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일, 3.1절 107주년 기념행사에 어스토리 청소년들이 참여했다. 집안사정으로 사전 준비 답사에 참여 못했지만, 대표 청소년 필두로 답사와 카드 뉴스 제작까지 제법 멋스럽게 진행해주었다. 당일 아침은 제법 소란스러웠다. 달그락에서 캠페인 전단지를 복사하겠다고 새벽 일찍 일어나 책상을 보았다. 늘 놓던 자리에 달그락 열쇠가 없다... 당황해서 한참을 뒤적이지만, 열쇠는 보이질 않는다. 마지노선으로 정해둔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재촉하듯, 마알간 햇빛이 창에 쳐둔 뽁뽁이를 통해 퍼지며 방을 밝힌다.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요조는 풀 앞에 앉아 삑-삑- 울음을 운다. 결국 찾는 걸 포기하고, 집을 나선다. 이 새벽 복사집이 열었을 리 만무하고... 애꿎은 네비게이션 화면만을 특특 친다. 그러다 복사기를 구비해둔 스타디카페가 있음을 본다. 허나... 안될 놈은 끝까지 안될 모양일런지... 처음 방문한 스타디카페 복사기에 ‘고장’이라는 문구가 떡하니 붙어있다. 두 번째 스타디카페도, 실패.... 시간은 속절 없이 흐른다. 약속 시간이 되어 서기 청소년을 태운다. 그리고 세 번째 스터디카페 방문. 다행히 복사기가 정상 작동한다. 서기 청소년과 캠페인 전단지 준비를 마무리하고, 대표 청소년을 태우고 행사장을 향한다.
조금 늦어 차가 행사장 인근에 다다르자 긴 행진이 보인다. 부대표 청소년이 저기 어디 있겠지 하는 이야기를 나누며 행렬을 지나친다. 차를 데고 행사장을 올라가니, 우리 같은 지각쟁이들이며, 사전 행사 준비 활동가들이며 살짝 복작인다. 캠페인 전단지를 나눠 가지고, 캠페인 진행 방법에 대해 잠시 나눈다. 이번 3.1절 기념행사 캠페인은 군산에서 일어났던 3.5 운동에 대해 알리는 캠페인을 준비했다. 대표·부대표 청소년이 3.1운동 100주년 기념관을 답사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카드 뉴스를 제작, 게시했다. 전단지도 100장 준비했다. 대중 앞에 나서는 걸 두려워하는 서기 청소년은 전단지를 받아 들고 제법 머뭇거린다. 처음 해보는 캠페인 활동이기에 제법 긴장한 듯하다. 제법 비슷한 꼴이기에 어떤 심정일지 이해 간다. 계속해서 ‘못하겠다, 못하겠다.’ 중얼거리며 뒷걸음질 친다. 대표 청소년이 차기 대표 청소년으로서 머뭇거리기만 하면 안된다며, 먼저 시범을 보인다. 그리고 슬쩍 빠져 서기 청소년이 해볼 시간을 준다. 그래도 어려워 하는 게 보여 간단한 멘트도 마련해보자 한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되니, 그래도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는지, 한 명 한 명, 머뭇머뭇 다가간다. 선뜻 받아주시는 분도, 거절하는 분도 계시지만, 거절당할 때마다, 대표 청소년과 ‘그럴 때도 있는 거야!’ 하며 응원한다. 한 번, 두 번 반복되니, 그래도 제법 익었는지 선뜻선뜻 해낸다. 그렇게 나눠주고 있으니, 익숙한 얼굴들로, 선거를 준비하겠다고 열심히 뛰는 사람들로, 그리고 행진 나갔다 들어오는 사람들로 행사장이 제법 북적이기 시작한다. 기념관 앞 잔디밭은 사람들로 이내 가득 찬다. 행사 시작 전까지 열심히 전단지를 돌린다. 행진 나갔다 돌아온 부대표 청소년도 전단지를 몇 장 받아 주변 친구들에게 나눠준다. 다 돌릴 수 있을까 하며 준비한 전단지가 이내 동이 난다. 두툼하게 손에 든 전단지가 없어진 것이 나름 뿌듯한지 서기 청소년도 웃으며 ‘그래도 할만 했어요.’하고 말을 흘린다. 1시간 30분 가량 행사가 진행된다.
행사를 마치고 대표 청소년의 제안으로 점심 먹고, 군산선교역사관과 3.1운동 100주년 기념관을 둘러본다. 점심을 먹고, 군산선교역사관을 향하는 길 위에서, 부대표 청소년이 행사 당시 전단지를 나눠주며 겪었던 경험을 공유해준다.
“역사에 관심도 많고, 세계사와 동아시아사를 공부하는 친구면서, 3.1운동과 3.5운동은 다른 거 아니냐는 질문을 하더라.”
“그게 우리가 활동하는 이유지. 우리가 꾸준히 알려야지. 너 잘 알려줬냐? 어떻게 알려줬는데?”
대표 청소년이 당당히 말을 잇는다. 우리는 역사의 많은 부분들을 놓치고 지난다. 향토사나 미시사의 영역에 닿을수록 그 경향은 더욱 심해진다. 이를 연구하고 알리는 것, 그리고 관심을 가지고 뒤적이는 것, 과거의 ‘사실’과 현재를 이어 의미를 만드는 것. 이 것이 역사를 공부하는 의미가 아닐까 하는 이야기를 나눈다.
군산선교역사관을 들어서니, 도슨트분께서 군산 선교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 종교를 떠나, 낯선 땅을 찾아 봉사하고자 하는 그들의 사명감에, 그들의 족적에 청소년들이 푹 빠져 듣는다. 특히 독립운동과 이순길 지사의 이야기에 다다르자 확하고 몰입한다. 도스트분의 설명을 듣고 역사관을 나선다. 잘 지어놓은 역사관에 사람이 왜 많이 오지 않는지, 청소년들이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 하며 3.1운동 100주년 기념관을 향한다. 3.1운동 100주년 기념관은 3.1절이기에 가족 손님들로 붐볐다. 전시관을 간단히 둘러본다. 특히 2층, 여성 독립지사들의 판넬을 둘러본다. ‘이 분 알아요. 이 분은 모르겠어요.’ 하며 한 분 한 분 세어나간다. 우리는 아직 모르는 게 많다.
3월 5일. 1919년 군산의 하늘에선 만세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독립에 대한 뜨거운 열망의 소리가 이어이어, 지금의 민주공화국을 이룩했음이 틀림없다. 그 열정의 불씨가 여전히 휘영휘영 흔들리며, 민주주의의 위기 앞에서 공화국을 지키고 있다. 그렇게 역사를, 산 자가 따른다. 단순히 역사적 사건, 태극기를 흔드는 단순한 기념일의 하나가 아니라, 어쩌면 우리 사회의 근원일 수 있는 그 날의 함성을 기억하자며, 하나하나 설명하던 어스토리의 청소년들의 목소리. 그 목소리가 그들의 기억이 되어 앞으로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지 궁금하다. 여러분들은 3월 5일의 함성을 얼마나 기억하고 계신가?
군산 3.5 만세운동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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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