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최근 울산 동구 남목 전통시장과 남구 신정 평화시장을 방문해 소상인들의 어려움을 듣고 돌아갔다. 관련 주무부처 장관이 찾아오는 만큼 지역 상인들의 기대 또한 컸고 이들이 내 놓는 요구와 건의도 적지 않았다. 전통시장에 직접 지원할 수 있는 돈줄을 움켜쥐고 있는 장관이 왔으니 그러는 게 당연한 일일 것이다. 지자체가 어려운 전통시장을 돕기 위해 내 놓을 수 있는 지원 범위는 사실상 한정돼 있다. 무엇보다 지방 재정이 빠듯해 중앙정부가 일정 부분 지원해야 그에 보태 전통시장들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 또 지자체는 필요한 만큼 예산을 새로 편성해야 하지만 정부는 가용 예산이 이미 책정돼 있다. 따라서 정부 부처는 포괄적으로 편성된 예산을 경우에 맞춰 심의하고 적절하게 집행하기만 하면 된다. 홍 장관이 동구 남목시장 상인들과 간담회를 가졌을 때 건의된 전통시장 공영 주차장 건설이 그 한 예다. 중소벤처기업부에는 매해 전통시장 지원에 필요한 예산이 꾸려져 있다. 중기부가 주차장 건설 지원 요청을 검토해 결정만 하면 그대로 건설이 가능하다.
전국 전통시장들이 어렵기는 모두 마찬가지다. 대형 물류센터나 백화점에 비해 시설이 낡았고 유통 구조가 미흡한데다 시장 활성화에 필요한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게 으뜸 이유다. 그런데 울산 전통시장들은 이에다 조선 불황으로 인한 지역 경기침체까지 더해 이중 고초를 겪는 중이다. 동구 남목 시장은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라 할 수 있고 남구 신정 평화시장은 도시 전체의 불경기를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곳이다. 때문에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1~2년 씩 기다릴 형편이 못된다. 소상인들이 당장 수개월 내에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길 기대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홍 장관이 울산을 다녀 간 뒤 방문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일부에서 제기됐다. 울산 전통시장 가운데 왜 하필이면 동구와 남구지역 시장에만 들러 상인들의 고충을 들었느냐는 것이다. 우리도 그 부분을 이해하기 어렵다. 같은 날, 한 두 곳을 더 둘러 볼 수도 있지 않았는가. 홍 장관의 이날 방문이 행여 중소벤처기업부와 연결된 국회 산자위 소속 지역 국회의원들의 요청에 의해 마지못해 이뤄진 1회성 방문이 아니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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