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진공청소기처럼 손으로 밀면서 잔디를 깎는 제품부터 로봇 청소기처럼 스스로 잔디를 깎는 제품, 고카트처럼 운전하면서 잔디를 깎는 제품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사진 속 잔디깎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잔디깎이’란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혼다가 야심차게 선보인 민모워(Mean Mower) V2다.
오리지널 민모워의 바탕이 된 HF 2622 잔디 트랙터를 기반으로 만들었는데, 캐드 디자인과 경량 소재, 3D 프린팅 등의 기술을 적용해 새롭게 다듬었다.
이 잔디깎이는 혼다의 고성능 모터사이클 CBR1000RR 파이어블레이드 SP1에 얹는 4기통 999cc 엔진을 얹어 최고시속이 240킬로미터를 넘는다.
최고출력은 1만3000rpm에서 190마력에 달하며, 0→시속 97킬로미터 가속 시간이 3초 안팎이다.
참고로 혼다는 2014년 오리지널 민모워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잔디깎이란 타이틀을 얻은 바 있다.
스페인 이디아다(IDIADA) 테스트 트랙에서 최고시속 187.6킬로미터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해 노르웨이의 한 회사가 이 기록을 뒤집으며 혼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혼다는 올해 말쯤 새로운 잔디깎이로 기록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빠르기만 한 잔디깎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굿우드 페스티벌이 열린 굿우드 하우스의 정원을 손질했다.
르노가 왜 주전자를?
대중적인 자동차 브랜드가 특별한 제품을 만든다는 건 무언가를 기념하거나 축하하기 위해서다. 르노는 지난해 F1 출전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샛노란 주전자를 만들었다.
그런데 왜 주전자일까? 1977년 실버스톤 그랑프리에 처음 출전한 르노의 RS01은 F1 경주차 가운데 처음으로 터보 엔진을 얹었다.
이후 여러 서킷을 누볐는데 엔진이 완벽하지 않아 종종 새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곤 했다.
당시 경주 팀을 총괄하던 켄 티렐은 노란 르노의 경주차가 연기를 내뿜는 모습을 보고 ‘옐로 티포트(Yellow Teapot)’라고 농담을 했다.
그 후로 옐로 티포트는 르노 경주차의 별명이 됐다.
르노가 굳이 주전자를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르노 관계자는 노란 주전자가 F1 경주차와 닮았다고 주장했다.
“아랫부분에 검은색을 두른 노란색 몸체는 F1 머신과 판박이죠. 뚜껑 부분을 자세히 보면 드라이버 시트와 닮은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흠, 글쎄다.
어찌됐건 위트 넘치는 제품인 건 분명하다.
롤스로이스의 소풍법
롤스로이스 비스포크 팀은 고객이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지난 2016년에는 피크닉 햄퍼를 만들었다.
8세대 팬텀 출시에 앞서 50개만 한정 생산한 팬텀 제니스 컬렉션을 위한 피크닉 함이다.
단단한 금고처럼 보이지만 속에는 금괴가 아닌, 식기 세트가 들어 있다.
뚜껑 안쪽에 포크와 나이프, 스푼으로 이뤄진 4인용 커트러리가 열 맞춰 꽂혔고, 칼과 도마를 비롯해 접시, 샴페인 잔, 알루미늄으로 만든 네모난 통이 칸칸이 들어찼다. 단단한 호두나무로 만들었는데 피아노 블랙 테이블에는 알루미늄 힌지를 달아 양옆으로 펼칠 수 있다.
가죽에 장식한 스티치는 인테리어에 쓰인 스티치와 똑같다.
제니스 컬렉션은 특별판이라 차에 1~50까지 숫자를 붙였는데 이 햄퍼에도 같은 숫자를 적었다.
롤스로이스는 이 특별한 팬텀과 피크닉 함을 2016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에 전시했다.
토요타의 커뮤니케이션 로봇
어릴 적 다들 이런 상상을 한 번쯤 해봤을 거다. 내가 가지고 노는 인형이나 로봇이 나와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 말이다.
토요타자동차가 만든 키로보 미니는 우리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줄 바로 그런 로봇이다.
앉았을 때 길이가 10센티미터에 불과한데 음성인식 기능을 품고 있어 사람과 간단한 대화를 할 수 있다.
센서가 소리의 방향을 인식해 말을 거는 사람을 향해 고개를 돌리거나 손을 움직인다.
사람의 표정을 인식하는 기능도 있어 상대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 감지하고 그에 따라 대화를 이어간다.
사람이 우울하거나 슬픈 표정을 지으면 위로하려는 듯 손을 움직이고 말도 건다.
있었던 장소나 상대의 취향을 기억했다가 말을 걸기도 한다.
토요타 관계자는 네 살 수준의 아이에 해당하는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키로보 미니는 일본에 있는 토요타 매장에서 살 수 있다.
세금을 포함한 기본 가격이 4만2984엔이다.
아, 그런데 한국어는 아직 못한다. 일본어나 영어로만 말할 수 있다.
스스로 움직이는 의자 알아?
닛산이 의자를 만들었다. 페라리 의자만큼 근사하진 않지만 특별한 재주를 자랑한다.
스스로 움직이는 재주 말이다. 이름난 맛집에서 점심을 먹으려면 가게 앞에 서서 30분 넘게 기다려야 할 때가 많다.
기다리는 손님을 위해 의자를 놓아둔 가게도 있지만 줄이 줄어들 때마다 앞에 있는 의자로 움직여야 하는 게 번거롭다.
하지만 닛산의 프로파일럿 의자는 맨 앞에 앉은 사람이 일어나면 스스로 뒤로 간다.
그러면서 뒤에 있던 의자가 차례로 앞으로 움직인다.
사람이 앉은 채로도 잘 움직인다.
사실 닛산은 팔기 위해 이 의자를 만든 건 아니다.
닛산의 자율주행 기술을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 연구하기 위해 만들었다.
프로파일럿 의자 전에는 스스로 제자리로 돌아가는 인텔리전트 파킹 의자도 만들었다.
알아서 제자리로 돌아가므로 회의 후 정신없이 놓인 의자를 정리할 필요가 없다.
닛산의 이 의자 꼭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페라리 의자 납시오
지난해 4월 페라리가 ‘콕핏’이란 이름의 사무실 의자를 공개했다. 페라리 디자인 센터에서 디자인하고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폴트로나 프라우(Poltrona Frau)가 만든 의자다.
폴트로나 프라우는 1980년대부터 페라리 실내에 가죽을 씌운 회사이기도 하다.
페라리의 시트를 빼닮은 콕핏은 알루텍스나 탄소섬유로 프레임을 만들어 가볍고 튼튼하다.
크게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머리 받침이 있는 게 프렌지던트, 등받이만 있는 게 이그제큐티브다.
이 특별한 의자는 현재 폴트로나 프라우 매장에서 살 수 있다.
값은 홈페이지에 나와 있지 않지만 수소문한 결과 프레지던트가 1만 유로(약 1320만원), 이그제큐티브가 7500유로(약 990만원)라고 한다.
BMW는 봅슬레이지
BMW는 2013년부터 미국 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 팀과 손잡고 봅슬레이를 개발했다.
그리고 2013년 10월 두 명이 탈 수 있는 봅슬레이 여섯 대를 선보였다. 2
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BMW 봅슬레이를 탄 미국 여자 대표팀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독일 봅슬레이 대표팀이 BMW의 봅슬레이를 탔다.
이들의 성적은 4인승에서 금메달과 동메달, 2인승에서 금메달이었다.
BMW가 봅슬레이에 관심을 보이는 건 경량 소재와 공기역학 기술을 연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가지는 모두 앞으로의 자동차에서 중요한 기술이다.
참, BMW뿐 아니라 페라리와 맥라렌도 봅슬레이를 만든다.
람보르기니 스마트폰
페라리가 근사한 의자를 만들었다면 람보르기니는 고급스러운 스마트폰을 만들었다.
지난 6월 26일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 앞에서 람보르기니가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회사 광동 오포 모바일 커뮤니케이션과 손잡고 만든 새로운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오포 파인드 X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스페셜 에디션이라는 복잡한 이름의 이 스마트폰은 뒷면에 람보르기니 로고를 금색으로 새겨 특별함을 자랑했다.
스마트폰으로는 처음으로 35분 만에 가득 충전할 수 있는 슈퍼VOOC 충전 기술도 담았다.
네모난 케이스에는 스마트폰과 USB 충전 케이블, 충전 콘센트가 들어 있는데 람보르기니 모델의 오렌지색과 검은색을 연상케 하는 컬러로 케이스 안팎과 케이블, 충전기를 칠했다.
충전 콘센트에도 람보르기니 로고가 있다.
오는 8월부터 프랑스에서 정식으로 판매할 예정인데 값은 1967달러(약 220만원)로 알려졌다.
푸조에서 만든 거라고?
지금은 자동차 회사로 유명하지만 푸조는 원래 제분기를 만들던 회사였다. 장
피에르 푸조와 장 프레드릭 푸조 형제가 제분기 회사를 제강 공장으로 바꾸면서 회사가 커졌다.
이후 이들은 커피와 후추, 소금 그라인더를 생산 품목에 추가했다.
재봉틀과 푸드 믹서도 이들의 주력 상품이었다.
푸조가 차를 만들기 시작한 건 회사가 설립되고 79년 후인 1889년이다.
바퀴가 세 개인 증기기관차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후 자동차 사업에 집중하면서 재봉틀 같은 건 더 이상 만들지 않지만 커피와 후추, 소금 그라인더는 아직도 만들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유명 레스토랑에서는 여전히 푸조의 로고가 박힌 후추와 소금 그라인더가 테이블에 놓여 있다.
들어는 봤나? 폭스바겐 소시지
2016년 2월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이 흥미로운 기사를 발표했다. 폭스바겐의 소시지가 자동차보다 많이 팔렸다는 기사다. 여기까지 읽고 고개를 갸웃거릴 독자가 있을지 모르겠다. 폭스바겐이 소시지를 만드느냐고? 물론이다.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있는 폭스바겐 공장에선 폭스바겐 모델의 부품과 자동차는 물론 폭스바겐 로고를 박고 부품 번호까지 붙인 소시지를 판다. <포춘>에 따르면 2015년 폭스바겐의 글로벌 자동차 판매대수는 2014년에 비해 5퍼센트 떨어진 5800만대였는데 소시지 판매량은 14퍼센트가 올라 7200만개에 달했다. 숫자만 보자면 소시지가 많이 팔린 거다. 혹시 볼프스부르크에 갈 일이 있다면 아우토슈타트에 들러 폭스바겐 소시지를 맛보도록. 조금 짭짤하긴 하지만 껍질이 톡톡 터지는 느낌이 좋다.
벤테이가 트렁크에 낚시 세트가?
롤스로이스에 비스포크가 있다면 벤틀리에는 뮬리너가 있다. 맞춤 양복처럼 모든 것을 고객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주는 팀인데 지난 2016년 이들이 특별한 것을 만들었다. 벤테이가 트렁크에 꼭 맞게 들어가는 플라이 낚시 세트다. 트렁크 커버 위쪽에 매단 둥근 봉 안에는 네 개의 낚싯대를 넣었다. 왼쪽의 작은 케이스에는 보온병과 머그컵이 들어 있고, 오른쪽의 커다란 케이스에는 반들반들한 나무로 짠 네모난 케이스와 둥근 알루미늄 케이스 등이 들어 있는 수납함이 있다. 나무 케이스에는 허리까지 오는 긴 장화를 담았다. 알루미늄 케이스에는 낚싯줄과 다양한 종류의 찌를 넣었다. 두 개의 케이스는 물론 트렁크 커버 안쪽에 매단 봉도 질 좋은 가죽으로 휘감았는데 케이스 위쪽에 리넨 스티치를 넣어 고급스러움이 물씬 느껴진다. 제프 다우딩(Geoff Dowding) 뮬리너 서비스 총책임자는 “뮬리너에서 이런 것까지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플라이 낚시 세트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팔기 위해 만든 건 아니라는 거다. 하지만 분명 이 낚시 세트를 주문한 사람이 있을 거다.
세상에 이런 것도?
혼다에서 잔디깎이를? 새로운 경주차냐고? 아니다. 혼다에서 출시한 잔디깎이다. 혼다는 1979년부터 잔디깎이를 만들었다. 지금은 진공청소기처럼 손으로 밀면서 잔디를 깎는 제품부터 로봇 청소기처럼 스스로 잔디를 깎는 제품, 고카트처럼 운전하면서 잔디를 깎는 제품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사진 속 잔디깎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잔디깎이’란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