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낙서 11
영하 20도에 근접하는 날씨다. 가평은 서울보다는 항상 5도 이상 차이가 난다. 게다가 나의 농막은 산중턱인지라 추위가 유별나다.
오전 10시에 완전무장을 하고 산책길에 올랐다.
오늘은 가평 5일장이 서는 날이라 남이섬 부근을 산책한 후 장터에서 순대국이나 잔치국수로 점심을 해결할 참으로 가평읍 부근을 산책하기로 했다.
어제의 추위를 발자국도 얼어 붙는다고 표현했는 데 오늘은 나를 따라붙는 그림자까지 얼어버린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만 같다.
코로나가 유행하는 시기에는 걷는 것만이 살아남는 방법인 것 같아 일상의 한 부분을 산책 혹은 등산하는 시간으로 채우고 있다.
겨울 강물은 조용하다.
흐름이 완만한 강물은 눈을 감기 시작했고 미류나무와 버드나무는 칼칼한 겨울 추위를 음미하고 있다.
산책 나온 사람들도 가끔 눈에 띄었다. 종종걸음을 치거나 옆 사람 팔짱을 세차게 움켜잡고 체온을 나눈다.
추위를 실감한다.
닭장에 달걀을 꺼내러 갔더니 둥지가 아닌 외부에 낳은 달걀 일부는 얼어 터져 있었다.
이토록 추운 날에도 야생 오리들은 얼음이 둥둥 떠다니는 물속에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유영을 하고 있다.
밤보다 낮이 길어지기 시작한다는 동지가 지난지도 며칠 된다.
생강나무 가지 끝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듯 보였다.
얼어버린 발자국과 그림자도 서서히 봄기운이 돌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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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도 얼어버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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