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톡스 30회] 2026년 10월_'내가 버린 여자’_엔도슈사쿠
사랑하고 애정하는 북톡스 10월 모임에서는 엔도슈사쿠의 '내가 버린 여자'를 읽고 나눴습니다.
이날은 북톡스를 응원하고자 특별한 손님 김상진 과장 님이 왔습니다. 그래서 더욱 뜻깊은 하루였습니다.
*김상진(미남, 40대 후반, 서울인천 책사넷 우수회원_가양5종합사회복지관 과장)
📖 김상진 소감
[첫사랑과 찌질함의 기억]
요시오카 미쓰를 계속 떠올리고 마음의 짐을 안고 사는 이유는, '첫사랑'이자 찌질하고 연약했던 시절의 부끄러운 자화상이기 때문입니다. 미쓰가 마지막에 요시오카의 이름을 부른 것은 요시오카처럼 첫사랑이면서 동시에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었던 유일하고 절대적인 사랑 경험이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1950년대 일본에 관한 거대한 은유]
먼저 미쓰는 패망한 일본을 상징합니다. 세상에 버림받고 밑바닥까지 내려간 미쓰는 태평양 전쟁 패망 후 쪼그라든 당시 일본이 겹쳐 보입니다. 결국 한센 씨 병원으로 가게 된 미쓰는 도쿄라는 주류에서 산골 시골마을로 숨어들었다는 점에서 단절하고 외면하고 싶은 '과거의 일본'의 모습처럼 느껴집니다.
그에 반해 마리코는 부흥하는 다음 세대로 읽힙니다. 6.25 전쟁과 미국 지원을 통해 경제적으로 부흥하고 엑스포, 올림픽을 유치할 만큼 화려하게 일어선 일본의 번영 시대를 보여줍니다. 소설에서 요시오카는 미쓰를 철저히 하대하고 잊고 지낸 반면, 마리코에게는 어떻게든 잘 보여 결혼하고자 하죠. 지난 세대를 잊고 새로운 세대로 가고자 올인하는 일본의 모습과 같습니다.
요시오카는 무책임한 일본 국민처럼 보여요. 요시오카는 주사위를 던져 중요한 결정할 정도로 우유부단하고 성적 대상으로만 여성을 만날 만큼 이기적입니다. 국가의 폭력이나 시대의 흐름에 휩쓸려 타인을 방관하다가 나중에는 자신의 안위와 출세만을 챙기는 평범한 일본인의 표상 같습니다. 좀더 나가면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으로 이어지지요. 무책임함을 대변합니다.
[제목의 의미]
그날 버린 그 여자
지금쯤 어디서 살고 있을까?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가 알 바는 아니지만
이따금 가슴이 아파오네
그날 버린 그 여자
소설 제목이자 중요한 도구로 등장하는 노래 제목처럼 보이는 '내가 버린 여자'는 철저히 요시오카의 시점이죠. 출세와 안정을 위해 순진한 연인을 냉정하게 버린 비정한 이기심을 뜻하지만, 동시에 진정한 반성이나 사과 없이 "이따금 가슴이 아플 뿐"인 채로 살아가며 과거를 제대로 껴안지도 청산하지도 못하는 일본 사회의 위선을 꼬집습니다.
📖 장경호 소감
『내가 버린 여자』를 읽으며 인간의 본래적인 선함과 악함, 그리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을 생각했다.
요시오카의 이기심은 특별히 악한 사람만의 모습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의 욕망과 필요를 앞세우고, 때로는 상대에게 상처를 준다. 그러면서 죄의식을 느끼고 후회하지만, 또 다른 관계와 사랑 속에서 비슷한 이중성을 반복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인간은 본래 이기적인 존재일까. 아니면 그 이기심 속에서도 선함을 간직한 존재일까.
나 역시 요시오카를 비난하면서도 과거의 내 모습을 돌아보았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던 기억, 사랑이라고 믿었지만 결국 나 자신을 위한 선택이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그러나 인간의 모순이 반드시 이기심으로만 드러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미츠처럼 자신의 상처를 안고도 타인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모습에서 또 다른 인간의 본성을 발견했다.
어쩌면 인간의 선함과 악함은 고정된 본성이 아니라, 우리가 타인과 관계를 맺고 선택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드러나는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남긴 사람이면서 동시에 다른 누군가에게 위로와 사랑을 건네는 사람이기도 하다. 과거의 잘못을 지울 수는 없지만, 그 기억과 죄의식이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결국 이 작품은 내게 하나의 질문을 남겼다.
나는 누구에게 요시오카였으며, 누구에게 미츠였을까.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
[북톡스 29회] 2026년 9월_'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_하인리히 뵐
📖 김정현 소감
민음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게 된 소설이다. 언젠가 읽어보고 싶었는데 북톡스와 함께 읽게 되었다. 함께 책 읽을 수 있는 모임이 있음에 감사하다.
언론으로 인해 한 사람의 삶이 변화되는 것을 그린 소설이다. 언론은 진실보다는 신문, 잡지가 팔릴 수 있는 자극적인 이야기를 선호한다. 그리고 대중도 자극적인 이야기에만 반응한다고 느꼈다. 나중에 진실이 밝혀지더라도 진실은 자극에 묻혀버린다. 그 점이 참 안타깝다. 자극만 추구하는 세상에서 어느새 언론이 생겨난 이유가 변질되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다.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학생일 때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던 이야기 중에 후원에 관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후원을 받기 위해 영상 속에 못 사는 모습을 강조해서 보인다고 들었다. 잠깐의 모습으로 후원금은 많이 받을 수 있겠으나 그 후의 삶은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점을 보면서 사람을 돕고 관계를 생각하는 사회사업가는 어떻게 일하면 좋을지 생각하게 된다.
한 사람의 한 면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그 사람의 삶을 낙인 찍는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것. 이 소설 덕분에 다시 생각해본다.
[북톡스 28회] 2026년 8월_나는 고양이로소이다_나쓰메 소세키
📖 조아라 소감
1. 최근 영어 공부를 시작하고 싶어서 '듀ㅇㄹ고' 어플을 깔고, 한 일주일? 조금 안되게 회화 공부를 시작했다. 매년 반복하고 있는 일이지만, 이번에는 뭔가 잘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결과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 작심삼일이 작심칠일이 됐을 뿐. 그 사이 기술은 정교해져서 어플은 찾지 않는 주인에게 호소의 알림만 지속적으로 보낸다. 구샤미 선생의 모습을 상상해보며, 나도 나의 고양이들에게 저렇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올해가 끝나기 전에, 몰두하고 지속할 수 있는 '나의 일? 공부?'를 찾아보고 싶다.
2. 그저 집에 누워 있는 한량으로 보일 것 같다. 무엇인가 고민하고 걱정하지만, 실천하지는 않고 늘상 누워서 잠만 잔다. 자고 일어나서는, 자버린 자신을 후회하고 합리화하고 내일을 기약하며 결국 다시 눕는 모습이 우스울 것 같다. 물론 우리 고양이들(잠잠, 삼억)은 밖에 나가지 않고 본인들과 누워 잠을 자는 주인을 더 좋아하겠지만, 속으로는 '주인 또 저러네'라며 쯧쯧 혀를 찰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고양이에게 어떠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가? 우선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사냥놀이도 열심히, 밥 시간도 시간에 맞춰, 과제나 해야할 일도 미루지 않고! 내가 늘 누워있는 덕에 우리 고양이들도 누워있기만 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다. 책을 읽고 나니 우리 고양이들이 날 생각할 것을 생각하며, 조금 더 움직여보도록 해야겠다.
3. 최근에 어떤 영양제 몇 가지를 새롭게 먹기 시작했는데, 주의사항에 장이 예민한 사람은 식후에 먹으라고 되어 있었다. 나는 이 경고를 보지 못했고, 원래 다른 영양제를 먹은 시간에 추가해서 먹었다! 출근 전 빈 속으로 털어넣고 나왔다! 그 날은 월요일이었고, 차가 몹시 막혔으며, 원래보다 조금 늦게 나와서 마음이 아주 급했다. 집에서 복지관은 차로 10~15분 거리었고, 나는 아파트 출구에서 나와 복지관 방향으로 우회전 한 후 차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차는 거북이처럼 조심조심 앞으로 나아가는데, 그 순간! 배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최근에 교회를 안 가서 하나님이 나에게 시련을 주시는 것일까...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를 되뇌이고 기도하며 8시 56분?57분? 가량에 겨우 복지관에 도착하여, 출근을 먼저 찍을 것인가 화장실로 직행할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다행이 잠시 복통이 멎어 출근을 찍었던 에피소드가 생각났다. 그때는 식은땀이 절로 나는 분노의 질주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하찮고 재미있다. 다음에는 조금 더 일찍 나와야지. 하나님 감사합니다.
[북톡스 27회] 2026년 7월_싯다르타_헤르만헤세
📖 박서연 소감
1. 정말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인생 책이었다. 평소 인생이란 무엇일까, 삶을 통달할 수 있는, '진리'는 뭘까. 등등에 대한 생각을 하고 찾아나가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즐기는 편이었는데, 나의 언어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나의 궁금증이 다 정리된 백과사전 같은 느낌이어서, 읽는 내내 흥미롭고, 시원하고, 재미있었다. 문장 하나하나를 기억하고 놓치고 싶지 않았다.
책 속 인물 중 나는 고딘바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뭔가 깨닫고 싶은데, 스스로 할 자신은 없고 지인으로부터 알게 된 것들을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모습이 내 모습과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원하는 바에 다다른 것은 경험하기를 무서워하지 않고 내 삶을 개척해간 싯다르타가 아닐까? 성공이든 아니든 그때그때 자신의 마음이 무엇인지 귀 기울이고, 깨닫고, 행동으로 옮기는 싯다르타의 삶과 같은 삶도 경험해보고 싶다.
최근, 내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잘 듣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내 마음이 투영된 소감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책을 읽고 다시 다짐했다. '지금여기서연, 내 인생을 살자!'
2. 내게 강물같은 존재는 '하나님'이다.
좋은 일이 있을 땐 덕분이라 생각하고,
슬픈 일이 있을 땐, 고난 속에서 하나님을 찾고 의지해가도록 훈련시키는 과정이며 이겨낼 수 있도록 함께해주신다 생각하면
큰 흔들림 없이, 평안함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어 좋다~.~
3. 진실은 승리한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미남, 40대 후반, 서울인천 책사넷 우수회원_가양5종합사회복지관 과장 (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