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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이 빨리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지난 겨울 참 많이도 소원했던 애기다
오늘 퇴원후 처음으로 병원 외래로 가는날이다
성내천길을 따라 걸으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봄도 찾아오는구나 생각한다
봄을 준비하는 벚꽃나무들도 한창 물들이 올라있고 말이다.
난생처음 이렇게 간절하게
봄을 기다렸던 때는 내 인생에 없었던것 같다.
벌써 작년 12월 애기다
연말 송년모임이다 뭐다해서 하루하루가 술마시는일이 일상이고
새벽에 귀가하는 것은 일주일에 서너번이상 기본이던 시절이다.
그렇게 12월을 보내던중 어느날 한밤중에
화장실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소변을 보는데..
아뿔싸!
이게뭐여!!
소변대신 시뻘건 피가 계속 나오면서 변기통이 온통~~..
그날이 오늘과 같은 21일이었다
변기물을 내리고 거실로 나와 마누라한테 이사실을 애기하니까
농담인줄 알고 곧이 믿지를 않는다..
설마..피가 조금 나오는것을 가지고 엄살은..
나도 설마 별 탈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연말에 너무 피로가 누적되어 그럴수도 있겠지 생각했다가도
피의양을 보아서는 장난이 아닌 수준이어서 조금 걱정이 되었다.
이튿날 평소 다니던 병원을 찾았다
여러 검사예약을 하면서 혈뇨가 또 생긴다면 지체없이 병원을 와야 한다고
의사선생님이 말하였다
피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많은 피가 나왔을까?
참 헷갈리지 않을수 없는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또 하루가 지나 23일 금요일이다.
초등학교 송년모임이 있어 이날도 한잔 할 생각이었다
지금까지 건강검진에서 항상 특A를 받아 온터라
건강만큼은 자신했었는데
이번에도 잘 넘어가겠지..뭐 이런생각이 앞섰다.
그 생각이 대단히 잘못되었을까?
오후로 접어드는 시간
집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데
엊그제 저녁과 비슷한 양으로 피오줌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제는 피떡까지 섞여 나오는것이 아닌가?
무엇이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었구나를
직감적으로 느낄수가 있었다
동네 생활체육센터에 가있는 마누라한테 이 사실을 알리고
뒤도 돌아봄이 없이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서도 위급함을 알았는지
지체없이 입원수속이 밟아졌다
입원실 침대에 누워있는데 조금있으니까
소변줄이 끼워지고 방광까지 세척하는 링게루병이 매달리면서
순식간에 중환자신세가 돼버렸다
지금까지 살면서 여러번 병원입원 신세는 졌지만
그때마다 부모님한테 건강하게 물려받은 신체조건과
좀 낙천적이라고 생각하는 성격 때문에
특별한 문제없이 잘 버티고 지내왔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되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다.
주말이라 특별히 담당의사의 회진도 없어
계속 소변줄을 낀채로 비뇨기과 계통의 많은 검사들만 했다
다행히 혈뇨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나의 현재 몸상태가 너무 궁금하여
주말내내 핸드폰으로 육안으로 보이는 혈뇨에 대한 검색만 잔뜩 해보았다
좋은쪽도 있고 어마무시한 쪽도 있고
내 능력과 판단으로로 내 몸이 어떤상태인지
판단하기도 어렵고 그저 답답하기만 하였다.
드디어 26일 월요일
담당 의사를 만나는 날이다.
주말에 여러검사를 했는데 판독결과가 나오는것은 물론이다.
운명의시간..
입원실로 회진을 와야할 의사가 외래로 내려오라는 것이다
순간 뭐가 안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진료실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의사가 와서 CT판독결과를 보여주면서 하는애기가..
오른쪽 신장에 3cm넘는 종양이 보이는데 90%이상 안좋은것이기 때문에
빨리 수술을 서둘러야 한다고 한다.
난생처음 상상도할수 없었던 기가 막힌 판정을 받은것이다.
나에게도 예외없이 이런 고통이 따르는구나
당황도 되었고 믿기지 않는 현실에 어디서부터 손을써서
일을 처리해야하는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았다
옆에서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마누라한테도 미안한생각이 말할수 없고..
몇십년동안 흥청망청
개판으로 살았던 인생이 주마등처럼 후회스럽게 스쳐가고..
그래..
이만큼 살아온것도 복이지..
벌써 잘못돼도 진작 잘못되었을텐데..
그동안 어디 내몸을 손톱만큼이라도 돌보았던가?..
마누라가 그러는데..
지금 살고있는 동네로 이사와서도 얼마나 술을 많이 마셨으면..
밤에 자는데 숨소리도 없고 기척도 없어 놀란적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그러고는 다음날 오후 늦게까지 정신도 잘 못차리고 비틀거리고..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온 인생이
한 40년은 족히 넘는것 같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그동안 건강검진에서 특A가 오히려 이상했던 것이다.
다시 입원실로 올라와 냉정을 찾고 마누라와 상의를 했다.
좀더 큰 병원으로 옮겨 판독을 다시 받아보기로 했다
CT를 복사해서 동네에 있는 대학병원에 응급으로 접수시키면서
혈액 등 몇가지 검사를 하고 28일로 진료예약을 잡았다.
예약날짜까지 이틀이라는 시간이 공백으로 남았다.
그 이틀동안 많은 고민을 하였다
빨리 서둘러 치료를 해야한다는 압박감도 있었고
주위에서는 어느병원 어떤교수가 좋다라는 애기도 들리고
신장은 아주 예민한곳이라 처음 선택한 의사가 아주 중요하다는
친구들 애기도 있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피로한 상태에서
어떤 결정을 하고 싶어도 당췌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밤새 인터넷을 뒤졌다
여러 검색을 해본결과
종양크기로 봐서는 초기인데
혈뇨를 봐서는 진행되어도 한참 진행이된 상태라는 것이다
신장암 초기에 혈뇨를 보이는 경우는 극히 드믄 현상이라고도 하고..
그럼 나는 뭔가?
엄청난 혈뇨를 쏟았는데..
다른곳으로 전이라도 되었단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단순히 넘길일이 아니라 생각했다
다음날인 27일
28일로 잡혀있는 동네 대학병원 진료일정을 그대로 진행하면서
다른 세 번째 병원에서 한번 더 판독해 알아보기로 하고
아침일찍 전화를 걸었다
대형병원이라 진료일정이 빡빡하여 제일 빠른일정이 1월 9일이었다.
아무리 급하다고 어디 새치기도 할수없는 노릇이었다
10여일정도 공백은 있었지만 일단 예약부터 해놓았다
28일이다
예약해 두었던 동네 대학병원에서 CT판독을 받아보았다
역시 90%이상이 안좋은 종양이기 때문에 수술을 해야한다고 한다
자기가 판단하기로는 1기에서 2기로 넘어가는 단계인것 같다고도 하고..
그럼 그렇게 많은 피는 어디서 나왔냐고 물었더니
의사는 신장은 피가 많은곳이기 때문에 종양에서 대량출혈이
발생했을거라고 한다.
그러면서 수술은 2주정도 후에 가능하단다.
병원 두곳이 거의 비슷한 판독을 한셈이다.
이제는 꼼짝없이 수술은 피할수 없게 되었다.
어느 병원에서 할지 선택만 남은 셈이다.
참 답답하기도 하고 선뜻 엄두도 나지않고..
한마디로 진퇴양난이다.
세 번째 병원진료는 10여일이 훨씬 넘게 남았다
주위에서 많이 권유도 하였던 병원이라 선뜻 포기할수도 없었다.
그렇게 여러 생각으로 혼돈의시간을 보내고 있을무렵..
29일쯤인가?
용기를 내서 다시 세 번째 병원으로 전화를 하였다
그동안의 사정을 쭉 애기를 하고 언제 대량혈뇨가 있을지 몰라
걱정스럽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예약날자를 좀 당겨달라고 사정하였다
내 애기를 친절하게 들어주던 상담원이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1월 2일 아침 9시40분 진료예약이 방금 하나 취소되어
자리가 있다고 하였다.
당초 9일 진료가 일주일 당겨지는 정말 천금같은 행운이었다.
이제는 마음의결정을 내렸다
모든 것은 운명이고 이곳 병원을 최종 선택하기로 결심했다.
연말연시
이렇게 긴장하고 초초하고 막막하게 보낸적이
일찍이 있었나 싶다.
새해가 시작되고 2일이 되었다
병원 예약시간을 맞추기 위하여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다
마누라와 전철을 타고 또 성내천을 걸어가면서
정초부터 내 신세가 참 딱하기도하고 처량하기도 하고..
그래도 긍정의힘이 있지 않은가?
의사선생님이 또 어떤 판독결과를 내 놓을지도 궁금했다
진료 예정시간대로 9시40분경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CT를 유심히 보시더니 대개 이런 경우 90%이상 안좋습니다.
대량 출혈이 났던것은 아마 종양위치로 보아 혈관을 건드려
발생한 것으로 보이나 극히 드물게 일어나는 현상이다라고 하였다.
추후 다시 혈뇨가 생기면 응급계통으로 빨리 병원에와서
혈관을 묶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수술날자가 문제네..라고 묘한 뉴앙스를 남기면서
이제부터는 본인의지가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리고는 다음에 뵙겠습니다. 하고 옆방 진료실로 떠났다.
나는 선생님의 말씀이
혈관을 건드리는 대량출혈로 위급한 환자인데
병원시스템상 수술날자를 의사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해서
안타깝다는 그런 느낌으로 받아들였다
만약 내 해석대로 그것이 사실이라면
나의 몸상태는 위증한 상태이고 보통문제가 아닌것이다.
진료실을 나와 수술예약부터 하였다
로봇수술과 개복수술이 있다고 하였는데
나는 주저없이 개복을 택하였다
내 몸상태가 종양이 혈관을 건드렸을 정도이면 다른곳으로
전이여부도 생각해야하기 때문에 로봇수술은 아예 생각하지도 않았다.
수술날자는 2월24일로 결정되었다
주위 애기를 들어 대개 2~3달정도 기다릴것이라고 생각하고 왔는데
이보다 훨씬빠른 1달 20여일만에 수술을 하게 되었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 수술일정에 안도하면서
이렇게 빠른 수술일정이 잡힌것은
간절한 바램이 통하였을까?
그 어떤 배려였을까?
이것 또한 행운이었다.
이어 여러 가지 검사날자를 예약하기 시작하였다.
비뇨기과의 방사능의약품을 정맥을 통하여 주입하며 전신 뼈영상촬영을 비롯한
여러 CT검사는 물론이고 가슴과 폐쪽의 CT 등 호흡기내과쪽도 예약을 했다.
검사날자는 18일과 24일로 나뉘었는데
대부분 검사가 18일에 집중되고 저녁 늦은시간까지 이어졌다.
검사날자를 예약하고 나니 입원예약이 남았다
수술전날인 23일로 입원예약을 하고나니
오늘 하루 병원 일들이 모두 끝났다.
지금 현재의 몸 상태가 어떠한지는 모르지만
수술 하는날까지 모든 준비사항은 하나하나 만들어지고 있는것이다.
의사선생님 말씀대로
이제부터 수술날까지 모든 일상적인 문제는 나의 의지에 달린셈이다.
여기에서 마음이 흔들린다면 한마디로 심신이 통제불능 엉망이되고
수술도 하기전에 아웃될 수도 있을것이다.
그렇게 1월이 하루 하루 지나갔다
집에 있기에는 너무 답답하고 무료하고
온갖 잡생각들로 고통스럽기까지 했다
그렇다고 혼자 밖에 나와 돌아댕기는 일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어디 딱히 갈곳도 없고 마음에 내키지도 않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생에대한 이런저런 고민만 쌓여갔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마누라한테 제안했다
같이 용달차로 밖에 돌아댕기는것이 어떻겠냐고..
그러자 마누라는 자기 개인 일정들을 죄다 취소시키고 흔쾌히 승낙해주었다.
같이 용달차를 타고 다니면서 말상대도 되어주고
일거리도 한두군데 찾아 댕기다보니
답답한 생각들을 다른곳으로 집중도 할 수 있고
하루 하루 시간 보내기도 좋았다.
일하는것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디 좋은곳이 생각나면 일부러 점심도 먹으러 댕기고
기분 좋으면 저녁까지도 해결하고 들어오기도 하였다.
언제 다시 대량혈뇨가 나올지
하루에도 몇 번씩 늘 불안을 달고 살았지만
컨디션도 좋아졌다
일교차가 심해서 감기만 조심하면 수술하는데 문제가 없을것 같았다
그렇게 1월을 보내던중
18일 검사날자가 되었다
오후부터 시작된 검사는 저녁늦게 까지 계속되었는데 중간에
조형제를 투입하면서 복부CT를 촬영하고 나온 직후
화장실에서 가래를 뱉었는데 문제가 생겼다..
꽤 큼지막한 피가래가 자꾸 나오는것이었다
이 사실을 간호사한테 알렸더니 복부CT하고는 무관하다면서
다른 원인일것이라고 한다.
집에 오면서도 피가래는 계속되는것이 아닌가?
매일 소변볼때마다 혈뇨가 나올까봐 걱정하며 지내고 있는데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긴셈이다.
가래하면 폐를 의심해야하고
평소 기관지확장증으로 다른사람보다 폐가 좀 취약했던터라
별의별 걱정스러운 생각이 다 들었다.
이튿날도 멈출줄을 몰랐다
상황이 안좋다 싶어 병원에 이 사실을 알리고
24일 호흡기내과 외래진료를 빠른 일정으로 당겨달라고 부탁하였다
진료의사는 바뀌지만 20일로 호흡기내과 진료를 변경 시켜주었다
그리고 20일이 되었다
호흡기내과 외래진료일이다
병원에 가기위해 아침일찍 세수를 하는데..
이건 또 왜이러는건지..
코에서 끝없이 뭉쳐나오는 코피덩어리..
아마 큰 귤만한것이 양쪽 코에서 나오는것이었다
이제는 나도 놀라고.
평소에 담담하던 마누라도 놀라고..
그리고 항문쪽에서도 피떡지 같은것이 보이고..
온통 온 몸에서 피가 보이는것이다.
참말로 걱정스럽고
뭐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
정말 폐까지 전이가 되었단 말인가?
이러면 끝장인데
병원으로 향하는 시간내내 불안하고 초조하고
긴장의 시간속에 병원에 도착하였다
지난 18일 찍었던 호흡기계통의 폐와 가슴쪽의 사진들이
어떻게 판독되었을까?
병원에서 진료예약 내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피말리는 시간은 계속되었다
드디어 10시30분경 내차례가 다가왔다
젊은 여자선생님이었다
차트를 유심히 보시더니 폐쪽이 검사할 때 공기가 많이 들어간
부분이 있지만 24일 수술하시는데는 지장이 없겠습니다.
수술 잘 받으세요.. 이러는것이 아닌가?
그럼 다른곳은 아무 이상이 없는건가요?
예, 폐 가슴 모두 양호합니다. 걱정 안하셔도 되겠습니다.
지난 18일부터 피가래가 멈출줄 모르고 나왔으며
오늘아침에는 콩알같은 코피덩어리를 상당량을 쏟았다고 하자
그것은 피로와 폐속에 세균이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
일시적인 현상 같다고하면서 피를 멈추는 약을 처방해 주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렇게 걱정을 많이했던 폐쪽이 이상이 없다는 소리 아닌가?
정말 생사를 넘나들며 고민했던 부분들이
오뉴월 눈녹듯 한순간에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됐다..
이제는 한고비를 넘겼다
긍정을 힘을 끝까지 밀고 나가자..
다시 성내천을 건너 집으로 돌아오는길이
그렇게 기분좋을수가 없었다..
그러고도 피가섞인 가래는 병원을 나온후에도
하루정도 더 계속되다가 서서히 멈추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1월24일이 되었다
이날은 수술전 마지막 검사로서 방사능의약품을 주입하며 신장쪽을 최종적으로 검사하는 날이다.
이 검사를 끝으로 수술전 모든 준비사항은 끝난다
예정대로 한달후인 2월24일 수술날자만 남은 셈이다.
혹시나 이 기간동안 신장에서 다시 대량혈뇨가 나오지 않기만을 바랐다
2월24일 수술날자를 기다리다보니
지난달 18일 여러 검사를 했던것이 무척 궁금하였다
검사결과를 미리알고 수술받는것이 마음이 편할것 같았다
그렇게 하기위해서는 진료예약을 해야하는데
하루 130여명을 진료하는 교수님 일정이 매우 빡빡하여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용기를 내어 다시 병원으로 전화를 하였다
수술전에 혈뇨 때문에 방광검사를 한번 하고 싶은데
의사선생님을 단 1분만이라도 만나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사정하였다
그러나 담당교수는 2달치 예약이 모두 끝나 당분간은
아예 예약자체를 막아버렸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이대로 포기할수는 없었다
다음날 아침일찍 8시경 다시 전화를 하였다
나의 딱한 처지를 끝까지 친절하게 들어주던 상담안내원이
비뇨기과에 직통으로 전화연결을 시켜주었다.
비뇨기과에 그간 사정애기를 하였더니
2월16일 오후3시50분 딱 1자리가 있다는 것이었다.
정말 더 이상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화끈하게 예약을 해주었다
수술 1주일전에 검사결과를 알수있게되어
이 또한 큰 행운이었다
또하나의 고민거리가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공포와 불안이 교차하며 보내는 1월의시간도 어느덧 막바지..
28일을 전후하여 긴 설날연휴가 시작되었다.
우리 가족은 설날을 맞이할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했다
수술날자가 잡혀있고 한치앞을 예측할수 없는 몸 상태 때문에
즐거워야 할 명절을 난생처음 쓸쓸하게 보냈다..
드디어 운명의2월을 맞이하였다
이제 부터는 컨디션조절에 더 신경도 써야했다
어디 함부로 돌아댕기다 감기라도 걸리면
예정된 수술도 할수 없을뿐만아니라 모든 일정이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애경사에도 함부로 참석하지 못하였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낮에는 마누라와 용달을 타고 다니면서 서울 경기일원을 돌아댕기는일..
저녁에도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하여
마누라와 둘이서 점100짜리 고스톱도 쳤다
참~내
예전에 하지않던 별짓도 다해보며 시간을 보냈다..
2월16일..
어렵게 외래예약을 한 날이다.
이날은 수술전 모든 검사결과를 알수 있는날이다.
예정대로 오후4시경 담당교수를 만났다.
지난달 18일 검사한 챠트를 보면서
새로운사실을 하나 발견하였다.
신장에 혹이 있는 바로 윗부분에 흰색으로 아주 선명하게
돌이 하나 박혀있는것을 보여주었다.
첫 번째 병원에서 찍었던 챠트에 없던 큼지막한 결석 하나가
새롭게 발견된것이다..
선생님은 혹을 제거하면서 가능하다면 오줌보에 박혀있는
돌도 같이 꺼내는 수술을 해보겠다고 한다.
어쩌면 이돌이 동맥 정맥 등의 피를 걸러주는 신장주변을 돌아댕기다
오줌보를 건드려 이번에 그렇게 긴장하였던
대량혈뇨가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모든 의문점이 하나하나 풀리는것 같았다.
이제 검사결과도 확인하고 남은일은 24일 수술밖에 없다
검사날자와 수술날자 사이가 한달이상 갭은 발생하지만
개복수술을 택하였기 때문에
수술하는 순간 모든 결과물이 나올수 있을것이라 믿었다.
1주일은 정말 빨리 지나갔다.
23일 오후..
입원수속을 하기위하여 가족들과 성내천을 따라 병원으로 향했다
그동안 관리해왔던 컨디션도 좋았고 그저 담담한 심정이었다
이제 서너시간만 죽었다 깨어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끝까지 파이팅하자고 마음속으로 수없이 다짐했다.
수술에 필요한 제반 절차에 동의하고 콩팥일부를 연구용으로
기꺼이 기증하는 서명도 했다.
수술은 24일 두 번째인 오전11시경으로 결정되었다
오전 8시부터 시작하는 첫수술이 끝나면 바로
두 번째 수술이 진행되기 때문에 빠르면 11시 이전에도 가능하다.
수술날인 24일 아침이다.
모든 준비사항을 끝내고 수술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전 11시가 조금 넘었을 쯤인가?
수술실로 데려다주는 안내원이 휠체어를 끌고 찾아왔다.
가족들과 함께 수술실을 향하면서
다시한번 파이팅을 마음속으로 외쳤다.
친구들이 보내준 문자메세지도 생각났다
아무 걱정말고 수술 잘 받고 무사히 퇴원하길 바랍니다.
우리 모든 친구들이 빠른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는걸 잊지마시길..
수술대기실은 짧은 거리였다.
이제 가족들과 잠시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따스한 마누라 손도 잡아보고
곱디고운 아들손도 두손으로 꼬오옥 잡으면서
잘 하고 오겠다고 인사를 했다.
곧이어 수술대기실로 이동하여 간단한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대기하였다
얼마 지나지않아 나를 태운 휄체어는 수술실로 향했다
70여개가 넘는 수술방이 있는데 한참을 지나다보니 내가 수술할
장소에 도착했다
약간 어두침침했던 기억이 있는 수술실
그때 시간이 11시 50분이었다.
수술실에 들어오니 잠시 지체할 시간도 없이
빠른 속도로 준비사항을 체크하고 곧이어 마취가 시작되면서
수술이 시작되었다
대략 3시간정도 수술이 진행된것 같다
오후3시경 회복실에 도착하였다
수술했던 부위가 심한 통증으로 다가왔지만
지난 2달동안 마음조리며 걱정했던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느껴졌다
이동식침대에 실려 입원실로 돌아오니 내집에 들어온 기분이다.
저녁무렵이 되었다
수술을 집도했던 교수님의 회진시간이다.
긴장되는 순간이다.
교수님은 오늘 수술이 잘 되었다고 한다.
다른 부위에 특별한 문제도 발견되지 않고
출혈도 별로 없어 수혈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는 유리병 안에있는 돌하나를 보여주면서
수술도중에 이 돌이 튀어나왔어요..
라고 말씀하시지 않는가?
신장에 박혀있던 결석이 많이 신경쓰였는데
행운의 여신이 도와주셨는가?
수술도중 그냥 나와버린 것이다.
심한 통증와중에서도 너무 기분이 좋았다.
어쩌면 이 결석이 나의생명을 연장시켜준 은인일지도 모른다
아주 오랜시간동안 신장에서 자라온 종양이 변이를 일으키는
아슬아슬한 순간 초기에
대량 혈뇨를 일으키며 신장에 혹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행운의 결석은 사진한장 찍어두고 연구용으로 기증하였다.
그리고 28일 오후
최종 조직검사 결과가 나왔다
신장(콩팥)암 1기로 3.2cm 신장악성신생물이며
다른 장기에는 전이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불행중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이었다.
작년 12월21일 몸의 이상징후를 보인날로 부터
조직검사가 나온 올해 2월28일까지 2개월여의시간..
참 기나긴 여정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생애를 모두 합친다해도
이처럼 힘들고 초조하고 고통스러운 생은 없었던것 같다.
생과사를 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하고
여러 가지 검사를 진행하면서
그것에 대한 판독결과를 피를 말리며 지켜봐야했다.
더 이상 갈곳도 없고 물러날곳도 없었던..
생의 마지막 끄트머리 한구석까지 궁지에 몰렸던 힘겨운 시간이었다
이런 아무 능력도 보잘것도 없었던 저에게
긍정이란 힘으로 끝까지 희망을 잃지않고
용기와 파이팅으로 응원주시면서 쾌유을 빌어주신 많은 분들에게
어떻게 감사의인사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다.
따스하고 눈이부신 봄이 화사하게 피어오르는 성내천길..
이 아름다운 세상을
오늘처럼 조금 더 걸어댕기라고 한번 더 기회를 주신 신에게도
감사의기도를 드리고 싶다.
나는 세상에 살면서
돈이 많고 돈이 적은사람
직위가 높고 또 낮은사람만이 있는줄 알았는데
세상에는 건강한사람과 건강하지 않은사람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여태 이 중요한 사실을 인생 60줄에야 깨달았으니..원!!~~ㅎㅎ
첫댓글 만물이 소생하는 이 봄에 "긍정의 힘"에서 새 삶의 동력을 얻고 있는 친구에게 감히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자신에게 닥쳐온 불행은 남에게 알리기 싫고 감추기 마련인데 수많은 사람이 보고있는 우리카페에 이렇게도 자세하게 글을 올린 그 용기에 또 한번 박수를 보냅니다.
기쁨은 감출수록 배가 되고 아픔은 나눌수록 반감 된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또한 병은 내 놓을수록 명의가 많아진다는 말도 실감납니다.
힘내시고 빨리 쾌차해서 맑은하늘 푸른강산 두발로, 잔차로 마음껏 같이 돌아댕기자 칭구야!!
막걸리 예찬론자 매일방문한마디가 요즘 왜 뜸하나 했더니''' 요로 결석인가뭔가에 근심걱정 많았던 몇을 보냈군요
사람마다 아픈 곳이 다다른데''' 이 몸은 발목통풍에 요즘도 발바닥 아파서 뇨산 억제액 먹어가며 간신히 살아가고 있다오.
수술 완쾌, 조속 건강 회복하길 바라며''' 대단한 문장 실력, 장문 수기글 잘 보고갑니다. 힘내시게''' 칭구야
님께서 두달여 동안 얼마나 마음 조아렸는지 상상이 되는구려.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의 심정도 오죽하였겠는가?
지금까지 긍정적으로 너무 열심히 그리고 정직하고 착하게 살아온 댓가가 아닌가 싶네
좋은 결과이니까 남은 30여년을 건강하고 즐겁게 사는게 제일이 아니겠는가?
다시한번 힘차게 출발하게나!
넘치는 긍정의 힘과 행운이 겹쳐 불행중 다행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서울아산에서 검사받고 수술받은 "의무기록사본"을 꼭 모두 발급받아 잘보관하시고
본인의 병기 상태를 차근차근 연구하면서 속히 회복되시기 바랍니다. 파이팅!!!
어찌 성내천 봄만 아름답겠는가. 이렇게 숨쉬고 있다는 것만도 고맙고 아름답지 않을는지요.
건강한 사람과 건강하지 않은 사람의 구별이 있다는 말이 진하게 가슴에 와 닿습니다.
유한한 인생에서 건강하게 늙다 가는 미덕을 지키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친구들이 이구동성으로 기동이는 선한 일을 많이 해서 수술경과도 좋고 금방 건강 회복할거라 했지요.
기동친구 얼른 건강 회복해서 같이 떠들고 한대포하며 어울려 살아가세
자네는 그러고도 남을걸세. 건강한 모습 빨리 보여주게나. 좋은 소식 기대하면서...
마치 병마와 싸워이긴 체험수기를 읽는것 같이 가슴이 멍했습니다.
하루빨리 회복하여 예전의 그 빡센모습, 친구들에게 보여줄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드리겠습니다.
맘고생 마니하셨네 긍정의 힘으로 하루빨리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
봄이 오는 소리와 함께 친구의 희망찬 소식에 마음 한구석에 있던 찌꺼기가 씻겨 네려가는 듯 하네,
그동안 선한 모습만 보였던 친구 이기에 하느님께 감사하네.
하루빨리 회복하여 건강한 모습 모여주길 바라네
사실은 형편없는 사람인데 이렇게 좋은말씀으로 격려해주시니 송구스럽기 짝이없네..
모두들 고맙네..
이번 일은 조용히 치료를 할려고 했는데.. 어떻게 아름아름.. 그게 잘 안되더구만요
그동안 제 부족함으로 인하여 많은 염려와 걱정을 끼쳐드려 미안하기 그지없네..
앞으로는 내몸을 잘 다스리고 관리하여 다시는 동기들한테 이런 누를 끼치지 않도록 각별히 노력하겠네..
쾌유를 빌어주시는 우리 32기동창 가족 모든분들에게 깊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많이 사랑합니다^^
우리삶에 전부인 희노애락에서 기쁨은 감출수록 배가 되고 아픔은 나눌수록 반감 되며 병은 내 놓을수록 명의가 많아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네는 용기로서 그 힘든 마음에 고통을 긍정적으로 이겨내고 다독이면서 착하게 살아온 댓가가 아닌가 싶네 하루빨리 회복하여 건강한 모습 보여 주고 또 다시 즐겁에 만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