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만수회장님의 카톡에서]
SNS 글.
[친정에 가면 어머니는 꼭 밥을 먹여 보내려 하셨다. 부엌에도 못 들어오게 하셨다.
5남매의 맏이라 그러셨는지 식사 때는 남동생이나 당신보다
항상 내 밥을 먼저 퍼주셨다.
그러다 어느 날 오랜만에 친정에서 식사하게 되었다.
그날도 제일 먼저 푼 밥을 내 앞에 놓자 어머니가
‘얘, 그거 내 밥이다’ 하셨다.
민망한 마음에
‘엄마 웬일이유? 늘 내 밥을 먼저 퍼주시더니’ 하며 얼굴을 붉혔다.
그때 어머니가
‘그게 아니고 누가 그러더라. 밥 푸는 순서대로 죽는다고. 아무래도 내가 먼저 죽어야 안 되겠나?’
그 뒤로 어머니는 늘 당신 밥부터 푸셨다. 그리고 그 이듬해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돌아가신 후 그 얘기를 생각하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남편과 나> 중에 누구의 밥을 먼저 풀 것인가를 많이 생각했다.
그러다 남편 밥을 먼저 푸기로 했다.
「홀아비 3년에 이가 서 말이고 과부 3년에 깨가 서 말이다」라는 옛말을 생각하며, 뒷바라지 해주는 아내 없는 남편은 한없이 처량할 것 같아서다.]
어머니의 생각은 딸의 생각보다 깊이가 있다.
어른의 생각은 아이의 생각보다 넓고 크다.
부모의 마음은 바다보다 넓다. 사랑이 더 크기 때문이다.
사랑이 크면 생각도 마음도 넓어진다.
성경에는, 「생각하는 데는 어린아이가 되지 마십시오. 악한 일에는 어린아이가 되고 생각하는 데는 어른이 되십시오.」(고전14:20)라고 했다.
<생각>은 '프흐렌'인데, <정신, 지각과 판단하는 기능>이다.
심리학에서 <성인 아이>라는 말이 있다.
성인이 됐는데도 정신이, 지각과 판단하는 기능이 여전히 아이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개인이면 그나마 다행이거니와 집단이 그렇다면 심각하다.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악한 일에는 아이>가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반대로 <선한 일에 아이>가 된다.
왜, 청개구리 우화가 있을까?
어디든 어머니같이 자기 밥부터 푸는 곳에 행복이 있다.
하지만, 요즘은 모두 다른 사람 밥부터 푸는 세상이 됐다.
차라리 혼밥이라도 해야할까, 고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