쩝......짤렸었네요......제 가입인사도 짤렸었는데......
재미는 없어도 평가라도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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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화: 노예 아르스민 -
내가 눈을 떴을 때는 사방이 어두컴컴한 곳이었다. 나는 무엇이든 잡아보려고 손을 앞으로 내저었다. 그러다가 내 손에 한 가지의 물체가 집혔다. 나는 내 쪽으로 끌어당겨서 그 물건의 모양새를 촉감으로 살펴보았다. 아무리 만져 봐도 날이 선 칼 같았다. 그 때였다.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새하얀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나는 그 빛을 두 손으로 가렸다. 그러자 밖에서 사람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남은 노예는 네놈뿐이다. 네놈마저 죽으면 우리 주인님은 볼세비아 공작님과 거래가 끊긴다. 이제 네놈이 잘 해줘야한다. 알겠나? 노예!!”
“노예....... 라고?”
이런 나의 반문은 묵살된 채 나는 바깥으로 끌려나왔다. 뜨거운 태양이 내 머리위로 쏟아져 내렸다. 현기증이 나기 시작했다. 나를 밖으로 끌고나온 남자는 나에게 아까 내가 집었던 칼을 내게 던져주고는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칼이라도 한번 휘둘러보고 죽어라. 노예”
그리고는 아까의 문으로 도로 들어 가버렸다. 내가 끌려나오느라고 미처 주위를 살펴보지 못했는데 지금 살펴보니 굉장한 크기의 원형경기장 같았다. 꼭 고대 로마의 콜로세움을 보는 듯했다. 내가 그렇게 둘러보고 있을 때 내가 서있는 곳의 반대편 문이 열렸다. 거기서도 사람이 한명 나왔는데 꽤 유명인사인 듯 관중들이 열광했다. 그는 관중들을 보고는 자신이 들고 있는 도끼와 칼을 높이 쳐들어 올려보고는 내 쪽을 응시했다. 나는 긴장감에 사로잡혀서 다리가 후들거렸다. 몸이 맘대로 움직여지지도 않았다. 그는 나를 쳐다보고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투구를 고쳐 쓰고는 나를 향해 저벅저벅 걸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떨어지지 않는 발을 떼어 뒤로 점점 물러났다. 하지만 더 이상 뒤로 갈 수가 없었다. 내 뒤에 있는 관중들이 나에게 무언가를 집어 던지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내 앞에 있는 자와 대치하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도끼를 들어서 나를 가리키고는 자신의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그의 행동에 관중들은 광소를 터뜨렸다. 나는 속으로 울분이 치솟아 올랐다.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노는 족속들이라니....... 나는 내손에 들려져 있는 무거운 검을 두 손으로 고쳐 잡고는 내 앞에 서있는 자를 향해 검을 겨누었다. 그러자 그 사내는 의외라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더니 나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100여 미터였던 것 같은데 그의 다리 근력이 뛰어 낫는지 아니면 내 눈짐작이 틀렸는지 그와 나의 거리는 겨우10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는 잠시 내 동정을 살피더니 다시 돌격 해오기 시작했다.
‘정면으로 부딪힌다면 돌진해오는 상대와 상응하는 완력과 무기가 필요한데 내 몸으로는 무리겠어. 좋아 그러면 공격을 흘려보자.’
나는 옆으로 조금 움직이면서 그의 공격을 검으로 받는 척하다가 옆으로 흘려버렸다. 하지만 완벽하지 못했는지 왼쪽 팔에 상처를 입었다. 처음 느껴본 창상에 나는 그만 칼을 놓쳐 버리고 말았다. 나는 왼팔을 감싼 채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도 쓰라린 고통에 거의 정신까지 혼미해진 탓인지 점점 시야가 좁아져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냥 눈이 감겨버렸다.
“으음........”
“정신이 들어요?”
나는 깨지는 듯한 머리를 오른손으로 붙잡고는 눈을 떴다. 내 시야에는 보라색 머리의 소녀가 보였다. 나는 그 소녀를 보고 일어나려고 했지만 왼손의 부상을 생각지 못했다.
“크윽......”
“아까보다는 많이 괜찮아졌네요. 아까는 아예 정신도 못 차렸으니까.......”
그 소녀의 말을 듣고 나는 내가 죽어서 어딘가로 온 것이 아닌가 생각도 해보았다. 그래서 궁금증을 풀기위해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저기, 이곳은 어디인가요?”
나의 물음에 그녀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이곳은 아나르네 후작부인의 동쪽 별장의 저택이에요.”
“아..나르네 후작부인이오?”
나의 반문에 그녀는 얼굴에 활짝 핀 웃음을 가득 머금고 대답했다.
“예. 당신이 콜로세움에서 죽어 갈 뻔한 것을 후작 부인께서 구해주셨어요. 콜로세움의 이용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유롭지만 주인이 특정인을 살리겠다면 그것은 황제폐하 조차 막지 못하는 도록 법이 제정 되어있어서 당신이 살아 난 겁니다. 아참, 서로 소개를 안했군요. 저는 이 집에서 살고 있는 레이나이드라고해요. 직업은 말하기 창피한 직업이지만 트레져 헌터에요.”
‘트레져......헌터라고? 도둑인가?’
나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레이나이드라고 소개한 소녀가 계속 나를 빤히 쳐다보는 것이 아닌가? 나는 내 얼굴을 더듬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묻지 않는 것 같아서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저....왜 계속 쳐다보시는지.”
그녀는 한숨을 푹 쉬고는 나에게 허탈감 섞인 목소리로 말해주었다.
“당신의 이름을 안 말해줬잖아요.”
“맞다. 어.......그러니까 제 이름은......”
왜........ 기억이 안 나는 거지? 내가 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할 정도의 멍청이는 아니었는데. “........”
그녀는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말 못할 사정이 있으시군요. 그럼 전 먼저 식당에 가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식당으로 오는 길은 그냥 아무 하인이나 붙잡고 가르쳐달라고 하면 가르쳐 줄꺼에요.”
그녀가 몸을 돌려 일어났다. 아까는 보지 못했던 그녀의 긴 보라색 생머리가 보였다. 그리고 도둑들이 잘 사용하는 만능단도가 그녀의 허리춤에서 빛나고 있었다. 그녀의 짧은 망토위로 뻗어있는 긴 생머리는 내 쪽으로 한번 손을 흔들고는 그녀를 따라 밖으로 나가버렸다.
나는 그녀가 나간 뒤 잠시 내가 눕혀져있던 침대에 누운 채 천장을 바라다보았다. 그리고는 내가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생각해보았다.
‘내가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된 거지? 그리고 왜? 그저 평범했던 나의 삶에 신이 저주를 내린 것인가? 아니라면........그리고 왜 나의 기억들이.........하나도 기억나지 않는 것이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방에 누군가 노크를 했다.
“똑똑”
“누구세요?”
나의 물음에 문 반대편에서는 중년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나르네 후작부인께서 젊은이의 상처를 생각해서 나를 보내셨소. 들어가도 되겠소?”
나는 안간힘을 다해 일어났다. 그리고는 문 쪽에다 대고 말했다.
“예, 들어오세요.”
하인으로 보이는 듯한 노인이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왔다.
그는 나에게 다가 오더니 얼굴에 어느 노인에게나 볼 수 있는 평온한 표정으로 나에게 인사말을 건네 왔다.
“안녕하시오 젊은이 몸은 좀 괜찮소?”
나는 얼떨결에 대충 대답해버렸다.
“아.......예”
그는 내 옆으로 다가오더니 내 왼팔의 상처를 이리저리 쳐다보고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하더니 나에게 정중한 어투로 말했다.
“그때 출혈이 많아서 거의 죽음 직전까지 이르렀었는데 회복이 꽤 빠른 편이시군요.”
그리고는 나에게 아무 말도 없이 나를 번쩍 들어올렸다. 노인의 체격에서 나올 것 같지 않은 힘이었다. 나는 그의 힘에 놀라 그의 얼굴을 계속 쳐다보았다. 그는 나를 보고는 자신의 손자를 보듯이 나에게 웃어보였다. 나는 노인에게 안겨 가는 것이 어색해서 그만 그에게 내려 달라고 했다. 내려주면서 그는 내게 이름을 물어왔다. 나는 또다시 난관에 부딪히게 되었다. 내가 고민하고 있자 그 노인은 나를 부르더니 나에게 기억 상실증이 걸렸냐고 물었다.
“기억 상실증이오?”
“아마도 그런 것 같소 그전의 기억이 모두 없다면....... 그것이 확실할 듯싶은데. 그러면 내가 이름을 하나 지어 줄까?”
노인의 제안이 괜찮았기 때문에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흐음.....그렇다면.....아르스.....민.......아르스민이 좋겠구나.”
“아르스민?”
아르스민이라....... 나는 속으로 되새겨 보았다. 나에게 느껴져 오는 감이 좋았다.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그런데 할아버지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나의 물음에 노인은 잠시 고민하더니 나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마르크헤다라고 한단다.”
마르크헤다. 그것이 나에게 친절히 대해준 할아버지의 이름이었다. 나는 할아버지의 안내를 받아 식당으로 향했다. 그런데 갈수 록 이집의 정체가 수상스러워졌다. 식당이 집에 있어야 하는데 왜 밖에 있는지 나는 마르크헤다 할아버지를 따라 10여분을 걸어서 정원의 가운데에 그것도 호수의 가운데에 있는 식당에 도착했다. 식당으로 향하는 다리아래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물고기들이 보였다. 그리고 호수위에는 수초들이 보였고, 새들이 앉아있기도 했다. 호수는 맑고 투명해서 햇빛이 그대로 나에게 비쳐 왔다. 꽤 눈이 부셨다. 호수의 식당에 다다랐을 때 나는 아까 나를 간호 해주었던 레이나이드가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녀의 옆에는 귀족풍의 여인이 하나 앉아있었다. 그녀는 나를 보고는 싱긋 웃어보였다. 나는 머쓱해져서 그냥 뒤통수를 긁적댔다. 마르크헤다 할아버지의 안내로 식탁이라고 하기에는 좀 거대하고 긴 식탁에 앉았다. 레이나이드는 점잔하게 냅킨으로 입을 닦더니 그 옆의 여인에게 뭐라고 하더니 저택 쪽으로 다리를 건너 가버렸다. 나는 머쓱 한대로 마르크헤다 할아버지가 앉으라는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그 귀족풍의 여인이 나에게 말을 걸어 왔다.
“상처는 좀 어때요? 레이나이드의 말로는 많이 좋아졌다고 하던데.”
“예. 많이 괜찮아 졌습니다.”
그녀는 냅킨으로 자신의 입을 닦고는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내옆의 자리에 앉았다. 그녀가 자리를 옮기자 마르크헤다 할아버지가 얼른 의자를 끌어서 의자를 내었다. 어차피 거대한 식탁이었으니 말하기도 불편하거니와 자리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내 옆에는 그 아나르네 후작부인이라는 분이 앉게 되었다.
“이곳은 호수를 보기가 참 좋죠?”
나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왜냐하면 내 앞에 차려진 맛있는 음식들이 나의 후각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아나르네 부인은 내가 고개를 끄덕인 것을 보고 나에게 넌지시 말했다.
“이곳의 호수를 보기가 좋다면 이곳에 살아도 되요.”
하마터면 입으로 들어간 음식이 바깥으로 나갈 뻔 했다. 고급스러운 음식들인데 위장과 인사도 못한 채로 밖으로 나가는 것이 그랬던지 입이 막아주었다. 나는 아나르네 후작부인의 엉뚱한 질문에 반문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그녀는 수심 깊은 얼굴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벌써 5년이나 되었네. 아무튼 5년전에 이곳에 제 남편이 콜로세움에서 암살을 당했어요. 정체도 모를 암살자였는데....... 그래서 나는 남편을 잃었지요. 그 덕에 저는 미망인이 되어버렸죠. 그 후로 나는 콜로세움에 끌려온 어린 노예들은 대부분 이쪽 아나르네 가문의 힘을 빌려 대부분을 구하려고 노력해요.”
‘무슨 소린지....... 우선 음식이나 먹고 보자.’
난 한귀로 흘려보내며 음식을 먹었다. 그런데 먹다보니 음식의 양이 좀 적은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을 더 먹고 싶어도 아나르네 후작부인의 얼굴을 보고나니 더 먹을 생각이 들지 않았다. 후작부인의 얼굴의 눈가에는 이슬같이 눈물이 고여 있었다. 내가 들은 것은 그녀의 마지막 한마디였다.
“그러니 내 아들이 되어 줄 수 있니?”
‘아들?’
이집에서 살라는 소리구나 아까 그 뜬구름 잡는 듯한 소리들은 그걸 말하는 거였고. 흐음........ 이집에서는 살만하겠는걸.
“네”
나의 대답이 끝나자마자 아나르네 후작부인은 나를 껴안아 주셨다. 그리고는 내 머리위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셨다. 하지만 두 가지 잊으신 것은 방금 생긴 양아들을 질식사 시킬 뻔한 것과 왼손의 상처가 손톱에 긁혀서 곪아버렸다는 사실이다.
아무튼 난 그날 부로 그 집에서 사는 것이 되었다. 후작부인은 나를 놓아 주시고는 나의 양어깨를 잡고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고맙다......... ”
그리고는 손수건을 꺼내어 눈물을 닦으셨다. 그리고는 마르크헤다 할아버지를 불러서 뭐라고 소곤거렸더니 마르크헤다 할아버지가 저택 쪽으로 발길을 돌려갔다. 아나르네 후작부인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내 어머니가 되신 분은 나에게 고개를 돌리시더니 눈물이 아직 다 닦이지 않은 채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말씀하셨다.
“그런데 아들아 난 네 이름을 뭔지 모르니 네 이름을 좀 가르쳐 주겠니?”
아까 마르크헤다 할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 있지.
“아르스민이요.”
내 새어머니는 몇 번 발음을 해보시더니 다시 나에게 말씀하셨다.
“그럼 나이는 몇이니?”
내 나이가 몇이더라....... 몇이었지.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대충18이라고 대답을 하였다.
그러자 새 어머니는 뭔가를 계산 하시더니 나에게 뭔가를 말해 주셨다.
“아르스민, 이제 네 누나가 곧 이리로 올 거야. 곧 있으면 올 네 누나는 나와 같이 대해야 한다. 알겠지?”
나는 착한 어린이처럼 대답했다.
“네.”
그때 마르크헤다 할아버지와 레이나이드가 식당으로 들어섰다. 나는 내 곁으로 온 마르크헤다 할아버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저기요. 제 누나가 있다면서요. 그게 누군가요?”
마르크헤다 할아버지는 노인만의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다시 작은 소리로 말해주었다.
“저기 레이나이드는 너와 비슷한 사정으로 이집에 후작부인의 수양딸로 살고 있는 아이지. 누나라면 너는 아직 나이 스물이 안 된 모양이구나. 레이나이드는 너와 같은 또래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스물이 넘었단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후작부인의 옆에 앉아있는 레이나이드를 보았다. 그녀는 나를 보고는 싱긋 웃고는 나에게 다가와 말했다.
“이름도 모르는 바보가 내 동생이 되었구나. 이제 네 이름을 말해 줄 수 있겠지?”
나는 레이나이드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내 이름은 아르스민이야.”
레이나이드 누나는 다시 한번 웃어 보이고는 나에게 말했다.
“아르스민이라 좋은데. 새로운 뜻이라고 해석 되는 건가? 아무튼 이제 한집에 살게 되었으니 서로에 대해 잘 알아야겠지. 그런데 난 아직까지 너에 대해 잘 모르고 있으니. 네가 너에 대해 설명해줄래?”
“레이나이드의 말이 맞다 얘야. 이제 정식으로 가족이 된 것이니 서로에 대해 잘 알아 두어야겠지.”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그런 내 모습을 보던 마르크헤다 할아버지가 내 옆으로 다가서서는 새 어머니와 새로 생긴 누나에게 설명해주었다.
“아까 식당으로 데리고 오면서 몇 마디를 나누었었는데........ 이 아이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까 제가 이름을 지어준 것입니다.”
마르크헤다 할아버지의 말에 놀란 것은 후작부인이었다.
“그게 정말이오. 마르크헤다 할아범?”
마르크헤다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였다.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본인이 아무것도 기억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나도 덩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후작부인은 다시금 눈물을 흘리셨고 레이나이드 누나도 나를 불쌍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후작부인 즉 내 새 어머니께서는 나를 다시 껴안고는 내 머리를 어루만지며 이런 말들을 하셨다.
“노예로 팔린 것도 불쌍한데 어떻게 기억상실증까지........”
잠시 후 마르크헤다 할아버지의 사태수습으로 내 새 어머니는 도도한 모습을 갖추셨고 레이나이드 누나는 나에게 저택을 안내해 주라는 어머니의 새로운 명령이 떨어졌다. 레이나이드 누나는 나를 돌아보고는 나에게 아까와 같은 말투로 나에게 말했다.
“어서 따라와 저택을 구경하려면 어서 가자고.”
내가 이집사람들에게서 느낀 감정은 이것이다.
‘이곳은 정말 평화로운 곳이구나....... 옛날의 그곳이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