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2118 주특기에 대한 질문이 부쩍 많이 들어옵니다. 질문 들어오는 내용은 다 고만고만한데 매번 답하기가 귀찮아 이렇게 글로 남기게 되었습니다. 제가 알고있는 2118의 모든 것을 적을테니 2118 주특기를 지원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2118 주특기를 가지고 입대하는 사람은 이 글을 통해 입대 전에 많은 것을 얻어가길 바랍니다. 평어체는 양해바랍니다.
1. 2118 주특기란?
육군 주특기는 4자리로 이루어지는 2로 시작하는 주특기는 육군 병과 중 병참 주특기이다. 병참이란 한마디로 보급이다. 병참 주특기는 대부분 1로 시작하는 전투 주특기보다는 편하다는 것을 밝혀둔다. 2118 이란 일반물자재고기록이라는 주특기를 말한다. 재고기록...말 그대로 재고를 기록하는 것이다. 편성부대별로 보유하고 있는 물자의 재고량을 파악한 뒤 할당하고 월말에 결산을 보는 것이다. 행정쪽으로 심하게(?) 특화된 주특기이므로 이 주특기를 받고서 행정파트 이외의 보직을 받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 나는 06년 6기였는데 내가 06년도 마지막기수였다. 내 동기가 30명 있었으니 1년에 150명~200여명 정도밖에 선발을 안하는 초희귀주특기 중 하나이다.
2. 2118 주특기의 선발과정
나의 경우에는 회기동 K대 경제학과 재학 중 토익 880점, 운전면허 1종을 가지고 논산훈련소에 일반병으로 입대했었다. 논산 입소대대에서 2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육본 장군차운전병으로 선발되었으나 이상하게도 종합군수학교에서 2118 주특기의 후반기 교육을 받았다(아무리 생각해도 낙하산으로 어떤 씹새가 끼어들었다고밖에 생각이 안된다) 논산훈련소에 입대하여 종합군수학교에서 2주반 동안의 후반기교육을 받은 사람이 진정한 2118 병사이다. 가끔 신교대 출신의 2118이 있긴 한데 그것은 자대에서 부여한 가라주특기이다. 내 동기 중 신교대 출신인 2118이 있는데 동원훈련장소가 나는 보급대대, 동기는 포병단이다. 신교대 출신은 99% 보병, 포병이다.
3. 2118 의 자격
대부분의 2118은 상경계열 출신의 4년제 대학생들이 많다. 특기병이 아닌 일반병으로 지원한 사람 중에 고졸인 사람이 2118을 받은 경우는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 내가 있던 분대가 통째로 2118 주특기를 가진 병사만 있었는데 모두가 경영, 경제, 통계, 무역 등 상경계열 출신들이었다.
특기병 선발 시 지원자격에 보니 컴퓨터 관련 자격증이 들어가 있던데 사실 내가 특기병 출신이 아니라 이건 잘 모르겠다. 패스~
4. 2118 의 장단점
장점 : 존나게 행정쪽으로 특화된 주특기이다. 2년 내내 컴퓨터앞에서 엑셀, 워드, 한글만 만지다 나올 것이다. 컴퓨터를 잘 못다루던 사람도 갈굼당하면서 배우기 때문에 전역할때쯤에는 중간 이상은 하게 된다(내얘기다)
단점 : 이라크, 레바논 등 해외파병 공고 시 주특기별로 TO가 나오는데 2118은 존나게 안 나온다(이라크는 사라졌다) 내 후임 중에 연경07인 2118이 있었는데 그 놈이 이라크파병 막차타고 다녀왔다. 열라 운좋은 놈이다.
또한 2118 병사가 별로 없다보니 포상이나 위로휴가가 별로 없다 (보직별로 1명, 많아야 2명인데 1명이 편제인 보직에 있는 놈의 경우는 그 놈이 휴가가버리면 담당간부가 업무를 직접 해야하므로 병사에게 휴가를 거의 안 준다. 간부가 귀찮아지므로...) 난 2년 내내 포상 딱 한번 받았다...ㅆㅂ 나 휴가가면 업무 마비된다고 휴가 존나 안보내줬다. 정기휴가도 억지로 나갔다...그것도 4박5일씩 잘라서. 9박10일 나와본건 전역직전에 쓴 병장정기가 유일하다.
5. 2118 병사가 가게되는 자대 및 보직
가장 궁금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2118 병사가 가게되는 부대는 최악의 경우 사단 보급수송대대, 최상의 경우 군수사령부이다. 나는 연천의 모 사단 보급수송대대에 있었는데...암튼 존나게 추웠다. (연천의 추위는 인제, 양구, 철원 못지 않다.) 의정부의 2군지사 정도만 하더라도 존나 따뜻하고...대전의 군수사는 말할것도 없고.. 참고로 상급부대로 갈수록 병사가 아닌 군무원이나 장교들이 업무를 직접 한다. 병사는 시다바리 역할만 하면 된다. 잔심부름같은...
사단 보급수송대대에는 지원통제과라는 곳이 있다. 이 곳이 바로 2년간 뺑이치게 될 곳이다. 사단 보급수송대대는 사단 병력의 보급에 관한 모든 지원을 맡아서 하는 곳이다. 1종~4종, 통신, 지도, 수공구, 수리부속 등 (수리부속은 거의 정비대로 넘어갔다)이 있다. 1종은 먹는것 / 2종은 피복류, 장구류, 장비류 / 3종은 기름 / 4종은 건설자재(목재, 시멘트, 페인트 등) 이다. 통신은 배터리를 말한다 (LR3, LR6 등). 이 중에 가장 좋은 보직은 4종계원(할 게 없다... 일과시간 내내 전화나 좀 받고 시간 때우다가 작업이나 좀 나가면 된다), 가장 최악은 1종계원, 2종계원 순서다.
1종은 먹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민감하고 1주일 내내 편성부대로부터의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보통 부식이 월수금 주3회 나가는데 사단 병력의 모든 먹는 것을 책임지므로 책임감이 막중하다. 최악이 1종계원이라고 했지만 좋은 점도 있다. 바로 훈련 열외이다. 훈련 중에라도 먹는것은 계속되므로 부대에 잔류해 업무를 보는데 이게 무시못하는 좋은 점이다. 내가 1종계원이었는데 2년 군생활동안 뛴 훈련이라고는 대대 말도때 뛴 혹한기 한번밖에 없다. ATT, 혹한기, 유격 등 참여는 했지만 항상 부대복귀에서 일하다가 부대에서 잤기 때문에 한 것도 아니다.
그리고 사단 보수대대 1종계원은 사단 어느부대를 가더라도 간부들에게 대접을 받는다. 사단 전체의 먹을것을 좌지우지하는 병사에게 잘못보여서 좋을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분대장교육, 각종 파견 등 가서도 항상 다른 병사와는 달리 좋은 대접을 받았다. 평소 지원통제과에서 접하던 타 부대 간부들이 직접 찾아와 타 부대 기간병들에게 대접을 잘 해주라고 다른 병사들 앞에서 대놓고 말했기 때문에 파견교육을 가서도 대놓고 특별대우를 받았었다ㅋㅋ 2종계원이 힘들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봤을때 1종계원이 힘든것에 비할바는 아니다. 하지만 신교대를 가진 사단의 경우 2종계원이 신교대에 보낼 신병피복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이것이 옆에서 보면 좀 안쓰러웠다.
2118에 대해 아는 것을 모조리 써보았다. 나의 2년간의 군생활을 떠올리며 앞으로 군에 갈 예비 군바리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군대 별거 아니다. 남들 다 가는 곳이고 사는 곳이다. 편한 부대도, 편한 보직도 없다. 자기가 있는 곳이 가장 빡센 부대이고 자기가 맡은 보직이 젤 빡세다.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뒤집어놔도 돌아간다고 한다. 시간은 어떻게하던 가게 마련이고 전역하는 날은 온다. 2년이란 시간을 남자들만의 세계에서 재미있게 보내고 나중에 당당한 남자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2118에 대해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주저없이 쪽지 보내기 바람. 이상!
ps 다시 군바리로 돌아간 느낌이다...ㅆㅂ
첫댓글 어.. 나 동원지정이 포병단으로 되서 포병단에 2118있나 검색해보려고 했더니 훌천이 뜨네 ㅋㅋ 야 난 아예 기행병으로 지원해서 간 2118이고 1,2년차때는 전시동원지정이 각각 26사 보수대, 1군지사 13보급대 였는데 올 3년차에는 3포병단이 됬다.
논산출신 신교대 출신가지고 나누는게 아니라 비슷한 주특기로 묶인거 같다. 아마 2115나 2116 자리에 지정된듯. 어쨋든 동원은 안가니까 다행 ㅡ.ㅡㅋ
2118 지원조건에 워드, 문서실무사 등의 자격증, 상경계, 공대면 됨. 그리고 상경계임에도 2113 걸려서 창고병하는 경우 있고 내 선임이 연대였는데 후반기 까지 받은 2113이었음(물론 06년 부터 후반기 없어짐).
그리고 니네는 완편이라 각각 계원이 있었나 본데.. 난 4종계원임에도 2종,지도,통신,치장물자,수공구를 담당했었고, 동기인 1종계원과 후임인 3종계원이 후반기를 안받고 오는 바람에 1종과 3종의 전산업무를 도와야 했다. 존나 우울했음
그리고 1종 맡으면 주말이 없다고 봐도 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