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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에서 이집 저집 셋방살이 하다가 삽교고등학교에서 인접한 남선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이곳으로 정착한지 18년이다. 나는 시간이나면 삽교꽃산을 콩나물 시루에 물을 주듯이 다녔다. 올해는 삽교꽃산에 오른 일은 손으로 셀 수 있는 정도이다.
꽃산에 오르기 전에 장항선 삽교철도 구 건널목 부지가 눈에 들어온다.
삽교역(揷橋驛)은 1923.11.1일에 삽교역으로 영업 개시하였다. 지역주민들의 상권을 살리자는 의도로 수덕사역(修德寺驛)으로 1973년 11. 1일 역명이 변경됬다.
고등학교 등굣길에 1인 시위하며 '수덕사역에서 삽교역으로 변경해야한다'라며 줄기차게 1인 시위하는 중년에 접어든 남자모습이 생각난다. 처음에는 지역주민들은 그를 미친 사람이라 생각했다. 미치도록 노력하는 동안 친구들은 그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었다.
창정리 박상호(서울거주)덕분에 수덕사역에서 삽교역으로 1980. 11. 1일자로 다시 역명이 환원되었다
코레일직영 CY(컨테이너 야드)로 전환과 장항선 직선화로 삽교역은 2008년 두리에서 장소를 신가리 1-2(삽교역로 101-14)로 이전되었다.
삽교읍 신가리 가재을 남쪽에 있는 꽃산과 삽교읍은 나와 인연이 많다. 첫 공무원 초임지가 삽교읍사무소이다.
삽교꽃산 입구에 도착하니 삽교고등학교시절이 떠오른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친구들과 가게에서 병맥주를 구입하고는 꽃산으로 올라갔다. 추운 겨울철 고등학생 신분으로 산 정상 중턱에서 사가지고 간 맥주를 서너 명이 돌려가며 꿀꺽꿀꺽 목으로 넘길 때는 짜릿했다. 나의 모교는 변함없이 남녀공학이다. 나는 3학년에 남녀 혼합 반에 들어가는 행운을 누렸다. 사춘기시절이라 공부보다는 이성에 눈이 뜨고 있었다. 나는 연모하는 같은 반 여학생때문에 가슴앓이와 기숙사를 이탈하며 방황을 했다. 야간자습시간에 가슴이 답답하여 담임선생 모르게 저녁나절 꽃산자락을 혼자 올라갔다. 꽃산 옆 동네 효림 2리 (갈림(葛林),칙데비)에 고모님이 살고 있었다. 꽃산 잔디밭에 누워 하늘만 쳐다보다가 있다가 고모님 댁에 잠시 들렀다. 나의 갑작스런 방문으로 고모님은 당황하였다.
예산군 삽교읍 꽃산하면 소설가, 방송극작가 추식(秋湜, 1920 ~ 1987.5.10)의 KBS라디오 연속극 <삽다리총각>이 널리 알려져 있다.
내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 큰 누나와 형은 저녁때가 되면 라디오를 서로 들으려고 경쟁하듯이 이불속에 숨기는 것을 목격했다. 남녀노소 가족이모여 라디오 연속극을 들을 때는 마법에 빨려드는 듯이 재미있었다. 마을에 흑백 TV가 없던 시절이라 <삽다리총각>라디오 연속극은 인기가 많았다.
삽교읍 상성리(과수원집 삽다리총각), 용동리(주래뜰 논두렁, 용머리, 능금), 효림리(꽃산, 진달래), 두리 5리(새터말)지명은 1971년 라디오 방송으로 전국에 퍼져 나갔다.
삽다리총각
총각 총각 삽다리 총각 꽃산의 진달래
손짓을 하는데 장가는 안가고 날일만 할텐가
개갈이 안나네 개갈이 안나 주래뜰 논두렁
개갈이 안나 총각 총각 삽다리 총각
총각 총각 삽다리 총각 용머리 능금이
빨갛게 익는데 장가는 안가고 들일만 할텐가
개갈이 안나네 개갈이 안나 새터말 새악시
개갈이 안나 각 총각 삽다리 총각
<삽다리총각> 노래가사에‘꽃산의 진달래 손짓을 하는데......’가 나온다. 라디오 방송 연속극이 열리는 시기에는 꽂산에 진달래가 많았다. 요즈음 진달래 보다는 소나무가 많이 자라 있어 아쉽다. 삽교꽃산을 예비군훈련장으로 사용하여 많은 진달래가 사라져버렸다. 그전에 많았던 뱀은 현재는 많이 줄어들어 꽃산에 오르는 동안 많이 볼 수 없다.
<삽다리총각>의 극작가 추식을 기리는 주제가 노래비가 2011. 5. 11 덕산온천관광호텔입구 로터리에 세워졌다. 나는 한국문인협회예산지부 사무국장 재임시 예산문인들과 추식 노래비 제막식에 참석했다. 그 날 행사에 참석한 추식 가족을 만났다. 덕산에 있는 <성일산채>식당에 식사하면서 추식은 서울에 살면서 예당저수지에 자녀들과 낚시를 즐겼으며, 1967년 소울서 내려와 삽교읍 상성리 과수원과 삼진농장((三眞牧場)을 매입하여 농사를 경작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추식은 1920년 충북 청주에서 출생했다. 서울에서 활동하다가 예산군 삽교읍 상성리로 내려와 1978. 5.20 예산문인들과 <무한동인회>창립을 했다. 초대 회장은 추식, 총무는 김상식 선출되었다. 예산문인협회 모태가 된 두 분은 삽교읍 상성리와 용동리(주래들)에서 살았다.
시인 茶斗(다두) 金尙植(김상식, 1932~ 1982. 6.21)은 1980.9.1.<하느님 미만해요>시집을 발간했으며, 그의 기념비는 수덕사‘그때그집’식당 가는 길에 세워져 있었다.
덕산신용협동조합 창립(현, 예덕신용협동조합)한 김상식 30주년 추도식 및 기념비이전 제막식을 덕산온천관광호텔 입구 로터리에서 2012. 6.16일가졌다. 추식의‘삽다리총각’노래비, 가수 고은봉 노래비 좌측에 김상식 기념비는 예덕신용협동조합 주관으로 이전을 했다
그의 시 <삽교천(揷橋川)>은 삽교읍사무소 민원실에 걸려 있다.
매헌윤봉길 의사 상해의거 기념 4.29일을 전후하여 사단법인매헌윤봉길월진회(회장 이우재) 주관으로 매헌 윤봉길 문화축제가 충의사 주변 도중도에서 열린다. 문화축제 기간중 예산출신 고은봉 노래비, 추식‘삽다리총각’주제가 노래비 설치는 잘 한 일이다.
삽교출신 연예인은 최주봉, 박광덕, 조영남 등이다.
연극인 최주봉은 예산에서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진학하기를 잘한 것 같다. 잘 생긴 마스크는 아니지만 성실하게 노력하여 연극분야에서 성공한사람이다.
씨름선수 박광덕은 나와 인연이 있다. 그는 삽교초등학교, 덕산중학교, 운호고등학교 졸업했다. 1990년 LG투자증권씨름단소속선수로 계약하기 전에 대전지방병무청 상설징병검사장에 징병검사를 받으러 왔다. 내가 마침 예산군청 민방위과 병사계 현역담당 일을 보고 있어 대전병무청으로 출장 공무수행 중이었다. 박광덕 가족은 다급한 표정을 지으며 대전징병검사장에 몰려왔다. 징병검사를 빨리 마치고 LG투자증권씨름단과 계약하러 가야하기 때문이다. 우선 체중계에 올라가라 하니 그는 “에이”하며 체중계에 올라가지 않으며 못 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 때 100kg이상 체중계는 없어 그의 체중을 측정할 수 없었다. 박광덕에게 체중을 물어보아 120kg이라 하여 신체검사 체중 란에 115kg이라 적었다. 다른 검사는 생략하고 징병검사관 앞으로 데려갔다. 박광덕은 그날“제2국민역”병역판정을 받았다. 그 후 박광덕은 백두장사를 세 번, 천하장사 준우승에 다섯 번 올랐다
가수 조영남은 황해도에서 태어나 6.25전쟁 1.4후퇴 때 피난 내려와 예산군 삽교면 두리에 살면서 삽교초등학교를 다녔다. 그는 결혼 후 외국에 머물다가 잠시 귀국하여 삽교읍 삽교리에 있는 삽다리교에서 소를 몰고 지나가는 장면 TV촬영 하는 것을 고등학교 다닐 적에 보았다.
내 고향 충청도
일사후퇴 때 피난 내려와 살다 정든 곳/두메나 산골 태어난 곳은 아니었지만/
나를 키워준 고향 충청도/내 아내와 내 아들과 셋이서 함께/ 가고 싶은 곳 논과 밭 사이
작은 초가집/내 고향은 충청도라오
조영남 의 <삽다리>'내고향 삽교를 아시나요'노래비는 삽교고등학교 앞 도로변 옆에 설치되어 있다
삽다리
내 고향 삽교를 아시나요 맘씨좋은 사람들만 사는 곳
시냇물 위에 다리를 놓아 삽다리 라고 부르죠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천안을 지나고 온양을 지나
수덕사 구경을 하시려거든 삽다리 정거장서 내려야죠
봄이면 꽃산에 진달래 꽃 여름에는 시냇물에 고기잡이
가을이면 학교운동회 겨울에는 안방에 윷놀이
내 고향 삽교로 날 보내주오 내고향 친구들이 사는 곳
이 몸이 죽어서 천당엘 못간다면 삽다리 내 고향에 묻어주
앞으로 예산은 예술(연극, 문학)중흥시대에 오를 것으로 나는 예견한다. 삽교읍 상하리 출신 신익선은 현재 한국문인협회충남지회장을 맡고 있다. 신익선 지회장은 2011년 향토민속발굴사업‘의좋은 형제의 고장 예산의 문인산수화’발간, 시집(임존성, 예산아리랑), 소설집(남자 은장도), 수필집(얼굴없는 자화상, 산안개와 살다)등을 발간한 전업작가이다. 그는 2013년 봄호 <시와시학> 전석홍의 시세계‘내면 천착의 시간학을 위하여'로 평론분야에 등단하였다. 앞으로 신익선 충남문협지회장의 평론집도 기대된다.
충남도청이 예산,홍성으로 내려와 6월 새충남문화대축전과 2013년 제13회 전국연극제가
열린다.
예산에서 많은 문예행사가 집중하다보면 예술분야는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발전할 것 같다. 예산 예술분야출신 활용하여 문화콘텐츠를 예산에 조성한다면 부가 가치가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예산군에서 효림리지역에 현재 공단지부지 신축중이다.
삽교 꽃산 팔각정(삽교쉼터)에서 효림리 쪽으로 내려가다 보니 가족묘 납골당이 큼직하게 들어서 있다. 효림리에서 묘지 이전 보상금을 받아 흉물스럽게 종중납골당을 꽃산에 설치했다. 삽교읍민이 이용하는 등산로 옆에 산림을 훼손하면서 종종납골당 설치한 사람이 의심스럽다. 삽교의 정기가 서려있는 삽교꽃산과 삽교주변 지형을 연계하여 1시간 코스 등산로 발하면 삽교읍민과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 수는 무척 늘어날 것 같다.
고모가 살았던 효림리(칙데비)는 농공단지 조성 공사로 중장비 기계소리가 요란하다.
오늘 모처럼 삽교꽃산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도중에 삽교읍 식수원공급처인 정수장에서 고은 시인의 <그 꽃>이 짧은 시가 생각난다.
그 꽃
고은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나는 그동안 미래만 생각하며 허우적거리며 살아왔다. 길섶에서 꽃이 피고 지는 꽃을 살펴볼 아량도 없이 살아온 것이 후회된다.
삽교꽃산에는 체육공원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삽교꽃산에 오를 때 건강을 위해 체육시설도 이용하고 내려갈 때 꽃산에 있는 꽃들을 살펴보아야겠다.
나는 오늘 삽교꽃산에 올라 이곳저곳 다니면서 언젠가는 이 산도 전국의 명산으로 등극하길 마음속으로 빌었다.
첫댓글 김창배 수필가님, 일목요연하게, 삽교의 삶을 통하여 삽교의 역사와 미래에의 예견을 제시하여 놓았군요, 이 새벽 수필을 읽으면서 우리 예산의 문인, 그 중에서도 성실하고 진실하며 꾸준히 글을 쓰는 우리 김창배 선생같은 분이 계시다는 생각에 즐겁습니다. 부디 건강, 건필과 함께 위대한 문인, 그리고 문운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신익선
새벽녘에 한국문인협회충남지회 카페와 예산지부 카페에 자주 들러 주어 감사합니다.
현재 글<삽교꽃산 단상(斷想>은 퇴고중입니다. 오탈자가 많이 있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하여 여러 곳 수정했습니다.
예산문학카페가 너무 조용하여 글을 조급하게 올리고 있습니다. 양해바랍니다.
이렇게 정리한 그들이 나중에 중요 역사가 됩니다. 수고하셨어요........
2시간 넘게 꽃산을 혼자 다니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