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짙어지고 가을의 끝자락에서 초겨울의 문턱이 코앞에
왔음을 알리는 거리에 낙엽이 가지런히 쌓여 있다.
코로나로 바둑대회가 열리지 못한 게 그 얼마만이더냐.
이제는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어, 일요일 순천 한국바둑
고등학교에서 ‘순천만 국가 정원배 학생 바둑대회’가 물코를 트
더니, 어제(2021.11.14 일요일), ‘제6회 마포구청장배 꿈나무 바
둑대회’ 가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열렸다.
마포구 바둑협회 사무장의 사회로 마포구청장님의 축사
오후 2시가 되자 마포구 바둑협회(나는 협회이사) 사무장의 사회
로 참석한 귀빈들의 소개가 이어지고, 표창장 수여식도 거행됐다.
마포구 시의회장상을 받은 김은선 프로5단
곧이어,
저학년부(유치부~초2학년), 중학년부(3~4학년), 고학년부(5~6학
년)는 큰 홀에서 시작되고, 초등 유단자 A조(한바연 5조~8조)와
초등유단자 B조(한바연 초강부~4조)는 스탠드가 있는 반대편 홀
에서 진행됐다.
오래간만에 대면하는 바둑대회여서 그런지, 선수들의 얼굴에는
설렘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니, 생전 처음 보는 사람처럼 서로가 멀뚱멀뚱해 질 밖에.
초등 유단자 A조에 출전한 9살 손자와 저학년부(유치부~초2
학년)에 5살, 7살 손녀를 대동한 필자의 마음이, 강산이 두 번하
고도 반도 넘었던 때에 그 엄마들을 데리고 다녔던 세월과 만감
이 교차한다.
아, 세월이여!
아, 그런데 웬 조화냐.
저학년부는 31명이 참가해 4명씩 8조로 배정이 되었는데 5살,
7살 손녀가 그 많고 많은 선수들 중에 하필이면 같은 조로구나.
경험을 쌓으려고 나온 마당이라면, 남하고 두기를 바라는 게 할
아버지의 마음일진데 대진표가 그리 짜진 걸 어떡할 건가.
허지만 짠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마음이 짠하기로 말하면, 자식 둘을 데리고 다닐 때의 일인데 전
국대회 8강전에서 두 번, 4강전에서 한 번 만난 적이 있음에야.
예선 리그를 치룬 결과, 일요일 ‘순천만 국가 정원배 바둑대회’
저학년부에서 준우승하고 밤늦게 올라온 7살 손녀(3승)와 내가
매일 1시간 20분씩 가르치고 있는 5살 손녀(2승1패)가 예선을 통
과해 16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참 기이한 일이기도 하지.
오후 5시가 넘어가자 각 부문 순위가 속속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먼저 끝난 순서대로 시상식이 열렸다.
저학년부에 참가한 7살 손녀는 준우승, 9살 손자는 초등 유단자
A조에서 3위에 입상했다.
‘어릴 적 나에겐 정말 많은 꿈이 있었고,
그 꿈의 대부분은 많은 책을 읽을 기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마포구청장배 바둑대회’가 열렸던 마포중앙도서관 앞에 새겨진
빌 게이츠(미국의 기업가이자 자선사업가)의 말이다.
그렇지.
바둑대회도 많이 나갈 기회가 있어야 얻어내고 익히고 습득하리라.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바둑대회를 마련해 주신 마포구청장님과
마포바둑협회 임원진, 그리고 대회를 매끄럽게 진행해 주신 분들에
게 이 자리를 빌어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