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 중에 상당수가 텃밭조차 가꿔보지 않고 무작정 농사를 지어보겠다는 망상에 빠져있다는 사실에 놀랄 뿐이다. 흔히들 ‘농촌에서 농사나 지어볼까?’라는 말을 서슴치 않는데, 이들에게 9.9㎡(3평)의 텃밭을 먼저 가꿔보길 권하고 싶다. 농사가 얼마나 어려운 업인지, 반면 생명을 다루는 만큼 얼마나 농사가 보람된 일인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어릴적부터 농사가 좋았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3년내내 꿈을 ‘농부’라고 적어 담임선생님께 혼도 무척 많이 났습니다.”
현재 충남 청양군 비봉면 관산 은골구기자마을에서 귀농중인 이병기 씨(34)가 농사와 연을 맺은 것은 유년기때이다. 어린시절 사업을 하던 부친이 잠시동안 의정부에서 논·밭 농사를 병행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 농작물이 커가는 과정 을 지켜보던 이 씨는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자신의 꿈을 ‘농부’ 라고 적어낼 정도로 농업에 대한 사랑은 더욱 깊어만 갔다. 인문계 진학생이 3년 내 내 ‘농부’가 꿈이라고 밝히자 담임선생님들의 반응은 역시 ‘노발대발’. 공부를 곧잘 했던 그는 담임선생님의 끊임 없는 권유로 농사 다음으로 관심이 많았던 중국을 공부하기 위해 1997년 중국학을 전공으로 광운대에 입학하게 된다.
“대학교 3학년 때 교수님의 추천으로 중국학연구소에서 인턴생활을 시작했는데, 적성에 맞지 않았습니다. 중국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좋은데, 조직생활에 대한 적응이 힘들었죠. 이때 예전부터 꿈인 농부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겠다고 다 시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농부에 대한 선택에 전혀 후회가 없습니다. 정말 제게 가장 알맞은 직업이라고 확 신합니다.”
2006년 2월 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지인의 소개로 4월 귀농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드디어 이 씨가 자신의 꿈인 농업에 첫 발을 들여놓는 순간이다.
귀농교육은 꼭 필요하다
농사에 대한 꿈은 있었지만 농사에 대한 배움의 길이 막막했던 이 씨에게 귀농교육은 자신의 일생을 바꾼 중대한 사건이었다. 그가 귀농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당시는 귀농에 대한 교육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던 시기였고, 천안연암대 학도 도시민농업창업 교육과정을 처음으로 개설하게 된다. 이 씨는 바로 이 과정의 1기 출신이다.
“당시 지인의 소개로 귀농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했다면 지금처럼 농촌에서 정착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교육은 이론수업과 실습수업이 50:50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농업에 대해 처음 공부해서인지 이론수업은 무척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현장실습교육은 무척 재미있더라구요.”
이 교육과정을 통해 농업에 대해 개념을 정리할 수 있었 다는 그에게 두 번째 터닝포인트가 찾아온다. 그것은 바로 3개월간 진행된 ‘농가 현지체험교육’. 지금은 3주로 줄었지 만 당시 3개월의 긴 시간동안 농가 현지에서 숙식을 하면서 농사일을 체험한 그때의 경험은 농사에 대한 어려움, 보람, 가능성을 느끼게 해준 가장 값진 교훈이기 때문이다.
“당시 충남 아산에서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푸른들영농조합법인에 서 90일간 농가현지체험교육을 받았습니다. 동기 5명과 마을회관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농촌의 생활을 직접 접할 수 있었는데, 이때 농촌에서의 삶이 만만하지 않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 3주간만 진행됐다면 절대 느끼지 못했을 것입니다.”
또한, 교육을 수료한 이후에도 영농정착을 위한 수료생 사후자문지원과 이영훈 청양군 청 귀농담당계장의 현장방문 지도를 받으면 서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러한 사후지원과 지자체의 관심이 없었다면 초창기의 어려움을 극복하 지 못하고 포기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지자체의 관심 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현재 후배귀농인들을 위해 청양군 귀농인협의회 총무로도 활동하고 있다.
첫 귀농의 교훈, 내 땅은 있어야 한다
귀농교육을 마친 이 씨는 2007년 4월 아산시 도고면 일원에서 본격적인 귀농을 시작했다. 이 지역 을 선택한 이유는 현장실습교육을 받은 농장이 가까워 그때 그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 다. 농지은행을 통해 밭 2,300㎡를 3년간 임대한 그는 봄감자를 재배해 첫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이때 소비자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자색감자의 재배를 시작한 그는 400박스(10kg)를 생산해 800만원의 첫 소득을 올렸다. "임대받은 토양이어서 그런지 잡초도 무성하고, 여기저기 자갈은 널려있고, 토질도 무척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자갈과 잡초를 제거하고 퇴비를 통해 토양관리에 매진했습니다. 이렇게 관리한 토양에서 처음으로 직접 자색감자를 수확했는데,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 올라오더군요. 또한 내가 직접 재배한 감자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맛있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이 맛에 농사를 짓는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무척 기뻤습니다." 농사의 즐거움을 느끼게 된 그는 토양관리에 더욱 열중하면서 양질의 토양으로 만들어 놓게 된다. 그러나 임대계약기간이 끝나면서 왠지 모를 허탈감에 빠지게 됐다.
"3년간 토양관리에 신경을 무척 많이 썼습니다. 그런데 막상 임대계약기간이 끝나면서 척박한 땅을 양질의 토양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허무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이때 내 땅의 소중함에 대해 느끼게 됐습니다."
아리따운 신부와 시작한 두번째 귀농
2009년 중순부터 인생의 정착지를 찾기 위해 개인적으로 알아보던 이 씨는 2009년 겨울 현재의 정착지인 청양군 관산리 은골구기자마을에 빈집을 임대하고, 보금자리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그 이유는 2010년 배우자 성인경 씨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5개월 정도 먼저 청양에서 생활한 이 씨는 마을 어르신들의 농사를 도와주며, 마을 주민으로 융화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마을의 경조사를 꼼꼼히 체크해 항상 참여하고, 일손이 바쁜 어르신들의 농장에 직접 찾아가 농기계로 손수 작업을 도와주며 항상 열심히 생활하는 그를 마을 주민들은 결국 마음을 열고 한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이후 마을 주민의 도움으 로 고추를 주 작목으로 선택할 수 있었으며, 고추를 재배하기 위한 임대 토지도 구할 수 있었다. 현재 이 씨는 990㎡의 시설하우스에서 고추를 재배하고 있다. 배우자인 성 씨도 농사가 좋아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부친에게서 농사를 배운 뒤 결혼 전부터 경기도 안성에서 독립해 표고버섯을 지금까지 재배하고 있다. 2011년 11월에는 청양 군으로부터 귀농창업자금 대상자로 선정되어 1억 5,000만원을 지원받은 그는 2012년에는 아내의 표고버섯 사업장을 현재 거주하는 마을 인근으로 옮기기 위해 준비중이다. "아무래도 우리 부부는 하늘에서 점지해준 것 같습니다. 서로 농사를 좋아하고, 농촌의 삶을 동경하고 있었으니까요. 제 목표는 2014년까지 5,000㎡의 농지를 구입해 우리 부부가 고추와 표고버섯을 함께 재배하는 것입니다."
여유로운 농촌의 삶이 좋다
"농촌에서 살면서 좋은 점은 너무 많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내가 원하는대로 시간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삶에 여유가 생기는 거죠. 농 사가 안정궤도에 돌입하면서 금전적인 부분도 서서히 해결되고 있습니다. 스트레 스도 줄어들고, 건강도 챙길 수 있고... 도시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죠." 오랜만에 동창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도시에서 쳇바퀴에서 돌듯 바쁘게 생활하 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귀농에 대한 선택이 탁월했음을 느낀다는 이 씨. 지금은 자 녀가 없지만 아이들이 태어나도 고등학교 까지는 청양에서 키우겠다고 전했다. 자녀의 성장기에 땅을 밟으며 자라야 신체적이나 정신적인 건강에 매우 좋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서른의 나이에 귀농을 시작해 어느덧 정착의 단계에 들어선 이병기 씨의 비결은 자신의 꿈을 위한 과감한 선택과 귀농교육을 통한 철저한 귀농준비, 마을 주민으로 융화하기 위한 그의 헌신 때문이다. 그의 귀농으로 조금 더 젊어진 은골구기자마을은 희망찬 웃음으로 가득하다.
첫댓글 도대체 닉네임을 몇개를 사용하는건지요....
링크따라 가보면 결국은 한 카페!
본인이 직접쓴 글이라곤 없고 죄다 훔친글 뿐이고 온통 본인카페 홍보뿐이네요.
ㅎㅎ 오해가 있으셨다면 죄송합니다 ..
닉네임은 저한명이고 전꿈사지기님과 저를 동일인으로 오해하신거같네요 ^^
귀농관련사례는 제가 다 겪을수 없는 일이기에 먼저 겪으신 선배분들의 노하우를 공유하는것입니다..
부산경남카페에 접속하신게 5번 밖에 안되시네요 ㅎㅎ 다른 글들의 댓글을 보시면 부산경남카페 분위기를 알수있으실거예요^^
좋은하루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