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은 바람둥이
김정곤(울산 정원정신건강의학과 원장/충남의대 필내음문학동인회)
상현달 유혹에 혼미해진 가을밤이
길을 잃었습니다
점차 늪으로 빠져 들어갑니다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가을밤은 마음 둘 데 없어
흔들리는 가로등 주위를 맴돌고 맴돌고
무심한 바람은 모른 척
스쳐 지나갑니다
졸리운 가로등은 공연히
지나가는 바람에게 시비를 겁니다
바람이 가을밤을 깨운 것이 아니고
가을밤이 자고 있는 바람을 깨운 게지요
가을밤도 나처럼 바람둥이입니다
< 可 人 송 세 헌 >
첫댓글 아름다운 글을 접합니다
첼로연주자와 음악이 너무멋져요~~즐감하고가요~~
가을밤은 바람둥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