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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내 친구가 내가 쓴 소설
<중세의 애정촌>에 태클을 걸었다
내가 젊은 사람이 아니라서
젊은 사람들의 입장과 심리를 잘 모르는 거 같아서 소설의 리얼리티가 떨어진다고 말해주었다
사실 본심을 얘기한다면
그녀의 지적이 모두 맞다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되어
그 사람의 마음을 대변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일까?
더구나 그 사람이 내 연령대가 아닌데
괜히 세대차이란 말이 나온게
아닐 것이다
내가 그린 그림 <너 안에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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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심리적 오류는 고전에도 있을까?
찾아 보니 있었다
여기 소개하는 남자 시인
이안중과 성간이 그렇다
둘은 당대 꽤나 글로는 이름을
날린 문사인데
여기에 소개하는 글엔 재미난
발상이 있다
그것은 바로 둘이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자의 입장으로 쓴
시라는 거다
3월의 노래 / 이안중
작은 것이 꽃밭에 서 있으니
버들잎은 새색시의 눈썹같고
복사꽃은 붉은 치마를 닮았어요
나를 찾아보라 그대를 불렀죠
복사꽃은 동쪽에 오얏꽃은 서쪽에 있는데
그대는 어디에서 진짜 나를 찾을까요
나홍곡 1 / 성간
소식이 그리운 낭군님
금년에는 오시나요? 못 오시나요?
강가의 봄풀은 푸르건만
저의 애간장은 끊어질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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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글을 썼을까?
여자들의 심리를 이해한다는 취지로?
글쎄,
모르겠다
어쩌면 이 두분들도
여자들에게 타박 좀 받지 않았을까?
니가 여자를 알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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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홍,
그는 대한민국 최고의 발라드 작곡가다(물론 내 개인적인 뇌피셜임)
그가 만든 명곡들
임재범의 <너를 위해>
박미경의 <기억속의 먼 그대에게>
이현우의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
애즈원의 <원하고 원망하죠>
임재범 박정현의 <사랑보다 깊은 상처>...
그 시절 우리의 입안에 흥얼거리게
만들었던 노래들이다
그런데
이 노래들중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듣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멋진 노래의 가삿말은
누가 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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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해>의 작사가는
채정은이다
남자의 심정으로 부르는 노랫말을
여자가 썼다는 거다
이 노래는 엄청난 히트를 했는데
글쎄,
임재범이 노래를 잘해서 떴을까?
채정은의 가삿말이 좋아서 떴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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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너를 위해>란 노래에는 재미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바로 에스더가 부른 <송애>라는
노래때문이다
신재홍은 97년 에스더에게
<송애>라는 노래를 주어 발표하게
했는데
사실 노래가 그닥 뜨지 못했다
그 노래의 멜로디가 너무 아쉬웠던
신재홍은 결국 그 노래에 다른 가사를 입혀서 2000년에 임재범의 노래로 다시 발표한 것이다
그럼,
에스더의 <송애>의 작사가는 누굴까?
그는 바로 최원석이다
헐,
여자의 심정으로 부르는 노래의
가삿말을 남자가 썼다
그렇다면,
에스더가 노래를 못해서 망했을까?
최원석의 가삿말이 영 아니라서
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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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대변한 일시적인 표현은
법정스님의 말씀처럼,
이해의 전단계인 오해에 불과할 지
모른다
전에 내가 썼던 시가 생각났다
교차로에서
점멸하는 신호등을
차분하게 해석해본 적 있어?
지나간 차는
노란 불빛 속으로 멀어져 가고
서버린 차는
노란 불빛의 바깥,
어둠을 읽은 것이야
첫댓글 표현장력
좋은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운동다녀와서 쉬었다
출근하고 퇴근후에 보겠습니다
좋은글 감사 합니다
톡톡튀즌 재치로 좋은 글과 음악이 어우려져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고 있네요...고은 작품을 감상하면서 추천을 드립니다
읽고 갑니다
수고하셨네요..긴글 ㅇ올리시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