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에 회사채 만기 몰려
주요 대기업 '4월 유동성 위기설'
유통. 정유업계도 자금경색 우려
"정부(국책은행)가 항공사 채권 발행 때 지급보증을 해달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 등 5개 국적 항공사는 20일 정부에 이 같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항공업게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자체 신용만으로는 채권 발행이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5000억원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6000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증권(ABS.기업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 발행을 추진 중이다. 이자율을 높여도 보증 없이는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려워,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을 담보로 잡히고 돈을 조달하는 것이다.
매달 30억원 적자를 보는 신생 저비용 항공사( LCC)플라이강원은 신주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다. 이스타항공은 자금난으로 직원들 국민연금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난은 항공업에 국한하지 않는다. 재계에서는 '4월 유동성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19일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에 신용등급 철회를 요청했다. 신용평가 기관의 등급은 회사채 발행 때 금리 결정의 기준이 된다. 롯데쇼핑은 "달러 채권 발행 계획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업계에선 "신용등급 강등을 우려해 철회한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마트의 '무디스'신용등급은 투자 주의 등급인 'Ba1'이다.
유가 하락으로 재고 평가손실짜지 떠안게 된 정유업계 등도 자금 경색을 우려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에 만기 회사채를 대출로 전환해달라고 요청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4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국내 회사채 규모는 6조5495억원에 달한다. 30대 그룹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금융 당국이 나서 은행들이 다소 자격이 미달되는 기업에도 돈을 빌려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대기업이 줄도산하는 제2의 IMF사태가 터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