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원주콘서트는 강원권에서 갖는 첫 무대였다 하니 노래하는 우리 강수님이나 저와 같은 관객 역시 어찌 설레임이 없었을까?
오래전 전기도 전화도 되지 않는 홍천 심심산골에서
기거할 때, 유일하게 세상의 소식을 들을 수 있어 나늘 위로해주었던 중국산 싸구려 라디오가 내가 강수님을 알게 된 계기였다.
워낙 산골이라 시실 몇개 방송신호만 겨우 잡혀 국군방송 kbs1 교통방송 원주mbc 정도 였는데 그중
어느날 교통방송의 심야프로에서 박강수님이 청아한 목소리로 불러주었던 '바람이 분다'가 내 가슴을 때리면서 강수님과 인연은 시작되었다.
원주에 나와서야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오직 향뮤직이란 레코드가게에서만 그의 음반을 구할 수 있어 전 음반을 모두 주문하니 사인시디에 덤므로 카셋테이프를 보내주었다.
당시만해도 차에 테입데크가 대부분 있었으니 좋아하는 노래들을 테입에 복사하여 참으로 많이 들었기에 지금 우리 아이들도 강수님 노래는 많이 안다는 사실...
그동안 발표했던 음반중 유일하게 없었던 듀엣음반을 이번 공연에서 구입했는데, 오디오로 직접들으니 그동안 카페나 유튜브에서 듣던 것보다 훨씬 더 좋다.
아! 글을 쓰다보니 서투른 글솜씨에 서론이 너무 장황하고 한참 옆길로 빠져버린 것같다.
그동안은 서울 소통홀 공연에는 몇번 가보았지만 공연장이 지하철 2호선 라인에서 좀 멀어져서인지 선듯 나서지질 않아 한동안 콘서트에 참여하질 못했었는데 페이스북에 갑자기 올라온 원주공연소식이 우리 지역에서의 공연을 기다려 온 나로서는 여간 반가운게 아니었다.
우리 지역의 더 많은 사람들이 박강수란 숨은 보석같은 실럭파가수와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조금 일찍 예매를 하고 현장도 확인하고 ...
그렇게 들어선 원주콘서트 인동소극장, 참 아담한 무대였다. 오래전 지어진 건물이라 그리 쾌적한 편은 아니지만 사실 이곳에 살면서도 여태 소극장이 있었음을 이번 콘서트를 계기로 알게 되었기도 하다.
그만큼 원주가 그간 소극장공연이 없었음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tv를 많이 타는 소위 유명가수들의 공연은 그래도 우리 지역에서도 자주 있는 편인데, 이들은 주로 원주의 대표적 공연장인 치악예술관이나 백운아트홀에서 하곤 한다.
언젠가는 우리 강수님도 좀더 소리의 울림이 좋은 공간에서 더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크다.
이번 공연에서도 보았지만 강수님 노래는 중장년층
이 더 좋아하는 것같다. 얼마전 강수님께서 페이스북에 올린 것처럼 단조의 음악이 많아서 일지도 모른다. 인생의 중반을 넘어서다 보면 삶이란 것이 얼마나 고되고 힘겨운 것인가를 실감하게 되는 것이기에 강수님의 노래가 큰 위로가 되는 것이어서 그러리라.
이번 콘서트의 몇몇 곡들은 삶에 지친 참석자들의
마음에 콕콕 박혀 가슴을 찌르는 울림이 커서 한 때
분위기가 너무 숙연해지기도 했던 것같다.
같은 노래임에도 이전에 서울 공연에서 들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감정을 노래에 실어 들려주었기에
그렇게 뭉클하게 와 닿았으리라,
사실 이번에 내심으로 아버지란 노래를 선곡해달라고 하고 싶었었는데, 다행히도 목록에 들어있어서
나도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려보며 눈가가 쪽촉해지기도 했고, 흥겨운 리듬과 슬픈 가사와의 만남이 주는 묘한 무드도 그렇고
아무튼 뜨거운 가슴으로 원주 첫공연을 아름답게 꾸려주신 강수님과 함께 수고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번엔 가사 모르는 분들도 함께 따라 부를 수 있는 준비가 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정말 누구나 목청껏 뜨겁게 부를 수 있는 곡도 하나쯤 있어도 좋을 것 같아요.
강원도 정서상 여기서는 곤란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임을 위한 행진곡도 같이 불러보고 싶었다는....
첫댓글 공연을 다녀가신 일상의 산문집 하나 대하는 듯이 진솔한 이야기
반가움과 감사를 음악으로 만나며 더하고 싶습니다...^^
글 하나하나 사랑이 묻어나네요^^
저는 워낙 무뚝뚝한 경상도 아지매라 ?
어느곡 하나 안 좋은곡이 없지만 더 애정이 가는 곡을 불러주실 때는 저만을 위한곡 같은 느낌이긴 합니다^^
글에 푸~욱 빠져 읽었습니다.
첫 공연이었지만 종합적으로도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느꼈습니다.
나무신장님같은 원주분들께서 성원 덕분인 것 같습니다. ^^*
뒷 이야기가 더 있을것 같은 공연나눔.....
다음엔 함께 나눌수 있기를 소원해 봅니다^^
나무신장님...
가끔 뵙고 싶은 기분입니다.
저는 길이 멀어 가지 못하고,
대신 선배님 세 분께 권해 드렸는데,
보답으로 원주 복숭아 보내주신다는 멘트와 함께,
강수님과 함께 한 인증샷 보내오셨더군요.
관객 중 한 분께서
'로버트님이 꼬옥 인증샷 찍어오시라'했다며
부탁하시는 거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