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우주 정거장에 햇빛이 쏟아지네
행복찾는 나그네의 눈동자는 불타오르고
엄마 잃은 소년의 가슴엔 그리움이 솟아오르네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 999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 999
은하철도 999'
어릴 때 즐겁게 들었던 노래가 있었어요.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의 주제가죠~
요 만화의 원작이 바로 <은하철도의 밤>이라죠!
일본 문화의 대가로 불리는 미야자와 겐지의 작품 <은하 철도의 밤>
왠지 모르게 아련했던 은하철도 999의 기억과 겹쳐져서 더 애틋하네요.
생각통통 명작문학 속에 이 <은하 철도의 밤>이 빼곡이 들어 있었어요.
우리 딸한테 얘기해주고 은하철도 999 만화 잠시 보여줬더니, 한 마디 하네요.
"엄마 이 만화 좋아했어요? 주인공 얼굴이 이상해요~" ㅋㅋ
그래도 열심히 읽더라고요. ^^
초등용 명작인 생각통통 명작문학은
이 독후전 활동이 마음에 들어요.
명작을 첨 접하는 아이들이 어떤 방향으로 글을 읽어야할지 알려주거든요~~
<은하 철도의 밤>의 주인공은 조반니예요.
편찮은 어머니와 함께, 멀리 배타꼬 떠난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죠.
조반니는 수줍은 성격탓에 수업 시간에 아는 것도 잘 이야기하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무시를 당해요.
하지만 이런 조반니를 옆에서 지켜봐주는 친구 캄파넬라가 있어서 많이 외롭지는 않았죠.
조반니는 편찮으신 엄마 대신 인쇄소에서 힘든 일을 해요.
그래서 번 돈으로 빵과 설탕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죠.
병든 엄마는 아빠를 기다리지만
오랜 시간 연락이 끊긴 아버지에 대한 희망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어요.
조반니가 엄마를 위한 우유를 사러 오던 날,
그 날은 은하 축제날이에요.
은하 축제날은 하눌타리 열매의 속을 파내고 그 안에 등불을 넣어 강에 띄우는 놀이를 해요.
하지만 친구들은 가난한 조반니는 놀이에 끼워주지 않아요.
조반니는 외로이 밤하늘을 바라봅니다.
그런 조반니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져요.
갑자기 수억마리의 반딧불이가 날아오는 것처럼 앞이 밝아졌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기가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친구 캄파넬라를 기차 안에서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캄파넬라는 조반니에게 이상한 말을 해요.
"엄마가 나를 용서하실까?
다른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했으니 용서해주시겠지?"라고요.
이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아 캄파넬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 아닐까, 하는 암시를 주더라고요..
둘을 태운 열차는 여러 정류장을 지나요.
거기에서 두 아이는 바위를 깨서 소의 조상인 '보스'를 발굴하는 아저씨,
해오라기를 손으로 잡는 아저씨 등을 만나죠.
여러 별을 여행하던 어린왕자의 느낌이 조금 났어요~
그리고 차표를 조사하던 차장을 통해서
조반니의 기차표가 하늘나라 뿐 아니라 어디든 마음대로 갈 수 있는 통행권이라는 걸 알게 되요.
같은 열차를 탄 어느 누구도 가지지 못한 표였어요.
이 표의 의미는 또 무엇일까요?
조그마한 궁금증을 증가시키는 힘,
이게 미야자와 겐지 이야기의 힘인 것 같아요~~
열차에 추위에 떨고 있는 아이 둘과 한 청년이 나타나요.
청년은 조반니와 캄파넬라에게 이야기를 해 주었어요.
청년은 아이들의 가정교사인데, 아이들을 데리고 아버지에게 데려다주는 길이었대요.
불행히도 그들이 탄 배가 빙산에 부딪혀 침몰하고 말았고요.
배의 구명보트는 모자랐고,
청년은 다른 사람들을 밀고 자신의 아이들을 태울 수가 없었대요.
그래서 구명보트를 포기하고 작은 나무토막에 의지했지만 바다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만 거죠.
청년은 말해요. 자신의 행복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는 없었다고요.
조반니는 '전갈의 불' 이야기를 들어요.
한 전갈이 족제비에 쫓겨 도망치다가 우물에 빠졌대요.
버둥거려도 우물에서 빠져나갈 수 없자 기도를 했죠.
"제가 지금껏 얼마나 많은 생명을 해쳤습니까.
그런데 제가 잡아먹히게 되자 도망치다 이꼴이 되었습니다.
이왕에 죽을 거라면 족제비에게 잡혀먹어 족제비가 오늘 하루 목숨을 잇도록 했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신이여, 다음엔 이렇게 쓸모없이 버리지 않고 모두의 행복을 위해 쓸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랬더니 전갈의 몸이 새빨간 불꽃이 되어 어두운 밤을 비추게 되었대요.
작가가 전하고자 했던, 삶의 가치,
행복의 기준이 나타나는 중심 문장인 것 같아요~~
목숨을 잃은 사람들은 각자의 정거장에 하나 둘 내리게 되요.
결국 기차에는 조반니와 캄파넬라만이 남게 되죠.
조반니는 캄파넬라가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들판이 있는 하늘나라를 보지 못하자 슬퍼해요.
자신이 캄파넬라처럼 순수하지 못해서일까 생각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 순간 캄파넬라까지 열차에서 사라지고 맙니다.
들판에서 잠들었었던 사실을 깨달은 조반니는 마을에 내려와요.
그리고 카페넬라가 축제 때 강물에 빠진 자넬리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걸 알게 되죠.
그때서야 조반니는 깨달았어요.
캄파넬라는 지금 저 은하 끝 어딘가 하늘나라에 가 있다는 것을요.
자신은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차표 덕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거라는 걸요.
캄파넬라의 죽음이 헛된 것일까요?
캄파넬라는 친구를 사랑하고 남을 돕기를 좋아하는 아이였어요.
자신의 삶의 기준에 따라 가장 중요한 일을 한 것이기 때문에,
전갈의 불빛처럼 은하수 어딘가에서 영롱한 빛을 내면서
다른 사람들을 돕고 있지 않을까요?
아이들 책이지만 굉장히 철학적이고 마음을 잔잔하게 해주는 책이에요.
이 책을 쓴 미야자와 겐지는 37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요.
하지만 누구보다도 가난한 사람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던 사람이죠.
작가의 그런 마음이 <은하 철도의 밤>에는 고스란히 새겨져 있답니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은하 철도 999>를 같이 보면서 읽어주고 싶었던 책, <은하 철도의 밤>이에요~~
첫댓글 미야자와 겐지는 저는 주문이 많은 요리점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 때도 참 참신한 생각을 끌어내는 작가구나 싶었는데, 이 글을 쓴 작가였군요. 아이들이 폭 넓은 작가 영역을 접했음 좋겠는데, 명작은 검증된 좋은 책들이라 더 믿음이 가네요~
저도 이 책 생각통통 들이고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일본명작은 처음 읽기도 하고 은하철도 999 생각에 더 좋았어요.ㅋ.
역시 초등명작이라 구성부터 다르네요^^
초등가서도 이런 재미있고 좋은책 많이 읽혀야겠어요~~
예전에 은하철도 999 라는 만화영화가 있어서 더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동화인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읽어보면 심호한 철학적 가치가 있는 내용이라 .. 필독서네요.. ^^
와 오랜만에 보는 999이네요, 새롭네요 ㅎㅎ
옛날 생각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