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빙그레이글스 팬이었지만 한동안 야구에 대한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2000년대 중반 류현진 선수가 나타나면서 다시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올해 주축 선수와 몇 명의 2군 선수, 코칭스텦 정도를 알 정도가 되었습니다.
한화 선수였기 때문에 류현진을 좋아한 것이고,
류현진 때문에 다시 한화 야구를 보기 시작했으니,
넌 한화 팬이냐 류현진 팬이냐 하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랑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올해 류현진이 하반기 들어 '메이저리그'와 '7년연속 10승'이라는 강력한 동기로 무척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시즌이 끝나고 새 감독까지 선임된 지금, 류현진 거취 문제가 제일 큰 이슈로 남은 것 같습니다.
혹자는 한화를 응원하기 때문에 류현진을 보내기 싫다고 하고,
혹자는 한화를 응원하지만 류현진은 갔으면 좋겠다 합니다.
혹자는 전성기가 일찍 오는 투수기 때문에 한 해라도 빨리 가야한다고 하고,
혹자는 내년 한 해만 더 뛰어서 한화의 영광을 되찾는데 일조해줬으면 좋겠다고 하고,
혹자는 2년 더 채우로 FA로 당당히, 편하게 가라 합니다.
저는 멘탈과 동기부여라는 점에서 보고 싶습니다.
올해 윤석민 선수가 작년에 비해 많이 무너졌습니다.
선수마다 잘 하는 해가 있고 주춤한 해가 있으니, 그렇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라던 메이저리그행이 무산되고 멘탈과 동기부여가 약해졌다는 점도
윤석민 선수가 주춤한 해를 보내게 하는데 일조했을 겁니다.
류현진 선수가 올해 하반기 누누히 가고싶다고 말했습니다.
등판할 때면 스카우터가 신경쓰인다고도 했습니다.
평소의 팀을 먼저 말하던 류현진선수의 모습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라, 처음에 그 모습을 보고 놀라웠습니다.
그만큼 가고싶다는 열망과 의지가 있었다고 봅니다.
이런 선수를 잔류시킨다면, 아무리 멘탈좋은 류현진이라지만 올해 동계훈련과 내년 시즌 초반까지
그가 얼마나 많은 허탈감을 느낄지, 혹은 그걸 없애려고 얼마나 애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나서도 그 허탈감이 가시지 않았을 때 내년 류현진 선수가 어떨지 무척 염려가 됩니다.
또하나, 한화 팀 입장에서도 보고 싶습니다.
류현진 선수가 잘 던지고도 승수쌓기에 실패할 때
류현진 선수를 격려하는 이도 있지만 한화를 비난(비판이 아닌 비난)하는 이가 상당수입니다.
그렇잖아도 류현진 선수 등판때마다 한화 선수들이 더 긴장하거나, 평소보다 타격도, 수비도 안 될때가 많았습니다.
마음이야 그랬겠냐마는, 그러니 한화 선수들이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싶습니다.
현진이글스라는 비아냥 또한 한화 선수들을 더 위축되게하는 요소였을겁니다.
우리는 작년 하반기 류현진 없이도 근성있는 플레이를 했습니다.
SK도 올해 걸출한 스타 없이도 마운드가 굴러갔습니다.
반면에 우리는 여러 스타 및 FA를 영입했음에도 올해 어려운 시즌을 보냈습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근본적인 선수층, 투자 등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야구가 한 두 명의 스타에게 의존하기 보다는 팀 스포츠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1년에 10승 이상 던질 수 있는 투수 하나 있다고 해서
마운드 운용이 조금 편해지긴 하겠지만 팀 승수가 10승 더 늘어나는 것은 아니겠지요.
한화도 류현진 없이 조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습니다.
주판알을 굴리면, 류현진 선수의 포스팅 금액(얼마가 나올지는 모르겠으나)으로
소금같은 역할을 하는 선수들을 대우하고, 필요하면 영입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네, 저는 류현진이 갈수만 있다면 메이저리그 갔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류현진이라도 가고 싶을 것이고 못 가면 실망해서 될대로 되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팀 동료라도 그냥 류현진 같은 동료는 보내면 더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누군가가 잘한다 하더라도, 내 연봉보다 비교도 안 되게 높고 맨날 혼자 스포트라이트 받고
그 동료 때문에 나와 다른 동료가 자주 비난에 직면하면,
어느 순간부터는 미안하지도 않고, 부럽기만 하고, 질투가 날 것 같기 때문입니다.
지금 구단과 신임 감독이 서로 공을 넘기고 있는데
저는 정말 류현진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갔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리그를 떠나도, 류현진은 한화 선수로 기억할 겁니다... 돌아와서 다른 팀으로 간다면 그건 얘기가 다르겠지만 말입니다.
첫댓글 저도 올하 류현진을 보고 그가 더 큰 물에 진출해 자기 기량을 시험해 볼 수 있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성공가능성을 다른 분들보다 높게 보는 편은 아닙니다만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알겠지요.
대부분 원글님 말씀에 동의하지만 윤석민과의 비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윤석민른 지난 8년간 겨우 단 한번시즌 리그를 평정했을 뿐 꾸준함을 보여준적은 의외로 없습니다. 올시즌이 메이저 진출 실패로 인한 것보다는 그의 평균 능력치라고 봅니다.
류현진 미국에서 펄펄 나는 모습 보고싶습니다. 펄펄날진 않아도 행복해하는 모습이라도 보고싶습니다
그런 허탈감 컨트롤 할줄 모르면 프로가 아니라고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