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극단초점 렌즈 프로젝터가 뭐야?
Ultra-short focus projectors (극단초점 렌즈 프로젝터)라는 게 있습니다. 보통 일반적인 프로젝터에서 80인치, 또는 100인치 이상의 화면을 쏘기 위해서는 최소 3~4미터 이상의 거리가 필요합니다. 보통 화면 가까이에 프로젝터를 몰아세우면 초점이 맞지 않지요. 이는 적당한 수준의 투사 거리를 필요로 하는 기존 렌즈 구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투사 거리를 극한으로 줄이기 위해 단초점렌즈를 적극적으로 채택한 제품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보통 1m 이내에서 50~60인치 이상의 대형 화면을 투사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스크린과 프로젝터 사이의 투사 거리가 짧아지면 어떤 것이 가능할까요? 공간이 좁은 곳에서 프로젝터를 손쉽게 활용하기 쉬워집니다. 또한 프로젝터를 보다 화면 가까이 배치할 수 있어 공간 확보로 인해 발생하는 부수적인 문제들도 해결이 됩니다. 움직이는 물체 또는 사람이 프로젝터 화면을 가린다거나 프로젝터 램프로 인한 눈부심이 적어집니다.
2. 어떤 제품이 잘나가는 거야?
최근 출시된 극단초점 프로젝터 중에서는 Epson EMP-400W , Optoma EX525ST , BenQ MP771를 주요 비교 모델로 삼습니다.
엡손 EMP-400W은 IFA 0.65m 거리에서 60인치 이상의 영상을 재생할 수 있습니다. 10W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고, 28db로 저소음이며, 예열 시간은 5초 이내입니다. 램프 밝기가 1800 안시루멘이라는 점이 경쟁 제품에 비해 다소 단점입니다.
벤큐 MP771라는 모델도 단초점 렌즈를 사용했습니다. 1m 거리에서 최대 74인치 주사가 가능합니다. 특히 MP771은 3000 안시루멘으로 경쟁 제품에서 가장 밝은 편이고, 2000:1명암비 등을 구현했습니다.
옵토마 EX525ST 모델은 오늘 소개할 제품입니다. 1m거리에서 최대 82인치의 화면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투사비율 0.6:1 렌즈의 장착으로 기존의 프로젝터보다 2/3의 거리면 됩니다. 밝기는 2500 안시루멘. 명암비도 2200:1에 달합니다. TrueVivid라는 화면 보정기술을 채택했고, 8W 스피커를 내장하고 있습니다. 무게는 4.3kg입니다.
3. 극단초점 프로젝터, 살 가치가 있는거야?
여기서 극단초점 프로젝터의 활용 방식에 대해 다시 짚어 봅시다. 일반 가정에서, 또는 좁은 사무실에서 최소 2~3m 공간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스크린 대용으로 쓸 만한 넓은 벽은 있지만 투사 거리가 확보가 되지 않은 것이 문제입니다. 실제로 제가 살고 있는 집 역시 방만 2개 있을 뿐 거실이란 것이 별도도 없기 때문에 프로젝터 투사라는 건 꿈도 꾸지 못할 사치였습니다.
그런데 극단초점 렌즈를 채택한 프로젝터들은 매우 적은 공간에서도 프로젝터 효율을 극대화시켜 줍니다. 아래에서 소개하게 될 옵토마 제품의 경우 최소 50㎝에서 최대 3.7m까지 투사 거리를 지원해, 만성적인 공간 부족에 시달리거나 기형적인 투사 공간을 유지하고 있는 교실 및 비즈니스 회의실, 일반 가정의 거실 등에서 활용하면 적당합니다.
4. 옵토마 9월 출시작, 따끈한 샘플을 받아보다
옵토마에서 극단초점 렌즈를 채택한 프로젝터를 한 번 테스트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받은 것은 두 번째였습니다. 처음에는 기업용 제품을 제시하신 뒤, “리뷰로서 적당하다”고 하시더군요. 일반인들이 기업용 제품을 살 까닭이 없을 터. 그래서 저는 “아무래도 이런 건 소개해 봐야 블로거들에게 가치 있는 정보를 전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그 보다도 저는 요즘 보다 비좁고 열악한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해 호기심이 컸습니다. 최근 품질은 조악하지만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휴대용 LED 프로젝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옵토마가 최근 내 놓은 투사거리가 극히 짧은 극단초점 프로젝터라는 재미있는 제품군을 알게 됐고, 현실적으로 가장 적당한 대안 리뷰로 낙점했습니다. 아래에서 덧붙이겠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리뷰 비용은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다른 분들과달리 저는 원래 '유료' 리뷰는 안 합니다^^) 대신 극단초점 프로젝터에 대해 좀더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 블로거들이 혜댁을 받을 수 있도록 무료로 드릴 선물을 좀 마련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더니, 옵토마 본사에서 별도로 제작한 파커 볼펜 기념품을 한아름 안겨 주시더군요, 아! 개념충만한 분들이시여~ 이젠 대여받은 프로젝터를 신나게 써볼 일만 남았네요^^
박스에서 막 꺼낸 뒤 한컷!
프로젝터 본체
주요 구성품들.
상단 버튼 부
수동 포커스 링
후면 입출력 단자와 좌측 하단 전원 단자.
바닥 부분. 높낮이를 조절하는 받침과 좌측 하단에 켄싱텅 락도 보인다.
EX525ST 모델.
렌즈 캡 연결부.
렌즈 캡을 떼기 전 전면. 화면 왼쪽은 통풍구.
이게 바로 그... 초점거리를 확 줄이는데 공헌한 '단초점 렌즈'. 기술을 발전이란 정말 대단합니다!
5. EX525ST는 어떤 제품?
◆투사거리가 열악해도 = 전세계 DLP 프로젝터 1위 브랜드라고 강조(?)하고 있는 옵토마(아시아 대표 테리 쿼-Telly Kuo,
http://www.optoma.com )가 지난 9월 내 놓은 투사비율 0.6:1 단초점렌즈 탑재 제품이 EX525ST입니다. 1m의 짧은 거리에서 82인치의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기존제품의 투사거리보다 약 2/3이 짧아 졌습니다. 투사에 사용된 단초점 렌즈는 F# 2.59, f = 6.97mm 고정렌즈로 디지털 줌 기능을 구현하면 0.8x - 2x입니다. 물론 초점 링을 통한 ‘수동 포커스’를 사용해야 합니다. 가용 영상 크기는 최소 투사거리 50cm에서 시작 하는데, 41인치~303.5인치까지 구현할 수 있습니다.
◆스크린이 열악해도 = 게다가 칠판 모드, 교실 모드 등 흰색 바탕이 아닌 배경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설정 모드가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공간이 좁고, 스크린 품질도 매우 열악한 상황에서도 대형 화면을 볼 수 있게 된 셈이지요.
◆빛가림이 열악해도 = EX525ST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사의 0.55인치 DarkChip2 DMD칩을 탑재했고, 밝기는 2500 안시루멘입니다. 명암비는 2200:1. 극단적으로 밝은 제품은 아닙니다만, 이 정도라면 그냥 “약간 어둡다”고 느낄 정도의 공간에서도 매우 선명한 화면을 보여줍니다. 빛을 가리기 어려운 공간에서도 효과적입니다. 또한 옵토마 영상처리기술인 TrueVivid라는 것도 이미지를 보정하는데 한 몫을 합니다.
◆멀티미디어가 열악해도 = 2~3년 내에 출시되는 프로젝터들에는 스키퍼가 내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력이 10W가 넘는 제품을 내 놓은 경우도 있지만, 단초점 렌즈는 지나치게 출력의 높낮이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왜냐하면 좁은 공간에서 사용하는 것이 주목적이기 때문이죠. 옵토마의 스피커는 8W입니다. 또한 HDTV 및 와이드 스크린 노트북을 지원합니다.
기타 이 제품의 주요 스펙을 살펴보면, 크기는 33.9 x 27.6 x 12.2 cm입니다. 무게는 4.3 Kg, 소음은 일반모드 에서 28 dB입니다. 말 그대로 일반 모드일 뿐이고, 실제 사용 시에는 약간 소음이 더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좁은 공간에서 활용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냉각 팬 소리가 주로 들립니다) 일반 해상도 XGA (1024 x 768), 최대 해상도 UXGA (1600 x 1200) 60Hz입니다.
알려진 공식 자료의 값은 무려 180만원. 개인이 구입하기에는 여전히 부담입니다만, 투사 거리가 매우 짧아 활용하는 방식에 따라 효율이 극과 극이 될 제품입니다. 공간 절약형인 만큼 주로 사용할 대상이 명확하기 때문에 상당수 단점들이 자연스럽게 가려지더군요.
6. 좁은 공간을 일부러 구현해 테스트를 하다
약 1m 급 투사 거리를 만들어 매우 좁은 공간을 실제 구현해 보았습니다. 강남에 있는 모 토론 카페인데, 가장 작은 방은 2~3명이 들어가기에도 벅찬 공간입니다. 이 곳을 빌린 뒤 넷북과 연결해 영화 감상을 시도했습니다.
공간이 어찌나 좁던지, 두 사람 들어가기에도 벅찬 공간이더군요. 예상보다 좁은 공간 때문에 당황했습니다. 과연 프로젝터를 쏠 여유가 있을지도 의문인 상황. 좁은 공간에 16:9로 쫙~ 펼쳐지는 화면은 무척 시원하고 볼만 했습니다. 16:9는 화면이 약간 작지만, 4:3으로 출력 모드를 바꾸면 80인치 대형 스크린이 코앞에 펼쳐집니다. (위 사진 참고)
영화는 2008년 출시 작품인 '혈크'를 시청해 봤습니다. 위 사진은 리사이즈 이외에는 전혀 보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실제 이 공간은 사진에 나타난 것 보다 훨씬 밝았고, 별도의 스크린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색 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대중 콘텐츠로는 플래시 영상을 시청했는데, TV를 보는 듯한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보통 기존 프로젝터를 오래 주시하면 눈이 쉽게 피로해지거나 화질의 저하를 체감하게 되는데, 최근 DLP 제품들은 그런 단점들이 많이 보정됐다고 봐야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팬 소리만 없었다면 좁은 공간에서 투사되는 화면만 봤을 때 프로젝터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OSD 언어는 22가지 선택이 가능하며, 한국어 역시 지원합니다.
이미지 설정 옵션들.
디스플레이 고급 설정에서는 각 환경에 맞게 자동 프리셋이 제공됩니다.
디스플레이 설정 모드.
특히 포멧 메뉴에서 화면 비율을 설정하면 출력 영상물의 형태에 맞게 자유롭게 맞출 수 있습니다. 현재 16:9 화면에서 윈도 화면으로 바꿔 화면이 커진 상황입니다.
기타 프로젝터 기본 옵션들을 설정할 수 있는 OSD 메뉴.
7. 또 어떤 활용 방법이 있을까? (댓글 이벤트 고고고~)
이렇게 극단초점 제품을 살펴봤습니다. 1m 이내 좁은 공간에서 쏘는 프로젝터들... 어떤 활용 방법이 있을까요? 공간 확보가 어려울 수 밖에 없는 곳은 어떤 곳이 있을까요? 아니면 그 반대로 초점 거리가 짧아서 발생하는 옵토마 제품의 단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 마디 하고 싶은 분들, 손가락 끝이 근질근질하신가요?
자, 이쯤에서 오랜 만에 댓글 이벤트 한번 합시다. 스폰서는 옵토마입니다. 여기에 떡이떡이가 우편료를 부담합니다.
옵토마 측에서 ITViewpoint.com 방문 블로거들을 직접 지원하고 싶다고 하셔서, 차마 프로젝터를 통째 기증하진 못하고(한 대 200만원에 육박하다 보니 ㅋㅋㅋ), 대신 고가의 '파커' 볼펜 정품을 20자루나 건네 주셨습니다. 어익쿠 감사해라~
댓글로 좋은 비평을 남겨 주신 분들을 대상으로 6분을 뽑아서 세 자루씩 보내드리겠습니다. 나머지 두 자루는 옵토마 리뷰 기념으로 꼭 드릴 분들이 있어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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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encafe.co.kr/shop/shopdetail.html?brandcode=080002000168&search=&sort=price 인가 봅니다. 정가는 한자루 1만원이 넘으니, 총 20만원 가량 되는 셈입니다.^^
댓글은 지금부터 16일(목) 오후(밤) 11시 50분까지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