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여성시대 프로즌FROZEN
블로그
http://lucidalucy.blog.me/
준비편
http://cafe.daum.net/subdued20club/LxCT/79480
비행기&백팩커편
http://cafe.daum.net/subdued20club/LxCT/79493
여어-시들(찡긋)
기억할는지 모르겠지만 와따시 작년 여름에 뉴질 워홀 정보글을 올렸던 여시에요.
처음에 신나서 워홀 정보글을 썼는데, 내 개인적인 덕질과 사생활 때문에 귀찮아서 미루고 있었거든...ㅎㅎ...
쪽지 오는 것만 답장해주고 있었는데, 마침 지금 잠도 안오고 시간도 많고 해서
댓글이랑 쪽지로 많이 받았던 질문에 대해 답을 가져왔어.
앞에 썼던 내용 대충 훑어보고 쓰는거라 말투는 앞 글이랑 통일할게. 왜냐면 내가 편하니까^^!
빅토리아 파크
짐을 챙겼고, 비행기를 탔고, 입국 심사를 마쳐 오클랜드 스카이시티에서 내려 백팩커를 잡았다면, 이제 뉴질랜드에 완벽하게 도착! 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처음 오클랜드에서 약 4, 5일간을 여행기간으로 잡았다. 여행이라기엔 웃기고, 뉴질랜드 적응 기간?
일을 하려면 그 나라의 화폐나 물가를 알아야하니 돈 쓰는 기간을 잡았다고 보는게 맞겠다. 그 기간동안 나는 폰손비에 있던 뉴-월드라는 큰 마트에도 가고, 오전 11시 카페에 앉아 처음 들어보는 플랫 화이트라는 커피도 마셔보고(걍 라떼다), 힘들게 구경을 한 뒤 지친 다리를 하고 빅토리아 파크 벤치에 쪼그려 앉아 근처 카페에서 산 샌드위치와 롱블랙을 먹으며 럭비 연습경기를 구경하기도 했다. 동물원도 다녀왔다.(입장료 존!나! 비싸!씨빨!!)
자 그럼 이쯤에서 다들 궁금해할 뉴질랜드 물가에 대해 얘기해보자. 두둥.
먼저 의식주를 베이스로 얘기할 때, 의는 감히 일자리도 구하지 못한 워홀러가 넘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므로 차치한다.
처음은 주. 뉴질랜드는 모든 임금체계등이 주단위를 따르므로, 백팩커 계산도 마찬가지로 일, 혹은 주 단위로 한다.
오클랜드 CBD 기준으로 백팩커 10인실은 하룻밤에 22~24불, 6인실은 24~26불 정도다. 백팩커에 따라 차이는 있다.
CBD가 아닌 시외곽, 예컨대 내가 머물렀던 폰손비 같은 곳을 기준으로 하자면 10인실은 20불, 6인실은 22불 정도로 가격이 조금 내려간다. 그 차이는 미미하지만 장기투숙객의 경우엔 제법 금액차가 커지기 때문에 다시 한번 위치 선정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주의해야할게, 뉴질랜드 교통비는 살인적이다. 폰손비에서 오클랜드 CBD로 향하는 이너링크 버스요금이 약 2불 정도. 왕복 4불. 그럴거면 오클랜드 CBD에 머무는거랑 별 다를게 없잖아...ㅎㅎ......
그래서 나는 걸어다녔다, 폰손비와 CBD 사이를. 여기에 대해 정말 할 말이 많은데 지금은 요점만 간단히를 외치기 땜에 넘어가야지.
다음은 식. 사실 식은 정말 난감하다. 음식은 어떻게 쓰느냐에따라 일주일에 백불, 오백불도 쓸 수 있고 일주일에 10불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처음 뉴질랜드에 도착해서 식비로 일주일에 10불을 썼지만 한국에 돌아올 때쯤에는 약 오백불을 탕진하기도 했다.(외식-커피-펍-외식-커피-펍의 일상화...^^!)
외식 기준으로, 식당 런치는 약 10불 전후한다. 10불이면 오클랜드의 레스토랑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 런치메뉴를 즐길 수 있다. 10불이 딱 평균적인 런치 가격이다.
하지만 KFC 런치 박스는 5불. 5불로 배터지게 햄버거와 칩스, 포테이포 그레비를 먹을 수 있다.
만약 요리해먹는다면 스파게티는 더 저렴하게 친다. 가장 싼 면과 소스를 샀을때 드는 비용이 약 4불(1+3불)이고, 그걸로 최대 세끼를 충당할 수 있으니 한끼에 약 1.3불이 드는 비용이다.
하하하지만 한인슈퍼의 신라면은 1불. 1불이면 신라면 하나 끓여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스파게티처럼 면발을 정확히 3등분 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없다.
이처럼 식비는 본인 쓰기 나름이다. 아끼려면 한없이 아낄 수 있고 쓰려면 한도 없이 비싸진다. 단지 바게트와 스파게티만 쳐먹으며 식비를 아낄때에 생기는 정신적 데미지에 대해서는 참 유감이다. 나는 밥 제대로 못 챙겨먹을 때가 제일 서글펐다.
크게 이동하지 않는 이상 뉴질랜드에서 생활하며 드는 기본적인 식비는 저 정도이다.
참고로 백팩커는 장기투숙객에게 일정 할인을 해준다. 작은 도시에서는 6일을 결재하면 하루는 덤으로 주지만 오클랜드처럼 큰 도시에서는 그런 서비스도 없는게 허다하다.
백팩퍼 24불 기준으로 7일을 머물렀을때 드는 비용이 168불.
7일동안 3번의 외식, 2번의 커피(플랫화이트 기준. 4불), 3번의 빈곤(신라면. 1불), 그 외 평균을 냈을때 식비는 30+8+3+50=91불, 올림해서 약 100불을 식비로 쓴다고 보면 되겠다(이 정도는 꽤 호화롭게 식사하는 편이다).
그럼 1주일에 필수적으로 나가야하는 돈이 268불, 최대한 아낀다면 230불 정도가 되는 것이다. 거기 4를 곱하면 920불,
한 달에 약 천불의 생활비가 든다.
초기에 도착해서 돼지코를 사거나, 휴대폰 선불칩을 사는 비용 등등은 모두 포함하지 않겠다. 그정도는 네이버 블로그에 검색하면 나오니 찾아보세요.
자 이제 중요한건 그 다음.
내가 제일 많이 들었던 질문이 어학원이다.
앞 글에 말하지 않은 것 같지만, 나는 결국 어학원을 다니지 않았다. 기스본에서 꽤 많은 돈을 벌어 내 잔고는 매우 풍요로웠지만, 여행을 하며 만난 어학원 친구들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어학원에서 배우는 내용은 내가 이미 한국 대학교 1학년 1학기때 배웠던 ESL이었고, 그 친구들은 문법도 많이 틀렸고 문자를 해도 스펠링이 엉망이었다. 같이 놀면 재미있었고 카드게임 같은 것도 잘 알려주었지만 저 친구들과 공부하기 위해 한달에 1200불씩 쏟아붇고 싶지는 않았다.
어학원 ESL을 기준으로 일주일 비용이 대충 300이다. 오클랜드에는 더욱 싼 곳이 있다지만 그리 좋은 소문은 듣지 못했다. 어학원 클라스는 초급 중급 고급 등 어학원에따라 몇개의 레벨로 나뉜다고 하는데, 그부분에 대해서는 어학원에 직접 문의를 해보는게 더 빠르고 좋지 싶다.
나는 처음에 테솔을 생각하고 어학원을 알아봤었는데, 테솔은 기본 3개월 과정으로 주에 380~400불 정도, 그 외 테스트 비용을 다 포함해서 교육을 이수하는데 약 4-5천의 비용이 들었다. 나는 테솔 대신 여행을 1개월 더했다.
개개인마다 가치가 다르니 어느 것이 옳고 그르다, 좋다 나쁘다에 대해선 말하고 싶지 않다. 단지 자금의 여유가 있다면 어학원은 분명 좋은 길이라고 생각한다. 친구 사귀기 쉽고, 소속감을 가지기 때문에 뉴질랜드에서 외롭지 않다.
어학원을 다닐 예정이라면 위의 생활비 (주 230불)에 어학원비 주 300을 더해주면 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달 이상 어학원을 다니면 모두 할인을 해주기 때문에, 한 주 어학원비가 10% 디씨된 270이라고 잡았을 때(3개월을 다니면 어학원비는 평균 3000불이라고 잡으면 됨) 한 주 생활비는 500불이 되고, 한달 생활비는 2000천불이 된다.
어학원을 다니면 친구가 생기고 친구가 생기면 자연스레 밖으로 나돌게 된다. 그렇기에 저 이천불에 품위유지비 및 유흥비 500불을 추가하는게 현명하다. 그래서 한달 생활비는 약 2500불. 그것도 저렴한 어학원을 다녔을때. 땅땅.
뭐 여기까진 조금만 찾아보면 다 알 수 있는거고, 내가 말하고 싶은 부분은 이제부터다.
어학원을 등록하는 대다수의 이유는 영어실력향상과 친구를 위해서도 있지만, 사실은 혼자 외국에 가기 무서우니까, 겁나니까, 다. 그런 쪽지를 정말 많이 받았다. 언니 나 혼자 가기 무서워서 어학원 통해서 가려구.
이해한다. 말도 안 통하는 타지에 떨어져 살아가는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니까. 하지만 자신에게 물어보길 바란다. 한국에서 약 사백의 돈을 내고 어학원을 등록해, 한국인들 바글바글한 어학원에 들어가서, 한국인과, 외국인과 섞여서 그렇게 지내는게 정말 워홀인지. 아니면 어학연수인지. 그 어학원 기간이 끝나고, 다른 친구들도 모두 다 떠났을때, 자신은 이제 스스로 독립해 나와서 혼자 일자리를 찾고 다른 도시로 이동할 수 있을지.
어학원의 메리트가 어학원이 끝나면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한다든지 함께 타지역으로 간다든지 하는 것이지만, 사실 함께 움직이는 친구보다 먼저 어학원 수업 기간이 끝나 타도시로 가버리거나 자기 나라로 가버리는 친구들이 대다수다. 그리고 친구와 계속 함께 다니다보면 혼자 할 수 있는 법을 잊어버린다. 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건 내가 매순간 부대끼길 원치 않아서일수도 있겠단 생각이 방금 들었다. 그러니 말을 줄여야지.
어쨌든 결론은 그거다. 어학원을 다니는 건 좋다. 하지만 한국에서 모두 알아보고 안심한 상태로 뉴질랜드에 와서 쪼르르 어학원에 가는 것이 아니라, 일단 뉴질랜드에 온 뒤에 여러 어학원을 다니며 수업 문의를 하고, 레벨 테스트를 받아보고, 가격 협상을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어학원은 많고 한국인도 많다. 정말 뉴질랜드에서 못해먹겠고 말도 안통하고 엄마 이거 뭐야 무서워 상태가 됐을때, 어학원 다닐 돈만 있다면 손 내밀 곳은 많다. 굳이 한국에서 파들파들 떨며 어학원에 등록할 필요가 없단거다. 심지어 오클랜드는 현지에서 어학원 등록하는 것이 더 싸기도 하다. 헿.
무엇이 좀 더 자립적이고 좋은 방법인지 생각해봤으면 한다.
이제 생활비를 언급해 돈 나갈 구멍을 봤으면, 돈 들어올 구멍도 봐야겠지.
나는 뉴질랜드에서 크게는 약 두군데의 도시에 머물렀지만, 작게는 총 네군대에 머물렀다. 기스본, 더니든, 퀸즈타운, 타우랑가.
머물렀다는 말은 내가 잡서칭을 하며 지냈단 말이다.
일자리를 구하기 전에 IRD 넘버를 신청하는 건 기본이다. IRD 넘버는 세금신고번호인데, 내가 뉴질랜드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증명이며 이것이 없으면 이력서조차 받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신청법이나 자세한 설명은 네이버에 검색하면 나온다.
기스본, 차일더스 스트릿
YHA WOMEN OLNY
프리 와이파이가 가능한 도서관.
기스본에서는 한인잡과 키위잡을 동시에 생각하며 CV를 돌렸다. 하지만 기스본은 정말 상가도 별로 없는 시골이었고, 내가 CV를 냈을때 사람들은 미안~ 혹은 일단 키핑해두긴 할게, 라는 말만 들려주었다. 그러다 나보다 2주정도 먼저 기스본에 도착해 구직활동을 하고 있던 캐나다 친구가 먼저 GG를 쳤고, 나는 지레 겁먹어서 기스본에 도착한지 3일만에 코리안 포스트를 들락거리며 이력서를 넣었다......ㅎㅎ............ 비루한 나년........
그치만 처음부터 한인잡을 생각하고 있어서인지 마음은 편했다. 한인가게인 것은 알았지만 이력서를 한국어로 보내면 좀 거시기할 것 같아서 일단 작성해놓은 영문 이력서를 보냈다.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날 기스본 도서관에서 인터넷을 쓰고 있었는데(인터넷비싼 뉴질랜드 씨ㅃ빨), 곧장 사장에게 연락이 와서는 가게로 인터뷰하러 오라고 했다. 비가 오니 내일 가겠다고 했다. 커피 줄테니 지금 당장 와달란다. 갔다. 뉴질랜드에 온지 1주일도 안됐다니까 놀라더니, 모레부터 출근하란다. 네. 했다.
임금은 3주 수습 기간동안은 미니멈에서 약 0.7불 정도를 덜 받았고, 3주 후부터는 미니멈을 모두 받았다. 풀타임이었고, 일주일에 평균적으로 48시간을 일했다. 사장님이 좋은 분이여서 초과근무한 시간도 모두 계산해주셨다. 예컨대 퇴근이 2시인데, 잔업이 남아 2시 20분에 퇴근하면 그 20분도 모두 계산해주셨다. 그래서 나는 부자가 되었다. 해피엔딩.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작성했던 영문이력서 폼을 더보기에 첨부한다.
Curriculum Vitae
Lucia Shin Working Holiday Visa
Date of birth & place : ** Korea Sex: Female. Nationality: South Korea.
E-mail address: h***
Tel. 021 0****
FORMAL EDUCATION
2010 – 2012 ** university South Korea
Majoring in ***
WORK EXPERIENCE
2012. 11 – 2013. 01 ***
OBJECTIVE
I am outgoing person and good at learning something new.***
오브젝티브 말고 커버레터를 쓰기도 하지만 크게 구애받진 않았던 듯하다. 내가 일하면서 다른 사람의 cv를 받아보니 평균 2장의 cv를 제출했던 것 같다.
기스본에서 약 한달간은 플랫을 구하지 못해 백팩커에서 지냈는데, YHA 가맹점이었기 때문에 이래저래 할인을 받고, 장기투숙 할인을 받아 24*6=144(하루는 공짜)가 들었다. 거기에 내가 일했던 곳이 스시숍이라 밥은 가게에서 먹었고 남은 스시를 싸올 수 있어 그걸로 식사도 해결할 수 있었다. 초기에는 진짜 백팩커비 외에는 나가는 돈이 없었다. 반면 수입은 13불*8시간*6일=624불, 근무시간은 유동적이니 평균 600불을 번다고 했을때, 내 통장엔 기본적으로 400불씩이 차곡차곡 모이고 있었다.
매주 목요일, 일 끝나고 ATM 기계 앞에서 카드를 확인하면 월급이 들어와있는게 너무 신나서 돈을 쓸 생각도 하지 않았다. 1불짜리 라면에 벌벌 떨던 지난 날이 우스울 정도로 계좌엔 금새 1000불이 모였고, 나는 돈쓰는 법을 깨달았다.......언해피엔딩.
나이키 러닝화, 하얀색. 역시 운동화는 때타는 하얀색이죠. / 너 뭐마셔? 엄마요
바나나베리 스무디. 씨빨 개썅맛있음 / 폴라로이드 사쪄욤 뿌우 'ㅅ'
미친버터커리 존나맛있어 한국에선 저맛을 못찾았어 아직! / 레몬라임아이스크림 존맛;;
초록이 사고싶었는데 안정이 높더라 / 내 목표는 치즈 다 먹어보기였음. 반만 성공.
먹어봤니 바닐라맛 코카콜라?
처음 입주했을때 내 방. 저기서 왼쪽으로 붙박이장이 있었고, 나중에 책상과 의자를 넣어줬다.
내방 존나 넓어서 그 안에 빨래 널고 별 지랄을 다함.
그쯤해서 나는 플랫을 구했다. 일주일에 식비를 제외한 모든 비용으로 120불을 냈고, 내 방이 생겼다. 너무 좋아서 춤을 췄다. 그리고 플랫이 좀 멀었기 때문에 나는 자전거를 샀다. 그리고 기스본 다운타운과 플랫하우스 근처에는 팍엔세이브와 카운트다운과 KFC와 도미노피자와 피자헛과 웬디즈가 있었다. 거기다 코튼온과 제이제이까지. 뉴질랜드에 잠깐이라도 살았던 사람은 내가 왜 돈을 못 모았는지 알겠지... 헤헤.
산타 퍼레이드(12.24)날, 버스커들과 벨리춤 추는 아줌마ㅋㅋㅋㅋㅋㅋㅋ
기스본의 명물 시계탑. 그리고 아델 노래를 부르던 레드크로스.
서퍼들의 비치로 유명한.. 와이누이? 이제 이름도 가물가물하네.
처음 사귄 캐네디언 친구랑 걸어갔다가 다리 흑인됨. 내 사랑스러운 기스본.
어쨌든 그렇다. 이렇게 고정적인 수입과 지출이 발생하자 나는 마이클 힐에서 다이아반지도 사고, 코튼온에서 원피스도 사고, 별 지랄을 했다. 아아, 좋은 지랄이었다......
하지만 내 경우엔 풀타임에다 플랫비가 쌌고, 파트타임은 좀 다르다. 밑에서 얘기함.
더니든, 옥타곤
내가 익스첸지 워커를 할 뻔! 했던 백팩커.
시간을 뛰어넘어 더니든으로.
기스본에서 일정을 끝내고 북섬 여행후에 나는 더니든으로 갔다. 사진으로 봤을때 웅장하고 아름다웠던 더니든에 나는 엄청난 환상을 갖고 있었다. 스코트랜드풍의 석조건물 양식이 그대로 남아있는 더니든은 그 자체로 낭만적이었다. 북섬에서 해가 처음으로 뜨는 기스본이었다면 남섬에선 더니든. 막연하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내 상상과 달랐다.
더니든의 건물들은 아름다웠다. 건축양식 하나하나가 우아했다. 실제로 사진을 찍어올리면 가장 폭발적인 반응을 받았던 곳이 더니든이다.
더니든에 도착해서, 자금에 여유가 있던 나는 제법 느긋하게 도시 구경을 하며 잡서칭을 시작했다. 바리스타와 서버 위주로.
하지만 내가 간과했던 사실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더니든이 대학도시라는 점이었다.
더니든엔 뉴질랜드 남섬에서 최고로 큰 대학이 있고, 어학원또한 많다. 대학이 있다는 말은 학생이 많다는 말이고, 그 말은 즉, 그 동네 파트타임은 학생들이 꽉 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 도시에 최소 4년을 머무는 대학생과 3개월밖에 일하지 못하는 코리안 워홀러. 답은 너무 명확했다. 나는 CV 스무장을 돌렸고, 그 중 네 군데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았지만, 그들은 내 비자에 적혀진 3MONTH LIMITED를 보고는 모두 나를 튕겨냈다...ㅠㅠ...
사실 더니든의 몰에 있는 커피 클럽에서 제법 긍정적인 연락을 받기는 했었다. 커피 클럽은 뉴질랜드 커피 프렌차이즈인데, 워홀러들이 쉽게 일자리를 얻을 수 있기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그들은 내게 바리스타가 아닌 스타프, 그것도 주에 20시간정도의 일자리를 권유했다. 그쯤해서 나는 백퍽커에 익스체인지 워커를 알아보는 중이었다.
익스체인지 워커란 6인실 백팩커의 침대 하나를 제공받고 하루에 3시간 정도(10시에서 1, 2시정도) 백팩커 청소를 해주는 것이다. 익스체인지 워커+파트타임잡은 풀타임 잡만큼이나 워홀러들이 선호하는 포지션이다. 커피 클럽에서 연락을 받을 즈음해서 나는 더니든의 H 백팩커에 보냈던 메일에 인터뷰 답신을 받은 상태였다.
익스체인지 워커를 구하는 방법은 백팩커 서칭과 비슷하다.
먼저 구글에서 백팩커 위치를 검색하면, 그 백팩커의 홈페이지 주소까지 뜬다. 홈페이지에는 메일을 보내는 란이 있는데, 그곳에다 너네 혹시 익스체인지 워커 구하니? 하고 메일을 보내면 된다. 그럼 기다 아니다 답변이 오고,
저쪽에서 제시한 조건이 괜찮다면 (최소 4주 이상 머무를 것) 본인도 언제쯤 방문 가능할까, 하고 인터뷰 약속을 잡으면 된다.
Hi Lucia,
나는 다음날 오후 2시에 방문해서 백팩커를 둘러보고 청소나 그 밖에 대해 얘기를 나눈 뒤 메일로 할게, 혹은 안할게에 대한 답변을 주겠다하고 헤어졌다. 영어는 유창할 필요없이 기본적인 회화만 가능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더니든에서 일을 하지 않았다. 이런 말을 하면 도시에 대한 편견이 쌓일까 무섭지만, 더니든에 머무르는 약 이 주간, 나는 정말 너무 우울했다. 더니든은 영국의 건축양식을 꼭 빼닮았고, 날씨도 영국 같았다. 이 주 동안 내가 해를 본 적은 겨우 이틀에 불과했다. 나머지 절반은 비가 왔고, 나머지는 흐렸다. 가뜩이나 색도 없이 우중충한 회색 도시에 회색 하늘, 계속 내리는 비와 북섬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추운 날씨. 해는 4시가 되면 기울기 시작했고 저녁부터 도시는 을씨년스러웠다. 방학이라 학생들이 빠져나가 더욱 그랬다.
기분 전환하려 쇼핑도 하고 단 것도 많이 먹었지만 더니든에서의 이 주는 심장이 울렁거리기만 했다. 이 우울한 도시에 계속 머물렀다간 내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특히나 나는 날씨 좋은 해안 도시 기스본에서 태닝하고, 또 북섬을 느긋하게 여행하고 온 뒤였기에 더 그랬을 수도 있다. 북섬에서 만났던 친구들에게선 니가 그립다고, 북섬에서 같이 지내자고 문자가 오는데 나는 회색 하늘을 혼자 바라보고 있었으니.
정말 예쁜 성당이었는데, 이 컴퓨터에 사진 정리를 안해서ㅠㅠ...
더니든 구경중에 오래된 성당에 들어가게 됐는데, 아무도 없는 성당에 혼자 앉아서 기도를 하다가(난 무교다) 엄청 울었다. 무슨 생각을 하면서 울었는진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냥 눈물이 났었다. 너무 외로웠고, 힘들었고, 앞으로의 일이 막막하면서도 이 나라가 좋았고. 그런 복합적인 감정때문에 엉엉 울다 결국 제대로 도시 구경도 못하고, 해가 져서 백팩커로 되돌아 왔었다.
그치만 더니든이 아주 최악이 아니었던 것은 또 새로운 친구를 만났기 때문이다.
퀸즈타운의 유학생들이 더니든에 여행을 왔고, 밥 먹고 휴게실에서 넷북을 쓰던 나에게 남자애 하나가 말을 건네왔다. 사실 백팩커에서 지나칠때 잘생겨서 눈여겨 본 애였는데, 친구들이 술마시는 사이에 내게 말을 걸어온 것이다. ...음, 사실 내가 지나치면서 눈 마주치면 눈웃음 살살 치고 하긴 했다. 진짜 잘생겼었거든. 나 눈 높은데.
어쨌건 자긴 태국에서 비행기 기장이 된다던 그 남자애는 정말로 내게 친절했고, 그때 더니든에 서서히 정떨어져 가던 나에게 퀸즈타운을 엄청 영업질 해댔다. 내가 더니든은 너무 우울하다고(blue)하자 퀸즈타운은 오직 파란(blue) 하늘 뿐이라고, 어메이징한 랜드스케이프를 자랑한다고 어찌나 영업질을 해대던지....
당시 테솔 어학원을 다닐까 고민하던 나에게 어학원에 대한 엄청난 정보를 준 것도, 자긴 내일 돌아가니 퀸즈타운에 오면 꼭 연락하라고 폰 번호와 페북을 교환했다. 그리고 나도 며칠 후 퀸즈타운으로 이동했다.
퀸즈 어디에나 있던 버스커. 그리고 뒤의 배경을 봐요 예쁘잖아 아름다워ㅠㅠ
퀸즈타운 명물 퍼지버거. 진~짜로 내 얼굴만하고 맛있었다. 굿굿. 근데 갈매기들이 존나 뺏어먹을라고 달려듬 미친 새들
퀸즈타운은 정말 예쁘고 여유로운 도시지만, 돈 없는 워홀러에겐 좀 가혹하다고 여겨졌다. 첫날 저녁은 그 태국 친구가 버스에서 내린 내 짐들어주고, 챙겨주고, 밥 사주고 해서 별 생각없이 지났지만, 다음날 혼자 다운타운으로 나갔을 때 식당들 가격은.... 와우. 백팩커도 꽤 비쌌고, 하여튼 대단한 동네다. 나는 그떄 처음으로 줘도 안먹던 KFC 5불짜리 런치를 먹었다. 다른 곳들은 너무 비싸서. 퀸즈타운 KFC 존나 맛 없어요. 치킨 눅눅해요.
어학원이 두개 있다는 퀸즈타운은 여행객이나 학생들로 작지만 제법 붐비고 바쁜 동네였다. 하지만 또 여유로웠다. 반지의 제왕에 나왔다는 랜드스케이프를 바라보며, 잔디밭에 담요 깔고 앉아 커피 마시며 책을 보고, 잠이 오면 자고, 했다. 내가 빵을 먹고 있으면 미친 오리새끼들이 달려들기도 했고.
퀸즈타운은 워낙에 유명한 도시여서인지, 자기네들끼리 따로 매거진을 만들고 있었다. 우리나라로치면 지방 벼룩시장인데, 백팩커나 식당에서 무료로 구할수 있고 매주 화요일인가... 발매된다. 그곳엔 마트나 트레이드미에도 없는 플랫, 잡서칭들이 올라온다. 친구가 알려줬다 땡큐. 나도 거기서 몇군데를 체크해 CV를 넣었고, 그 중 한 곳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아 인터뷰를 하러 갔다. 합격이었으나 파트타임이었다.
스타벅스도 갔는데, 퀸즈타운 스타벅스는 라티노들이 꽉 쥐고 있는 곳이었다.
외국에 나가면 결국은 인종끼리 뭉치게 된다. 한국인 사장은 한국인을 고용하고, 일본인 사장은 일본인을, 인도인은 인도인을, 라티노는 라티노를 고용한다. 나는 스타벅스에 CV 넣으러 갔다가 제법 모욕을 당해서(없는 사람 취급) 울뻔했다ㅠㅠ 개썌끼뜰.
어쨌건 퀸즈타운은, 아름답고 여유롭고, 정말 좋았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또 퀸즈타운을 등졌다.
파트타임만으로 살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때는 또 비수기여서 익스체인지 워커도 구해지지 않았고, 물가가 너무 쎘다. 그리고 그 태국 친구가 술 마시고 집에 가는 길에(다른 어학원 친구들과 같이 당구치고 놀았다) 밤하늘에 쏟아질 듯 반짝이는 별을 보며 내 손 붙잡고 고백을 해와서....ㅋㅋㅋㅋㅋㅋ..... 미안해 나는 다른 도시로 갈거야, 하고 고백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흑흑. 나란녀자 죄많은녀자.....ㅋㅋㅋㅋㅋㅋ
결론적으로 남섬에서는 실컨 요양과 여행, 그리고 내 자존감만 업 시키고, 나는 다시 따뜻한 북섬으로 이사해 풀타임잡을 구했다.
쪽지가 많이 와서 우선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 부분은 했는데, 나중에 또 시간과 심적 여유가 된다면 여행하며 들렸던 이런저런 도시들에 대해 말해보고 싶다. 남섬에서 찍어온 사진은 다른 컴퓨터에 있어서, 사진 올리려면 좀 번거러운 일을 해야하는데... 지금 침대에 누워서 놋북 쓰는거라 움직이고 싶지 않다. 다음에 글을 쓰게 되면 사진 많이 올릴게.
요즘도 한번씩 뉴질랜드 꿈을 꾼다. 처음엔 뉴질랜드 풍경이나 내가 거기서 만났던 사람들이 나왔다면, 이제는 오직 음식음식음식....... 한국음식 너무 비싸요ㅠㅠ
문제시 속삭여줘....*
참, 4월부터 뉴질랜드 워홀 비자 신청일이 시작될거야. 자세한 날짜는 찾아보면 나올거고, 지진도 잠잠해졌으니 선착순이 금방 차지 싶어. 준비하는 여시들 있으면 화이팅!
뉴질 워홀!!!!!!강같은 정보 줘서 고마워요ㅠㅠㅠ나중에 또 읽을게용!!
우와 진짜가기전에다시정독해야갯다.. 아 어학원고민이다고민 ㅠㅠㅠㅠ 우찌해야힐지
(뉴질랜드 워홀)고마워정포
[뉴질워홀] 여시야 대박 고마워9ㅅ9♥♥♥
여시야좋은정보고마웡!!
쓰신 글 내용 잘 읽었습니다!! 내년 초 떠나는게 목표인데 정말 걱정되네요..
굿굿
ㅜㅜㅜㅜㅜㅜ크 넘 잘읽었더 ㅜㅜ (지우지말아줘여 ㅠㅠ) 큰맘먹고 뉴질워홀질렀떠....!!! 어학원은 다닐까말까 다니더라도 한달에서 두달만 가보고싶은데...!! 일단 하던일만 해봐서 알바고뭐고 안해본게너무많아 ㅜㅜ크 멋지다 여시!!! 막막 떨릴때 또 와서봐야지!!!!
@삼겹살악개중의악개 여시도 힘쇼bbbb 크흐
호주워홀] 나도 인생에서 큰 결정을 할 때가 왔어 휴학은 생각없이 덜컥 했지만 이 글을 오늘이라도 본게 다행인것 같아 고마워!!!!!!!!!!!!!!1
연어하다 좋은글 발견!!!! 출국2달남은 예비뉴질워홀런데 많이 도움됬어ㅜㅜㅜ 복받아요여시♡
대형연어~~~ 꿀정보 고마워!!!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9.21 22:21
[뉴질워홀]여시야 곧 뉴질로 떠나는 나에게 강같은 글이야ㅠㅠ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