈질지지만
죽도록 사먹지 않은 손님들도
그 못지않게 끈질깁니다.
끝까지 사먹지 않는다면
맵고 짠 국물에다
푹 끓여 내놓을 생각으로
그대로 놔두는 횟집 주인은
며칠 더 끈질길 예정입니다.
이래도 안 사먹을 지
어디 두고 보자고
민어는 눈깔을 허옇게 뒤집고
주둥이를 컴컴하게 벌리고 있습니다.
안 팔리는 민어, 안 오는 손님,
하품하는 주인 앞에서
짓이겨진 파리가 말라붙은
파리채는
별일 없다는 듯
식탁 위에 한가하게 놓여 있습니다.
첫댓글 현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