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산행] ☆… 속리산 묘봉(妙峰)의 암릉 길에서…(2)

[호산아]

[6월-새재사랑산악회] ☆… 속리산 묘봉(妙峰)의 절경(絶景)…(2012.06.17) (2)

* [산행] 경상북도 상주시 화북면 운흥1리 두부마을(10:20)→ 논밭길→ 진터골(오름길)→ 안부→ 상모봉(772m)→ 통천문→ 비로봉(830m)→ 안부(돌탑)→ 굴바위(개구멍)→ (신정리 이정표) 상학봉(862m)→ 개구멍→ 855m고지-(안부, 삼거리 암릉표지석)→ 묘봉(874m) [조망]→ 북가치(여적암-미타사)→ 묘봉 두부마을 갈림길→ 미타사 임도→ 운흥2리(상주 화북초등학교 용화분교)

▶ 유월의 싱그러운 숲길을 따라 오르는 산길

☆… 오늘 속리산 묘봉의 산행 들머리는 경상북도 상주시 화북면 운흥1리, 속칭 ‘묘봉두부마을’이다. 차에서 내리니 멀리 토끼봉, 상학봉, 묘봉의 청산 너울이 눈에 들어왔다. 날씨는 화창하고 햇살은 뜨거웠다. 기온이 30℃를 상회하는 더운 날씨, 아침부터 더운 열기가 숨을 들이쳤다. 요사이 온 나라가 연일 가뭄으로 인해 대지(大地)는 목이 말라있고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의 가슴이 쩍쩍 갈라지고 있는 형편이다. 나라의 덕이 없음인가. 큰 걱정이다!

☆… 오전 10시 20분, 우리가 오를 산을 배경으로 해서 전체 기념사진을 찍고 산행에 돌입했다. 몇몇 대원들을 제외하고 40명의 대원이 열을 이루어 산길에 들어섰다. 오늘은 산길이 다소 험난함으로 우복 대장과 김화영 가이드가 선두에서 안전하게 길을 열어가고 베토벤 유형상과 김동순 부대장이 후미를 아우르기로 했다. 산의 초입, 마을에서 가까운 벼가 자라는 연도의 논에는 물이 없어 바닥을 드러냈고, 산밑의 밭에는 가뭄에 맥이 빠진 작물들이 고전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금방 산의 수림 속으로 들어갔다. 숲은 그늘이다. 길은 따가운 햇살을 가려주는 서늘한 녹음 속으로 난 흙길이었다. 물이 없는 두어 개의 작은 계곡을 지나 본격적인 오름길로 접어들었다. 아무리 가물어도 산속의 나무들은 제철을 만난 듯이 싱그러운 녹색의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숲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생명체의 표상이었다. 본격적으로 산릉으로 오르는 길에 접어들었다. ‘진터골’ 계곡을 끼고 올라가는 산록으로 난 등산로이다. 오늘은 몇 팀의 다른 산악회에 온 사람들도 많았다. 원시림의 조용한 산길은 구가구간 복잡했지만 자연스럽게 줄을 이루며 산을 오른다. 뜨거운 숨결이 쏟아지고, 진한 땀이 쏟아졌다.

▶ 안부에서 비로봉까지의 암릉 길

☆… 오전 11시 정각, 오늘 산행의 주능선의 안부에 도착했다. 안부의 오른쪽은 할목고개[→3km]-미남봉에서 올라오는 능선길이고, 왼쪽으로는 우리가 산행 목표로 삼은 상학봉[→1.9km]-묘봉[2.9km]으로 가는 능선이다. 안부에서 잠시 숨결을 고른 뒤 산행을 계속했다. 우리가 진행하는 산길은 주맥 문장대에서 갈라져 나온 속리산의 지맥으로 관음봉을 거쳐 서쪽으로 뻗은 산릉이다. 속리산은 산 전체가 바위로 이루어진 산이므로 이 능선도 암벽과 암반 그리고 기암으로 이루어진 바위 능선이다. 숲으로 난 길을 따라 10여 분 정도 전진하여 10여 미터높이의 바위 슬라브를 차고 올랐다. 높은 곳에 올라서니 나무 사이로 우리가 올라온 산의 계곡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맑은 하늘, 높이 퍼져 있는 하얀 구름… 온 산의 맑은 정기가 몸에 스며들어온다. 간간히 부는 바람결도 상큼한 맛이 있다.

☆… 거대한 바위덩어리 몇 개가 엉겨있는 형상의 상모봉(772m)을 돌아서 다시 약간의 내림길을 거치고 나서 바윗길을 타고 오른다. 얼마간의 바윗길을 오르내리는 가운데 곳곳에 솟은 기암과 암반이 절묘하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있거나 바위 주변에 장대한 몸채를 세우고 있는 우아한 소나무의 위용이 조화를 이루면서 특유의 비경을 보여주고 있다. 돌출한 바위 봉우리에 올라 돌아보니 우리가 지나온 상모봉과 그 옆에 토기봉이 나란히 솟아 있다. 청산의 수림 위에 용출한 암봉들은 그 주위의 갖가지 형상의 나무와 어울려 싱그러운 진경을 보여 준다. 아름다운 산봉을 배경으로 하여 삼삼오오, 생기가 넘치는 대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비로봉은 깎아서 세운 듯한 바위 절벽이 거대한 산봉을 이루며 솟아있는 봉우리이다. 우선 그 앞의 절벽 슬라브를 오르기 위해서는 20여 미터가 넘는 바위를 타고 올라야 한다. 거기에는 고정 자일 설치되어 있으나 여러 단체 산악회에서 온 사람들로 인해 많은 지체를 보여주었다. 우리의 화영 가이드가 개인적으로 준비해 온 보조 자일을 설치하여 우리 대원들은 순연히 오르게 도와주었다. 앞에 오른 남자 대원들도 여자 대원들의 등반을 도와주는 모습이 동지적 우애를 실감하게 했다. 암반 위에 올라서니 사방이 탁 트여 산의 전모가 한 눈에 들어왔다. 유월의 햇살이 유난히 눈부시다. 암봉에 오른 대원들의 호연지기가 창창한 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 좁은 바위 구멍, 소위 ‘개구멍’을 통과하는 길목에서

☆… 다시 내림길 돌탑이 있는 안부를 지나고 난 뒤 다시 가파른 바위를 타고 오르고 거기에 굴바위를 통과했다. 길은 외줄기, 바위 사이를 통과해야 한다. 소위 ‘개구멍’이라는 좁은 바위틈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많아 시간이 많이 지체 되었다. 가파른 절벽길이 위태롭기도 하지만 뜨거운 햇살 아래 많은 사람 속에서, 그 개구멍을 통과하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일은 많은 인내력을 요구했다. 우리 새재 산우들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어는 한 사람 불평하지 않고 묵묵히 기다리는 모습이 참으로 성숙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 사이 다른 산악회의 남녀 두 사람이 기다리는 대열을 앞질러 너럭바위 위에 서서 중간에 끼어들 기회를 엿보다가 우리 김의락 총무에게 점잖은 충고를 들었다. 그런데 그는 끼어들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고 강변했다. 잠시 앞에 있는 넓은 곳에서 기다린다는 것이다. 한참 지난 후 그는 바위 사이의 굴이 아니라 그 위로 난 길을 차고 오르려고 했다. 굴 위의 자일을 잡고 올라가는 그 길은 굴을 지나자마자 사다리로 타고 다시 굴길로 내려오는 길이므로 결국 새치기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호산아 고문이 호통을 쳤다. 기다리는 고충은 다 마찬가지가 아닌가. 외길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데 자기만 앞질러 가겠다고 뛰어다니는 게 말이 되는 일인가. 이렇게 잠시 뜨거운 말이 던져지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순수 자연인 산에서도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이 맨살을 드러내는 일은 참 보기에 민망한 것이다. 이곳에서 거의 30분 이상이 소요되었다.

굴을 통과하고 나서 20m 정도의 깎아지른 절벽, 거기에도 고정 자일이 하나밖에 없어 화영 가이드가 보조 자일을 설치하여 대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호산아 고문은 절벽을 처음 타는 여성대원들 위하여 자일을 잡고 암벽을 오르내리는 방법을 설명해 주었다. ‘자일을 잡을 때는 손바닥을 아래로 자일을 단단히 움켜잡고 온몸은 곧추 세운다. 몸이 암벽과 수직을 이루면 아주 안정감이 있다. 그리고 발 놓을 자리를 살펴 한 발 한 발 번갈아가며 내딛고 자일을 잡은 손도 차례로 번갈아가며 잡는 요령이다.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오르거나 내려오면 암벽을 타는 쏠쏠한 재미를 만끽할 수가 있다.’

▶ 미끈한 바위 상학봉과 숲속의 점심, 그리고 기암을 오르내리는 암릉 길

☆… 가파르게 오르내리는 암봉의 옆을 지나 좁은 안부에 이르렀다. ‘신정리’로 내려가는 이정표가 있는 지점, 그 고개를 차고 오르니 거대한 암봉이 눈앞을 우뚝 솟아 있다. 여기가 바로 속리산의 백학(白鶴)이 올라와 살았다는 상학봉(上鶴峰, 862m)이다. 오후 1시 34분이었다. 시간이 많이 지났다. 두어 개의 개구멍을 통과하느라고 기다리는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이다. 서울에서 이른 시간(07:30)에 출발하는 고로 아침식사를 아침 6시 경에 하였으므로 모두들 매우 시장한 상태이다. 원래 점심식사는 묘봉을 지나서 안부인 복가치에서 하기로 했으나, 우복 대장이 결단을 내렸다. 오후 1시 50분, 상학봉을 지나고 나서 바람결이 선선한 숲 속에 자리를 잡고 식사를 했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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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의 얼굴에 웃음이 한가득 행복한 산행에 즐거움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