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야기는 확인 가능한 이야기와 그렇지 않은 이야기들이 섞여 있습니다만,
보잉과 에어버스 중 한쪽 편을 들기 위해서 쓰는 글이 아니라, 최대한 중립적으로 글을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요약
1.A330MRTT가 급유량,수송량이 더 많은데도 가격이 저렴할 가능성이 있다.
2.MRTT가 급유량이 더 작다고 하는 의견이 있음. 이것은 운용 방식에 따라 달라짐.
3.KC-46A는 미 공군과의 호환성이 훌륭하고 제작사가 붐 방식 급유의 경험이 풍부함.
4.공군기지에서 운용할 것이기 때문에 운용시설 공사가 필요함.
5.A330MRTT의 정비는 F-15K 방식, KC-46A는 F-35 방식 정비.
6.양 기종의 장단점이 명확하므로, 둘 다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바랍니다.
1. 최근 공중급유기 사업의 가장 큰 논란은 A330의 붐과 KC-46의 가격입니다.
KC-46은 원래 KC-767 이나 A330MRTT와 달리 기존 여객기를 대규모 개조한 기체로, 신규개발에 가깝습니다.
http://www.bizjournals.com/washington/blog/fedbiz_daily/2014/03/is-boeing-tanker-program-1-billion-over-budget.html
개발비가 58억 달러가 들었다는데, 이 정도 개발비면 역사상 공중급유기 개발비용 중 최고점을 찍고, A330 이나 KC-767의 수배(열배?) 가 넘는 개발비를 들인 기체입니다.
물론 KC-46의 원 모델인 KC-767의 경우 A330MRTT 보다 저렴했지만, 개발비도 많이 들고 기체 개조비용도 비싸기 때문에, 몇몇 전문가들은 KC-46이 A330MRTT보다 가격이 더 비쌀 것으로 예측하는 바입니다.
KC-46의 지금 가격은 대당 2억9천만 달러 인데, A330MRTT는 국가와 소스에 2억천2백만 달러로도
보도된 바 있기 때문이지요.
http://www.flightglobal.com/news/articles/airbus-military-offers-canberra-a-sixth-a330-mrtt-369309/
그래서 요즘 급유기 논란의 가장 큰 문제는 더 대형 급유기가 더 싸게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KC-46A가 선택된다면 작고 비싼걸 왜 샀냐는 여론의 항의가 빗발칠 가능성이 있지요.
기본적으로 KC-46은 A330보다 작은 기체로서, 항속거리, 탑재 중량의 차이가 매우 큽니다.
A330MRTT가 51만4천 파운드, KC-46A가 41만 5천 파운드니까 딱 10만 파운드 차이가 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연료 탑재량은 A330MRTT가 24만5천 파운드, KC-46A가 21만 2천 파운드니까
3만 파운드 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만,
3만 파운드면 무게로 치면 13.6톤 차이를 작다고 하긴 힘들죠.
2.그런데, 며칠 전 논쟁에서처럼 "A330이 기름을 더 먹기 때문에" 실제 급유량은
KC-46A가 더 크다는 주장이 실제로 있고, 공군 내부에서도 그런 의견이 존재합니다.
더 대형 기체니까 급유기가 자체 소모하는 연료량이 많다는 뜻인데요.
공군 측 자료에서는 공중급유기가 이륙 후 500nm 에 떠서 공중급유를 하면,
KC-46A는 최대 15만 파운드, A330MRTT는 13만2천 파운드의 연료를
급유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정확한 조건이 제시되지 않기 때문에 말하기 힘들지만,
아무튼 "연료를 더 싣고도 남에게 줄 수 있는게 작은",
KC-46a가 연료를 더 많이 줄 수 있는 상황은 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A330MRTT는 이에 대해서 1.장거리 원정작전에서는 330이 더 유리하며
2.설사 46이 우세한 상황이 있더라도 그 차이는 미미하다 는 것이 대답이지만,
사실 330은 계속 46보다 큰 대형기체라는 점을 강조했기 때문에
보잉 측의 주장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KC-46A는 사실 기존 767 비행기 형상에 주익을 완전히 교체한(크게 늘린)
모험적인 개조개발을 했는데요, (사실상 신규기체 개발 수준)
개발비가 많이 들어갔지만 주익을 교체해서 연료 소모율을 낮춰
실제 급유량을 늘린 효과가 있었던 것이지요.
다만, 그럼에도 A330MRTT가 KC-46A보다 높은 성능을 가진 부분은 여전히 있습니다.
첫째, 단시간에 많은 급유임무보다, 초장거리 작전 지원에 적합합니다.
장거리 비행능력 자체가 탁월하기 때문에, KC-46A가 두 대로 투입해야 할 급유임무를,
한대의 급유기로 해결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A330이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초장거리 광동체 여객기라는 점을 십분 활용한 것이지요.
둘째, 급유 임무와 화물수송 임무를 동시에 하는 "멀티롤 지원" 임무에 적합합니다.
A330MRTT는 기본적으로 모든 급유임무 시, 화물도 같이 수송할 것을 감안해서 만들어 졌습니다.
이것은 현대의 공중급유 임무가 장거리 원정작전에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즉, A330MRTT 가 4대를 한번에 동원한다면, 추가 수송기 없이 F-15K 두 개 편대의 장거리 급유,
F-15K의 수리부속 및 무장, 정비사와 지상요원까지 한 번에 수송한 다음 다국적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A330MRTT의 크기가 커서, 급유량을 만재하고도 화물 탑재능력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A330 민간용 화물기의 수송량 만큼, 공중급유를 하며 수송 가능합니다.)
3.KC-46A 은 A330MRTT의 장점에 대해서, 미 공군이 사용하는 기체라는 점을 특히 강조합니다.
상호 운용성이라는 것인데요. 실제로 영국과 호주는 미국의 강한 우방이지만,
그 나라들은 기본적으로 미 해군 방식(호스 앤 드래그) 을 사용하는 기체지,
미 공군 방식(프로브)를 사용하는 기체들이 아닙니다.
미 공군 방식은 사실 미 공군만 쓰는 방식이라고 봐도 무방하거든요.
따라서, 60년 넘게 프로브 방식을 사용하는 기체를 운용하고 또 개발한 보잉이
이 부분의 노하우가 있는 것은 명백합니다.
하지만, 미 공군의 공중급유기 KC-135 를 쓰는 나라들(프랑스 등)이 있지만,
미 공군과 같은 기체를 산다고 해서 마음대로 미 공군 조종사가 남의 나라
KC-135 에 급유를 받거나 그 반대의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KC-46A를 사기만 해서는, 전시에 우리 공군의 전투기가
미군 급유기에 아무런 제한없이 급유를 받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것이지요.
4.A330MRTT는 국내 대부분 공항에서 운용 가능합니다.
다만, 활주로나 램프 개보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A330MRTT의 운용시설,
즉 행거나 지원시설을 새로 건설해야 하는데 이것이 와전된 것 같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호주 공군기지 개조는 그 공항이
민군공용 공항으로 용도변경을 추진 중이라는 것을 뉴스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5.A330MRTT 와 KC-46A는 PBL 방식, 즉 제작사가 책임지고 가동률을 유지하고 정비 계약을 맺는 것인데,
A330MRTT는 기체와 급유관련 장비 및 군용장비를 분리해서,
기체 수리가 필요하면 국내 항공사에 맡기는 것은 가능하고,
KC-46A는 전체 수리를 PBL로 맺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정확한 내용이 아니라 틀릴 가능성이 많습니다)
6.저는 두 기종이 어느 누가 명확하게 우세하다고 말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A330MRTT는 이미 수 년째 많은 국가들에게 판매되고, 실전 임무에 투입된 경험이 있지만,
반대로 프로브로 급유가 제대로 되는지 검증과 확인이 필요하고,
KC-46A는 완전히 새로 만든 것이나 다름없는 신규기체라,
기체 안정성을 확인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만,
급유 장비쪽 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A330MRTT는 우리가 다국적군의 일원이 되어, 공군 전투기를 파견할때 유용해 보이고,
KC-46A는 단기간 짧은 시간 내 많은 기체들을 공중급유하기 유리해 보입니다.
결국 가격이 더 저렴한 기체를 선택하는 것이 제 입장이고,
두 업체가 지금 누가 더 싼 가격을 내놓는지 치열하게 고민중인 것으로 압니다.
두 업체의 선의의 경쟁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