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보 걷기는 잊어라… 6천~8천보가 건강에 최적
▶ 걷기에 대해 과학자들이 제시하는 7가지 팁
▶ ‘하루 1만보’는 마케팅 산물…“건강 마법 아냐”
2023/06/19
비싼 만보기 필요없어… 스마트폰으로도 정확
하루에 1만보를 걷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다. 최신 과학에 따르면 나이와 체력 정도, 그리고 건강 목표에 따라 그보다 적게 걷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이상 하루 1만보가 건강의 마법이 아니므로 이제 그 목표를 자유롭게 놓아주는 것이 좋겠다. 건강을 위해 매일 1만보를 걷는다는 개념은 마케팅 전략에서 비롯되었다. 1964년 도쿄 하계올림픽이 다가왔을 때, 한 일본 연구원이‘1만 걸음 측정기’라는 이름의 만보계(pedometer)를 내놓음으로써 일본인들이 보다 활동적이 되도록 장려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과학자들은 걸음 수에 대한 과학적 증거를 더 많이 제시하고 있으며, 다음은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말하는 조언이다.
1. 걸음 수의 목표를 낮춰도 좋다
건강과 장수를 위해 얼마나 많이 걷는 것이 필요한지를 조사하는 여러 대규모 연구가 지난 몇 년 동안 강화되었다. 지난해 란셋(Lancet Public Health)에 발표된 가장 큰 연구에서는 수십 명의 글로벌 연구원들이 모든 연령대의 성인 4만7,471명을 대상으로 한 이전의 15개 연구 데이터를 모아 장수와 일일 걸음 수를 비교했다.
그랬더니 걸음 수의 최적 지점은 1만보 이상이 아니었다. 통합된 데이터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60세 미만인 남성과 여성의 경우 조기 사망 위험이 상대적으로 가장 크게 감소한 것은 걸음 수가 하루에 약 8,000~1만보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의 사람들의 경우 이보다 약간 더 낮았다. 사망 위험 감소 측면에서 이들에게 가장 좋은 걸음 수는 하루 6,000~8,000보 사이였다. 하지만 하루에 1만보 이상 걷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1만보 이상은 사망 위험을 높이지 않았지만 사망 위험을 줄이지도 않았다.
걷기의 혜택은 장수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다른 연구에서는 성인의 경우 하루 최소 8,000보가 심장 질환, 제2형 당뇨병, 치매, 우울증, 여러 유형의 암, 심지어 수면 무호흡증의 위험을 상당히 낮췄다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P)의 영양, 신체활동 및 비만학부의 수석과학고문인 재닛 풀턴은 말했다.
2. 걸음 수를 조금만 늘려도 건강에 좋다
하루에 8,000보 걷기가 힘든가? 아니면 6,000보? 아니 5,000보조차? 그런 사람은 수두룩하다. 팬데믹 이전에도 대부분의 미국인은 하루 평균 6,000보 미만을 걸었다. 그리고 코비드-19가 사람들의 일일 걸음 수를 10% 이상 감소시켰고, 일일 활동량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속도는 아주 느리다.
어떻게 하면 걸음 수를 늘릴 수 있을까? 걸음 수는 아주 조금만 늘려도 좋다. 란셋 연구의 공동저자 중 한 명인 노르웨이 스포츠과학 학교 교수 울프 에켈런드(Ulf Ekelund)는 “하루에 500~1,000보 늘리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하고 일주일이나 2주에 한 번씩 500보 또는 1,000보를 더 걸어서 하루 최소 8,000보, 60세 이상인 경우 6,000보에 도달할 때까지 노력하라고 조언했다.
3. 비싼 만보기 필요없다
걸음 수 추적에 대해 하버드 T.H. 챈 공공건강학교의 교수이자 건강전문가인 아이민 리(I-Min Lee) 박사는 “전화나 시계의 기능이 상당히 정확하다”고 말했다. 추적기는 모든 사람이 소유하고 있지 않지만 거의 모두가 갖고 있는 스마트폰, 즉 애플이나 안드로이드에는 얼마나 많은 걸음을 내딛는지 알려주는 움직임 추적기가 내장돼 있다고 학자들은 지적한다. 이러한 장치는 과학 연구에서 사용하는 가속도계만큼 정확하지 않으며 판독 값이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는 사소해서 대부분의 휴대전화와 기타 유형의 추적기는 합리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고 예이츠는 말했다.
실상 더 힘든 문제는 많은 사람이 항상 전화기를 휴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라고 국립암연구소의 신체활동 역학자이자 란셋 연구의 또 다른 공동저자인 찰스 매튜스는 말했다. 책상 위에 있는 전화기가 걸음 수를 세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총 일일 걸음 수를 정확하게 측정하려면 걸을 때 항상 전화를 갖고 다니는 습관을 들여야한다. 주머니, 지갑 또는 손에 휴대하고 걷는 것이다.
4. 걸음 수의 거리 계산
다음은 기본적인 걸음 수 계산이다. 1,000보는 약 0.5마일 걸은 것이다. 개인의 보폭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2,000걸음은 약 1마일이다. 1만보는 약 5마일을 걷는 것이다.
5.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30분 동안 걷는 것은 약 3,000보와 같다. 좋은 소식은 빨리 걸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걸음 수와 사망률에 대한 최근의 거의 모든 연구에서 걸음의 강도, 즉 얼마나 빨리 걸었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것은 하루 동안 걸은 전체 걸음 수였다. 빨리 걷는 것은 건강상의 이점을 증폭시킬 수 있지만 그 정도가 약간에 불과하므로 핵심은 속도에 관계없이 가능한 한 자주 걷는 것이라고 매튜스는 말했다.
6. 목표를 체중 감량에 두지 않는다
평균 성인의 경우 1마일을 걸으면 2,000보 정도이며 약 100칼로리를 소모한다. 도넛 하나에 약 300칼로리, 사과에는 100칼로리가 들어있다. 하루에 1만보를 걷는다고 해도 소모되는 칼로리는 겨우 500칼로리밖에 되지 않는다.
7. 걸음 수를 세는 이유
우리는 왜 걸음 수를 셀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간단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주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150~300분 동안 중간 강도의 유산소 활동을 한다”(2018년 신체활동 지침)는 것보다 훨씬 쉬운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 작성에 참여한 듀크대 의대의 윌리엄 크라우스 교수는 “환자들에게 신체활동 가이드라인을 설명하고 처방해봤자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하루에 최소 7,000보를 걸으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미주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