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엔 밭에 갔다 왔다.
전에 파주에 살때 시댁에서 일구던 밭을 아직
두고 있어서...
아버님이 심심풀이로 조금 지으시는데
일요일에 만난 길에 밭에서 열무 좀 뽑아가라고
하셔서 얼결에 준비도 없이 가서 정신없이 뽑아왔다.
그날은 프로방스에 들렸었는데 예람인 토끼인형을
안고 절대로 놓지 않으시고...품에 안고 다니는
모습이 하도 구여워 하는 수 없이 사주고 말았다.
좀 작은 것과 바꿔 사게 할까 싶어 열씨미 유인하고
꼬드기고 해도 소용이 없어서...
이젠 자기 주장이 뚜렷하다.
그래서 타협도 힘들다.ㅠ.ㅠ
밭에 도착한 시간이 한참 햇볕이 뜨거울때라
일하기 좀 힘들었다.
열무는 어느새 그렇게 커버렸는지
세 집이 큰 비닐봉투 하나 가득씩
열무를 다듬어 가지고 왔다.
집에 돌아와서도 일이 벌어졌다.
갑자기 열무김치를 담그게 생긴거다.
저녁에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어쩌겠는가...
그래두 공짜로 얻은 열무인데...
굵은 소금도 떨어지고 물고추도 없고 해서...
다 저녁에 시장에 가 재료도 사고
저녁을 해 먹을 시간이 안 되지 싶어
김밥 세 줄을 사 왔다.
있는 큰 그릇은 다 나오고...
유기농이래도 흙먼지가 있는지라
여러 번 다듬고 씻고 절이고...
김치에선 절이기가 관건이지!
이렇게 잘난 척해도 실은 나두
혼자 김치담그기는 첨이다.
김장철이면 가서 일은 했지만
주최는 아니었구,얻어다 먹는게
다반사여서...
혼자하기 양도 많고 워낙 알다시피
자칭 미식가인 남편을 둔지라 간을
봐 줘야 할 것 같아 같이 작업(?)을
벌였다.
한밤의 김치 소동이라고나 할까?
그래두 열무김치랑 열무물김치랑...
나름대로 성공이란 생각이 드는데
그 맛이 궁금한 사람,울 집으로
시식하러 오도록...
어제의 열무김치가 있으니...
왜 또 얘기 안나오나 했다.
남편의 보리밥 타령...
보리밥은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나...
그렇게 보리밥을 좋아라 한다.
대신 나만 귀찮지.
보리쌀은 압력밥솥이래도 그냥 하면 맛이
없더라구.한 번 따로 끓였다가 다시 밥을 해야
그 퍼진 정도가 딱 좋더라구.
보리밥에,
전에 먹던 호박잎에/깻잎/재래시장에서
첨 사 본 죽순도 삶고/밭에서 따 온 상추까지
갖은 쌈 재료에...
전에 남편이 강된장을 주문하기에 해 놓았던 강된장이랑
언니네 시댁에서 얻어 온 보리고추장까지,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이고,
갓 담근 열무김치에,
오이무침,
고등어구이,
멸치볶음,
오징어젓갈에,
계란찜까지!
그야말로 웨빙 밥상이 한 상 차려졌다.
건강식단,그 자체군!
혼자 감탄하면서 뿌듯함으로 먹었다.
남편땜시 늘 이렇게 먹는데 수선스럽다.
먹는거 좋아하는 사람,거 좋은데 옆에 있는 사람이
피곤합니다...<^.^;>
해수피아 가서 간만에 개운하게 몸 좀 풀었다
했더니 연장 이틀의 고단함이 다시...
근데 왜 다리에 알이...
저녁엔 sbs생방송 투데이를 보고 낙지를
먹으러 갔다.
그 맛 예술이더만여...
한 번 가보시길...
낙지는 봄이랑 가을이랑이 철이잖아여?
좀 비싸긴 하지만 먹을만은 하더이다...
저렴하게 잘 골라 맛있게 먹을 수도 있어여.
너무 맛이 있어서 다시 가길 예약했져.
낙지구이집,독천낙지골이라고...
송파구 오금동에 있는건데,송파우체국에서 가까워여.
방송정보에서 확인하시길...
바로 월요일 날짜 방송이니...
진짜 세발 낙지인데 정말 부드럽더라구여.
낙지구이가 정말 일품이구(나무젖가락에에 돌돌 말아
양념으로 구워주는...마리당 6000원)
어떤 이는 이 낙지구이를 30마리를 먹고 갔다고 하더이다.뜨악~
그럼,얼마야...
낙지 탕탕 비빔밥은 산 낙지를 잘게 썰어 넣고 계란
노른자를 얹은 비빔밥(생거 못 먹는 분은 그냥 낙지
비빔밥도 있음.)
연포탕은 대자,소자가 있는데 일인분도 가능하답니다.
그렇게 많이 먹고도 낙지구이 양념이 넘 맛있어서
공기밥을 더 시켜 비벼 먹었음다.
참,신기하게도 색깔은 엄청 빨간데
그 맵기가 부드럽더라구여.
비결은 고추가루를 쓰는게 아니라
말린 태양초를 물에 적셨다가 갈아서
그걸 양념으로 쓴다는군여.
독하게 맵지 않고 부드러운 맛이라
마음에 들더라구여.
예람인 자느라(보리밥 먹고 소화도 시킬겸 한강에
나갔다 왔더니 많이 피곤했는지...)
그 바람에 엄마가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식도락에
빠져 있었쥐~
그래두 엄마된 마음으로 자식이 눈에 밟히는지라
연포탕의 낙지를 아줌마한테 부탁해서 좀 남겨왔다.
포장 용기가 마땅치 않아 지퍼팩에다 잘게 썰은 낙지랑
연포탕 국물이랑 얻어왔다.
눈물겨운 모성애(?)
집에 와서 낮의 보리밥에 말아서 먹였다.
그제서야 마음이 뿌듯하다.
첫댓글 와~~~ 김치도 담글줄 안단말야?? 대단하다........ 난 요즘 직장다닌단 핑계대고 집에서 밥해먹은지가 언제인지...... (부끄부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