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All the President's Men) ]
이 영화는 미국에서는 보기 드문 역사상 재임기간 중 사임한 리차드 닉슨 대통령 측근들의 음모와 워터게이트 도청 사건으로 유명해진 1972년 사건을 취재한 두 기자 밥 우드워드(로버트 레드포드 분), 칼 번스타인(더스틴 호프만 분)의 취재실화를 그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닉슨의 본격적인 낙마 과정이 아니라 이에 도화선이 되었던 워터게이트 스캔들 초기 7개월간의 이야기입니다. 영화〈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에서 닉슨은 TV에 비친 모습 외에 직접 등장하지 않을뿐더러 영화는
아직 워터게이트 스캔들이 닉슨에게 치명상을 입히기 전, 닉슨이 재선에 성공하는 장면에서 끝이 납니다. 닉슨의 추락은 영화 속에서는 앞으로 도래할 사건으로 남겨집니다.(사진:우드워드(오른편 로버트 레드포드)와 번스타인(더스틴 호프만))
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친 칼 번스타인과 밥 우드워드 기자가 쓴,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을 원작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로버트 레드포드가 제작과 주연을 겸했고, 알란 J. 파큘라가 감독을 맡았습니다.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로버트 레드포드가 두 기자를 설득해 원작의 판권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영화는 42회 뉴욕 비평가 협회 감독상, 남우조연상, 작품상, 49회 미국 아카데미 각색상, 남조연상, 미술상, 음향상을 수상했습니다.(오른편 아래 사진:FBI 부국장이었던 딥스로트 마크 펠트)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은 워터게이트 건물 난입 사건의 주변부 인물들에 대한 탐문에서 시작해 그들과 연계된 닉슨의 최측근으로까지 범위를 좁혀가며 취재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존재는 밥 우드워드에게 중요한 실마리를 던져주는 역할을 담당한 익명의 취재원 ‘딥스로트(Deep Throat)’입니다.이 당시 인기를 끌었던 포르노영화 제목을 빌린 이 정보원의 실제 신원은 30여 년간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다가, 2005년에 와서야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FBI 부국장을 역임했던 마크 펠트였음이 당사자에 의해 밝혀집니다.
오른편 아래 사진:민주당 당사가 있던 워터게이트 빌딩, 닉슨 측근들이 이 빌딩에 똘만이들을 잠입시켜 도청장치를 장치하려다 발각되서 사건이 터졌습니다.
[ 워터게이트 사건 수사부터 닉슨 사임까지 ]
워터게이트 사건이 본격적으로 수사대상이 되면서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사건 발생 8개월 후부터였습니다. 그리고 수사를 시작한지 2개월 만에 닉슨 진영으로부터의 은폐기도가 백일하에 드러났습니다. 그동안 닉슨은 TV에 출연해서 자기는 털끝만큼도 워터게이트 사건은 모르는 일이라고 딱 잡아뗐습니다.
백악관 대변인 지글러는 그동안 이 사건을 보도해온 <워싱턴포스트> 우드워드와 번스타인 두 기자에 대해서 처음으로 사과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지글러는 이 두 기자에 대해서 인격 모독이니 뭐니 해서 각종 욕설을 퍼부어 왔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지글러는 이 두 기자뿐만 아니라 백악관 출입 기자들과 불꽃 튀는 폭언을 주고받아 왔습니다. 기자들은 아우성을 쳤고 지글러는 이에 질세라 목구멍이 찢어져라 응수했습니다.(사진:왼쪽 번스타인과 우드워드 기자)
사건 발생 1년이 조금 못 미친 1973년 5월 7일, <워싱턴포스트>의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에 대한 플리처상이 주어졌습니다. 우드워드, 번스타인 두 기자의 필사적인 노력도 대단했지만 <워싱턴포스트>의 사주 그레이엄 여사의 지원 사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이 사건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그레이엄 여사는 점차 확신을 갖고 이 두 기자들을 적극적으로 성원하는 배짱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워터게이트 사건 내내 닉슨 진영으로부터 각종 압력과 공갈에 결코 굴복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그녀의 깡다구에 대해 사람들은 그레이엄에게 ‘불알달린 여자’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점차 파국으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5월 17일부터 시작한 청문회는 전 미국인들의 뜨거운 이슈가 되었습니다. 국민들의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7월 16일에는 버터필드 보좌관이 닉슨이 백악관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대화를 몰래 녹음하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 증언이야말로 닉슨 몰락의 치명타였습니다. 이 사건의 특별검사로 지명된 콕스 검사는 백악관에 이 녹음테이프 제출을 줄기차게 요구했으나 도리어 해임을 당했습니다. 언론에서는 이를 ‘토요일 밤의 학살’이라고 부릅니다. 이제 닉슨의 탄핵안이 연방 하원에 제출되었고 하원 법사위원회는 탄핵안을 승인했습니다. 점차 탄핵이라는 올가미가 닉슨의 목을 조여 오기 시작했습니다.(사진:불알달린 여자, 그레이엄 여사)
한편 대법원은 백악관에 콕스의 후임인 자원스키 특별검사가 요구하는 테이프를 제출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결국 닉슨은 두 손을 버쩍 들고 테이프 복사본을 공개했습니다. 이 테이프에는 워터게이트 사건 6일 후에 닉슨이 FBI가 진행하고 있는 사건조사를 중지하라는 지시하는 치명적인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이제 닉슨은 더 이상 빠져나갈 방법이 없게 되었습니다. 닉슨이 속한 공화당에서도 닉슨의 탄핵과 유죄 판결 가능성에 대해 닉슨에게 경고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날 밤 닉슨은 아내와 딸이 여기서 물러서면 안 된다고 하자 식구들 모두가 울음을 터뜨렸다고 합니다. 1974년 8월 8일 닉슨은 기어코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부통령 제럴드 포드가 대통령직을 계승했습니다. 포드 대통령에게 닉슨의 사면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이 사면과 관련 닉슨의 부인, 딸, 사위가 총동원되어 백악관에 계속 전화를 걸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닉슨을 사면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결국 9월 8일 포드는 닉슨에 관한 사면을 결정하기에 이릅니다.(사진:백악관을 떠나는 닉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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