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은 17일 오전 2시40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 시네시티극장 옆 골목길에서 강남경찰서 교통센터의 음주단속에 걸렸으나 측정을 거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일단 강남경찰서 사고 조사반에서 조사를 받고 아버지 김웅용씨를 신원보증인으로 내세운 뒤 17일 새벽 귀가조치됐다.
당시 뒷좌석에는 LG 정삼흠 재활군 투수코치(42)가, 앞좌석에는 LG 소속의 한 후배투수가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벤츠 승용차를 몰고 나오다 음주운전을 단속 중인 것을 보고 5~10m가량 후진하다가 시동을 꺼뜨렸으며 이를 수상히 여긴 강남서 소속 경찰관과 의경이 뛰어가 붙잡았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이 차에서 내릴 것을 요구했으나 안쪽에서 문을 걸어 잠근 채 3분가량 저항했다.
강남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특히 앞자리에 타고 있던 김재현의 후배선수가 심한 욕설과 함께 완강히 반항해 애를 먹었으며 기자들을 부르겠다고 얼러서 차 문을 열게 했다”고 말했다.
이날 타고 있던 벤츠 승용차는 그의 여자친구 소유라고 경찰은 밝혔다.
김재현은 LG 구단관계자를 통해 “맥주 두 병을 마셨고 겁이 나 음주측정을 거부했다”고 밝혔으며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그의 가족은 김재현이 18일 구리에 있는 훈련장으로 가 훈련 중이라고 했으나 확인되지 않았다.
김재현은 사고 이후 휴대전화를 꺼놓은 상태다.
정 코치도 “저녁만 함께 먹었을 뿐 그 자리에 있지 않았다”고 승용차 탑승 여부를 부인하고 있다.
김재현은 지난해 7월부터 엉덩이뼈 통증을 호소하다 9월 ‘좌측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12일 경희의료원에서 유명철 박사의 집도 아래 2시간여에 걸친 수술을 받은 후 재활훈련 중이었다. 2002시즌 규정타석에는 약간 못미치나 타율 0.334와 16홈런의 성적을 냈으며 지난해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부상 중에도 불구하고 대타로 나서 2타점짜리 적시타를 날리는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김재현은 지난 95년 7월 10일 오전 4시1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술에 취한 채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낸 데 이어 이번이 두번째 음주운전 관련 사고다. 당시에도 김재현이 잠깐 의식을 잃는 바람에 현장에서는 음주측정을 하지 못하고 혈액채취를 통해 음주 사실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