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색 비늘 반짝거리는 백사의 넋 같은”
“김영랑의 슬픈 봄 같은”
“새끼발가락이 곡옥 같은”
“암자주색 비로자나불의 보랏빛 그늘 같은”
“그 강물처럼 속으로 숨어 베풀기도 해야 한다는 것을”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은 꽃이여”
직유법은 서민적이고, 은유법은 귀족적이다.
대개의 시인들은 직유법을 사용하려 하지 않고 의인법이나 활유법이나 상징법들을 사용한다. ‘~처럼’ ‘~듯이’ ‘~같이’ 따위를 사용하는 것을 거추장스러워 한다. 비유한다면 직유법이 수레를 타고 가거나 걸어간다면, 은유법이나 상징법은 훨훨 날아간다.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내 누님 같은 꽃이여.”
비유의 오묘한 이치를 알아야 좋은 시를 쓸 수 있다. 논리는 막막하지만 비유는 소탈하고 활달하게 열린 말법이다. 데리다는 진리를 단박에 끌어내는 해체에서도, 그 방법으로 비유를 썼다. < ‘나 혼자만의 시 쓰기 비법(한승원, 도서출판 푸르메, 2014)’에서 옮겨 적음. (2019.08.04. 화룡이) >
첫댓글 직유든 은유든 의인이든, 적재적소에 쓰여 한편의 시를 형상화하는 데에 기여하는 참신한 비유가 필요하겠지요.
그렇지요. 김 시인의 말씀처럼 적절한 비유를 적재적소에 찾아 쓰는 것이 관건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문제일 터입니다. 평소 비유법을 폭 넓게 통찰하고 각각의 테크닉을 단련해 두는 것도 시인이 갖춰야 할 자세가 아니겠는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