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나 다 순이 어때서?) 관습법이란 게 있다. 법률로 규정되어 있지 않더라도 관습적으로 전해오는 것이어서 법과 비슷한 효력을 지닌다. 전통, 관례도 마찬가지다.
하나하나 까다롭게 규정할 수 없을 때 주로 인용하는 문구이다. 예전부터 줄곧 유지해 나오면 그것이 바로 법률 같은 효력을 지닌다.
’동서남북‘을 ’북남서동’으로, ‘좌우지간’을 ‘우좌지간’으로 갑자기 바꾸면 어리둥절할 터이다. 명칭도 이와 유사하다.
많은 사람을 열거할 때는 거의 가 나 다 순으로 한다. 이걸 홍 씨나 허 씨가 불공평하다고 순서를 바꾸면 매년 불편이 따라온다.
어느 문학 단체서 발행하는 연간집 필자 순서가 해마다 바뀌고 있다. 독자들에게 혼란 주는 일이라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다.
(조선일보의 통 큰 결단에 감사) 언제나 자랑스럽게 여기는 일이 있다. 조선일보가 내 주장에 귀 기울인 것이다. 내가 신문사에 제안한 것은 두 가지였다.
먼저 오피니언 면 하단에 명기된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와 <부음란 순서>가 고르지 못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외부 필자의 글은 당연히 조선일보 입장과 다를 수 있고, 또 차이가 없다면 기자들만으로 꾸미지 청탁은 왜 하는가. 얍삽한 꼼수 치우라고 일갈하였다.
또 부음도 ‘가 나 다 순으로 배치해야 읽기 편하지 신문사의 친소에 따라 뒤죽박죽 싣는 건 독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고 지적하였다.
이후 신문사 책임자의 전화가 걸려왔고, 내부 회의를 거쳐 모두 시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2013. 03. 13) * 세월이 꽤 지났지만 뜻깊은 일이어서 다시 올린다.
첫댓글 역시나~
관찰력이 예리하시면서~
통찰력도 뛰어납니다.
일일이 답글은 달지 못하지만~!
항상 성병조회장님을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거대 신문 조선일보가 내 의견을 받아 개선한
것은 큰 보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