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밥을 먹지 않고 사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하루에 커피 4잔, 과일주스 2잔만 마시면서도 건강하게 잘 살고 있는 실존 인물이다. 이 글을 전하는 이유는 우리도 먹지 않고 살아보자라는 무리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아마 우리는 한 달쯤 굶으면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그렇게 생각하고 믿고 있으니까)
다만 우리가 '평소 생각하는 것보다 많이 덜 먹어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함께 해보고 싶다.그리고 음식 섭취에 관해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여 나눠보고 싶은 이야기다.
다음은 김상운 선생님의 <왓칭 2> 일부 내용.
< 이 남자는 지난 14년간 아무것도 먹지 않고 살아왔다. (책이 2016년 출간되었으므로 현재까지는 21년간)그런데도 누구보다도 건강하다. 테니스와 조깅을 즐기고 사람들을 만나기도 좋아한다. 그가 음식을 입에 댄 건 지난 2001년 새해 전야에 감자 샐러드와 케이크 한쪽을 먹은 게 전부였다. 그 뒤로는 하루에 커피 넉 잔, 과일 주스 두 잔만 마신다. 이따금 아내와 외식할 때는 포도주를 한 잔씩 마시기도 한다. "저는 빛을 먹고살아요. 우주 에너지나 정기, 기라고도 할 수 있죠."그는 괴짜일까? 아니다. 아주 정상적이고도 똑똑한 사람이다. 베르너(Michael Werner)씨는 독일 북부 태생으로 세 아이의 아빠이자 화학박사, 교수이며 스위스 연구소 고위간부이기도 하다. <<빛으로 사는 삶>>이라는 책도 썼다. "저는 아주 정상적인 사람이에요. 다만 좀 색다른 능력을 갖고 있을 뿐이죠." 그 색다른 능력도 우연히 시작됐다. 어느 날 부인의 여자친구가 방문했는데 그녀는 밥을 먹지 않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걸 보고 그도 호기심이 발동했다. '나도 밥을 먹지 않고 살 수 있을까?' 그는 3주간의 계획을 세워 시험해보았다. 첫 일주일간은 아무것도 먹거나 마시지 않았다. 8일째엔 물을 탄 과일주스만 약간 마셨다. 3주째가 되면서부터는 농축된 과일주스만 마셨다. "모든 의사들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하죠. 하지만 가능하다고 믿으면 가능해져요. "3주째 마지막 날엔 몸이 완전히 적응했다. "배고픔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몸의 반응만 주시하면 배고픔을 못 느껴요. 몸에 귀를 기울이면 굶고 있다는 생각이 안 들죠." 3주가 지나자 몸무게가 13Kg이나 줄었다. 얼굴도 전보다 말라보였다.하지만 키 180센티미터에 체중 80킬로그램이라면 마른 편도 아니다. 더구나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건강해졌다. "지금 훨씬 활력이 넘쳐요. 지구력도 강해졌고, 피로회복 속도도 빠르고요. 아픈 적도 없어요.집중력과 기억력도 훨씬 좋아졌죠. 전엔 여덟 시간 이상 잠을 자야 했는데, 지금은 다섯 시간만 자도 충분해요.">
절제의 성공학 저자인 미즈노 남보쿠도 1년 동안 바닷가에서 짐꾼으로 힘들게 일하면서도 흰 콩과 보리만 먹고 1년을 버텨, 칼에 맞아 죽을 관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식단에 단백질이 부족하다, 채소가 충분하지 않다며 완벽한 영양소의 식단을 맞춰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면 과식을 하게 되는 일도 종종 있었다. 내가 먹고 있는 식단이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하면서 제철 음식 위주의 소박한 식사를 하면 그만인데, 먹기 위해 사는 건지 살기 위해 먹는 것인지 구분이 안된 적도 많았다. 요즘은 음식뿐만 아니라 내가 가진 많은 것이 이미 넘쳐나고 충분하다는 것을 느낀다. 20여 년 전에 샀던 수성펜들이 아직까지도 몇 개 남아있다.
실제로 내 친한 친구의 남자 친구는 아침은 안 먹고, 점심도 거의 안 먹고, 저녁만 먹는다고 한다.그에 영향을 받은 내 친구도 아침에는 요구르트와 시리얼로 간단히 먹고, 점심에는 샐러드, 저녁 한 끼만 먹는다고 한다. 앉아서 업무를 보는 현대인들은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아마 중간중간 커피도 마시고 저녁엔 과일도 먹고 이미 넘치게 먹고 있는 우리들, 그럼에도 부족해서 맛집 검색, 맛집 탐방, 맛스타그램에 온통 먹는 이야기들이다.
이현필 선생은 하루에 한끼 드셨다. 저녁만 드셨다. 다석 유영모 선생님도 그의 다석이란 호처럼 저녁만 먹었다.두 분의 삶을 볼 때 먹는 것으로 삶의 목표를 삼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 두 분의 삶은 먹고 안 먹고의 문제가 아니라 생의 문제다.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의미 있는 삶일까?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