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에 A 이적마감시한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그동안 잠잠하다 한순간 급물살을 타며 각각 밀라노를 연고로 하는 AC 밀란과 인터 밀란으로 떠나버린 '라치오의 심벌' 알레싼드로 네스타와 에르난 크레스포. 그들은 이제 새로운 팀과 동료들, 구단 관계자들 등과 함께 새로운 축구인생을 설계하게 됐는데, 새로운 팀과 함께하게된 그들의 이적소감을 들어보기로 한다.
18년 동안 이나 몸담아왔던 라치오를 떠나 AC 밀란에 입단한 네스타의 모습을 보기 위해 밀라노 공항에 마중나온 AC 밀란의 써포터들은 미리 준비한 ‘Alexander The Great(위대한 알렉산더)’라는 네스타의 새로운 닉네임을 연호하며 그의 입단을 크게 환영했다. 네스타도 이러한 분위기에 고조됐는지 AC 밀란 입단을 확인하는 공식적인 인터뷰 자리에서 자신의 이적소감을 밝혔다.
네스타 : "내가 라치오를 떠난다는 것은 나 개인적으로나 라치오에게 모두 대단한 충격이었다. 라치오에서 보낸 18년이란 기나긴 시간은 결코 잊을 수 없는 날들이었으며, 그 시간들은 언제나 내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고향 로마를 떠나서 축구를 해본 적이 없지만, 밀란과 같은 위대한 팀과 함께 하게 됐으니 모든 것이 수월함 속에 진행될 것이라고 본다. 하루 빨리 경기에 나서고 싶을 뿐이며, 지금보다 더욱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겠다"
또한 네스타는 자신과 프랑코 바레시의 등번호로 영구결번된 '6번'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바레시와 나의 비교? 농담하지 말길 바란다. 그를 흉내낸다는 것을 불가능한 일이며, 나는 단지 네스타일 뿐이다. 나는 밀란에게 승리를 안겨다주기 위해 이곳에 왔으며, 밀란의 역사에 이름을 남길 만한 선수가 되고 싶을 뿐이다. 등번호 6번은 바레시의 번호다. 등번호는 선수를 증명하는 것이고, 6번은 바레시만의 번호다."라고 밝히며 바레시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네스타와 함께 라치오를 떠났지만 공교롭게도 네스타가 입단한 AC 밀란 최고의 라이벌 인터 밀란에 입단하게 된 크레스포는, 비교적 담담함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새로운 출발에 대해 큰 자신감을 보였다.
크레스포 : "나의 이적과 관련된 작업은 매우 빠르게 진행됐다. 어제 아침 훈련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라치오 구단 관계자들이 나에게 인터 밀란 입단 가능성에 대해 말해줬고, 나는 곧바로 차를 타고 밀라노로 왔다."
"인터 밀란은 파르마와 라치오 시절에 함께 했던 동료들이 많아 친숙한 곳이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못할 것으로 본다. 또한 파비오 카나바로와 다시 함께하게 된 것도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수비수로서의 능력뿐 아니라 팀이라는 함대를 이끄는 방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인터 밀란이 나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물론 호나우두는 위대한 선수이고 나 자신을 그와 비교해본 적은 없지만, 지난 6시즌동안 세리에 A에서 뛰며 많은 득점을 올린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 밀란에서도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얼마전까지 동료였던 알레싼드로 네스타와는 이제 라이벌이 돼버려 아쉽긴 하지만, 밀라노 더비에서 네스타를 상대로 꼭 득점을 올리고 싶다. 세계 최고의 수비수인 그를 상대로 득점을 올린다는 것만큼 짜릿한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서 시즌이 개막됐으면 한다. 시즌개막과 함께 나의 능력을 인터 밀란의 감독과 새로운 팀동료들, 그리고 써포터들에게 선보일 것이며, 그들이 나에게 큰 신뢰를 가지도록 할 것이다.
라치오를 떠나 새로 곳에서 각자의 길을 걷게된 네스타와 크레스포. 라치오를 떠난 것이 그들의 자의었던 타의었던지 간에 그들의 이적은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라치오에게는 큰 도움이 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새로운 팀을 찾아 떠난 그들의 미래에 성공만이 있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