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제가 소망교도소 일꾼입니다!
끝내 울먹이셨습니다.
이천 십년 십이 월 일 일 아침, 아침은 그렇게 눈물로 얼룩졌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가 열리던 날, 아침을 여는 경건한 예배는 하나님을 향한 감사와 기쁨의 제단이었고 그 분께 고백한 것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였습니다. 아침마다 직원들이 함께 모여 말씀과 기도로 하루를 여는 이 시간은 어쩌면 소망교도소의 정체성을 견고히 하며 그 분의 뜻을 구하는 소중한 예식이기도 합니다.
소장님은 첫날 경건회 가운데 이 말씀을 읽으시고는 잠잠히 우리에게 격려와 애씀을 치하하시다가 모든 것이 하나님의 크신 은혜였음을 고백하며 그만 눈물을 보이시고 말았습니다. 직원들이 선발되고 석 달 넘게 교육과 실습을 거쳤어도, 신축된 소망교도소에서 개소를 준비하는 일들은 여간 버거운 것이 아니었기에 그 고생과 수고를 익히 보았던 터였습니다.
오전 열 한 시, 개소식이 시작되고 소장님은 일 백 여명에 대한 임용장을 일일이 주시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소망교도소 직원으로서의 책무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그 보다 먼저 부소장님은 감사 기도를 하셨는데 여기까지 인도하신 그 분의 면밀한 계획과 사랑에 벅차오르는 감격을 다시금 눈물로 표현하셨으니 모두가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확실히 우리 소망교도소는 우리나라 행형(行刑)의 새로운 역사로 기록되겠지만 그 이전에 각별한 주님의 뜻으로 이룩된 것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그래서 내 딛는 이 첫걸음이 엄숙할 만큼 의미를 더해주었습니다.
교도관으로서의 서른 해, 사실 나는 소망교도소로 오기 전 적잖은 망설임과 두려움, 아니 거룩한 부담감을 안고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저 뿐만 아니라 열 두 명 정도 되는 국영 교도소 출신의 경력직원들이 대다수 그런 마음의 짐을 지고 있는 것이 역력하였습니다. 그 무렵 나와 같은 처지의 한 동료가 정말 흔쾌한 답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가 평소 기도 생활을 많이 하시는 어머니 권사님께 특별 기도 요청을 하였던 것이고 어머니는 얼마 후 이 말씀을 들려 주셨다고 합니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시23:3」
내 마음의 소원이 과연 그 분의 뜻인지, 내가 가는 이 길이 정말 그 분의 기쁘신 목적으로 이끄시는 길인지, 판단이 흐릴 때 분명 말씀은 확고한 지침이 되기에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빛이신 그 분의 인도하심으로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소명(召命)은 그렇게 명증하게 시작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고생은 그 때부터였습니다. 직원들은 무더위 속 삼 주간 법무연수원 연수에 이어 한 달 넘게 원주 명성 수양관 생활이 계속되고 소망교도소 준공이 늦어지면서 짐짓 불안감이 엄습할 때 모두가 한 마음으로 기도하게 되고 더 준비하라는 그 분의 뜻으로 여기며 역경을 순경으로 받아 드렸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에 이르러 여기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 외룡리 16-1번지에 우뚝 서게 된 소망교도소는 참으로 한국 교회의 자랑이 되고 있습니다. 「갇힌 자를 돌아보라」는 예수님의 명령 따라 그 섬김을 실천하는 복된 땅, 「아가페 랜드」가 그렇게 펼쳐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중심에 선 사역자로서 스스로 다짐하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하나님의 뜻은 참으로 오묘하였습니다. 거의 칠년 전에 나는 아가페 재단 소식지 창간호에 「어느 교도관의 꿈」이란 제목의 컬럼을 기고한 적이 있었는데, 칠년 후 내가 그 꿈의 주인공이 될 줄이야.
…… 근년에 나는 참으로 부푼 꿈으로 가득 차있다. 이제 가까운 시간 안에 우리나라에 기독교교도소가 설립된다는 아름다운 꿈 말이다. 사실 이 꿈은 크리스천 교도관이면 누구나 꿈꾸며 기도하던 제목이었다. 복음으로 수용자와 교도관이 공동체가 될 수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이미 교도소가 ‘지옥’이 아닌 ‘천국(주님의 나라)’로 변화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 일은 이 시대 한국교회에 주어진 주님의 명령이며 주님이 기뻐하시는 가장 유익한 사업이라고 나는 소리 높여 자랑하고 싶은 것이다.
“주님, 이 땅에 기독교교도소가 속히 설립 되어 주님이 기뻐하시는 역사가 날마다 바람처럼 일어나게 하셔서 세계 교정선교에 길이 남는 열매를 거두게 하소서. 아멘!”…….
이렇듯 간절한 소망은 이제 바로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교도소라는 법 집행의 엄연한 질서가 있으면서 내면으로는 섬김의 거룩한 공동체를 여기 소망의 동산에서 이뤄가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사랑, 화해, 나눔의 아가페 정신은 소망의 동산에서 아름다운 무지개로 피어날 것입니다. 그 믿음으로 하루하루 기도하며 나아갈 것입니다.
주님, 제가 소망교도소 일꾼입니다!
첫댓글 이제 새해가 돌아옵니다. 소망의 한 해가 되소서 1기 아버지학교를 축복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하나도 빠짐없이 들으시고 응답해 주심을 믿습니다.
새해에도 더욱 하나님의 은총이 귀한 형제님 위에 함께 하시길 소망합니다.
형제님 함께 한 하나님을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