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오고야 말았습니다.. 점점 빛의 속도로 가고 있는 나의 20대...
2010년 맞이 서른살, 제발 나의 신선함을 부탁하오만…
내 나이 29, 정말 내일모레가 아닌 한달 후면 서른살이 된다는 사실에
왠지 내 자신이 바닥에 붙은 껌딱지마냥 초라하기 그지 없네요.
연애도 제대로 못해봤는데… 돈도 많이 못 모았는데…
사회경력도 어중간해서 연봉도 그지같고… 이렇게 서른살을 맞이하려니
상콤한 나의 20대에 왜 이렇게 미련이 가는 걸까요.
이런 우라질…
괜스레 냉장고 문을 열고 어려질까 싶어 우유를 꺼내 마시다 망상에 빠져봅니다.
“냉장고야, 냉장고야~ 나의 20대의 신선함을 부탁해도 되겠니?”
근데 이 냉장고 좀 예쁘다... 디오스 프리스타일 김치냉장고..
이번에 새로 멘디니가 디자인해서 나온거라던데 완전 화사하구나.. ?
멘디니표 디오스 김치냉장고... 나도 저렇게 화사 할 때가 있었는데.... 부럽다
요즘 TV에서 샤방샤방한 김희애씨가 디오스 김치냉장고 모델로 등장하던데..
아무튼 시집 안간 내가 왜이렇게 요즘 디오스 김치냉장고에 눈이 가는거지?...
나도 디오스 김치냉장고 안으로 들어가면 신선해 질 수 있는 거냐구...ㅠㅠ
내일모레 30살의 푸념, 냉장고에 신선하게 보관하고 싶은 20대의 4가지
1. 웬만해선 최선을 다해주던 체력
씩씩하게 매일같이 술 마시고 지하철에서 새우잠을 자고 매일 밤을 지새워도
웬만해선 힘을 내주던 20대의 체력
이젠 조금만 걸어도 허리가 아프고
평일에 하루 술 마시면 1주일 피곤하고
회사 땡땡이 치게 되고 그런다.
나의 체력을 냉장고에 신선하게 보관해 술 마시는 날 쓰고 싶다. ㅍ.ㅍ
2. 한 때 나에게도 존재했었던 매끈한 뱃살
분명 20대 중반까지만 해도 서서 아래를 보면 발가락의 형태가 보였었더랬죠.
지금은 발가락을 확인하려면 몸을 숙이거나 주저 앉아야 한다는 사실…
골반과 허리를 주축으로 풍성한 튜브를 형성하고 있는 뱃살이
발가락까지 안 보이게 하더군요.
“20대일 때 뱃살, 엉덩이 퍼짐 조심해라!!”라던
30대 언니들의 말을 개무시한 결과는 처참합니다.
20대의 매끈한 바디라인, 어떻게 신선하게 보관이 안되겠니?
3. 손가락을 눌러도 바로 튕겨 나오는 탱탱한 피부
피부들이 쳐지고, 피부톤이 칙칙해지는 걸 몸소 체험하게 되는 나는야 좌절녀.
20살보다는 24살 정도의 피부를 냉장고에 넣어 놨다가 탱탱해지고 싶은 날이면
꺼내다가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하지만 현실은 한 통을 통째로 쳐 마셔도 시원찮다는 수분크림만이
냉장고에 바글바글.. ㅠㅠ
4. 무슨 일을 하든 늘 열심히 했던 열정
20대에는 나가놀지 못해 안달이였는데...
요즘 들어서는 잠자는 것, 먹는 것도 늘어지고 귀찮다.
요근래 주말에는 외출해본건 엄마랑 장보러 가는일 외에는 없는 것 같고..
매일 저녁 내일 아침이 안 왔으면 좋겠고 매일 누가 살아가는 방법을 지시해주었으면 하고
엄마가 용돈을 안 주는 삶이 미워지고 그러고 앉아 있다.
“난 부모님처럼 살지 않아, 내 인생을 즐기며 살 거야” 라던
나의 20대여, 벌써 그립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디오스 김치 냉장고야.... 아니 디오스 김치냉장고님... 요즘 선전 보니까
네가 신선함 유지의 최고봉이라며 .. 김치보관 하듯이 나의 20대도 어떻게 안 되겠니?
이번에 초절전 저소음 냉장고의 핵심 부품인 리니어 컴프레서도 10년이나 무상보증
한다는데.. 디오스 김치냉장고야 내 20대도 제발 보관해줘 부탁해..ㅠㅠ
이상 죽어도 20대를 갈구하는 한달후면 30대의 한풀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