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에 제가 겨울에 박물관 여행을 다녀온 후 적은 글입니다.
다른 까페에 올렸던 것을 퍼왔으니 참고하십시요^^
아! 일부 버스요금이나 자장면값은 많이 올랐을 것입니다.
5박 6일간의 박물관 여행에서 돌아왔습니다.
답사 순서는 춘천 강원대 박물관, 대전 한밭교육박물관, 충남대 박물관, 화폐박물관, 공주대 박물관, 국립 공주 박물관, 공주 민속극 박물관, 국립 광주 박물관 광주 민속 박물관, 전남대 박물관, 부산대 박물관, 부산 시립 박물관 순 이었습니다. 여행경비는 15만원을 들고 출발하여 4천원을 남겨왔습니다. 경비에 여유가 있었더라면 대구와 강릉도 가보고 싶었지만 예상 밖의 지출(박물관에서 얻은 책들을 들고 다닐 수 없어 집으로 부친다던가, 박물관 도록이나 박물관 이야기를 구입) 때문에 그럴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서울에 있는 박물관은 한 곳도 가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나중에 천천히 돌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각 박물관에 대한 느낌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다음에 찾아가시는 분들을 위하여 특별히 신경써야 할 것만 간단히 정리하겠습니다.
강원대 박물관을 찾아 갈 때 기차를 이용할 경우 춘천역 보다는 남춘천역에서 내려 도로 표지판을 보고 찾아가는 것이 훨씬 빠르게 갈 수 있습니다. 대전 한밭교육 박물관은 대전역에서 내려 오른쪽 길로 걸어 갑니다. 화폐박물관을 갈 때는 대전역 앞에서 구할 구 있는 대전 관광지도를 이용하는 것 보다 그냥 물어물어 찾아가는 것이 낫습니다. 제가 그 지도를 보고 버스를 탔다가 엑스포 과학공원에서 내려 한 시간 정도 걸어가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 박물관은 문 닫는 시간이 4시로 빠릅니다. 다른 박물관처럼 생각했다가는 헛걸음할 수도 있습니다. 공주대학교에서는 도서관 로비에서 인터넷을 쓸 수 있습니다. 공주대 박물관은 도록이 공짜입니다. 공주 민속극 박물관에 갈 때는 내리는 곳에서 주의해야 합니다. 유적, 관광지, 박물관 등을 알리는 도로 표지판은 세계 공통으로 갈색입니다. 그러나 공주 민속극 박물관을 알리는 도로 표지판은 힌색으로 되어 있어 주의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입장료가 영수증에는 1000원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1500원입니다. 왜 그런지는 물어보지 않아 저도 모르겠습니다. 광주지역에서는 도보로 여행해도 괜찮습니다. 전남대에서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 광주 박물관을 먼저 갑니다. 약 50분 정도 걸어야 하지만 유쾌한 산책길이 될 수 있습니다. 광주 박물관에서 광주 시립 민속 박물관 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도보로 이동합니다. 그 후 전남대 박물관을 갈 때는 후문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전남대 박물관은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제가 전남대 후문으로 들어가 박물관을 찾아가기까지 일곱 명의 학우들에게 물었는데 박물관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황당하지만 사실입니다) 심지어 어느 여학생은 "전대(전남대의 준말)에 박물관이 있어요?"하고 되묻더군요. 일곱 번째 남학생이 가르쳐준 건물은 박물관이 아니고 어느 동아리의 시화전을 하고 있던 곳이었습니다. 그 직원에게 물어서 겨우 박물관이 '대강당'4층(?. 5층이었는지 기억이...)에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렇게 어렵게 어렵게 찾아갔는데 아쉽게도 박물관 전시실은 관람하지 못했습니다. 작업 때문에 유물이 밖에 나와있어 들어갈 수 없다나요.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부산대에서는 부산대 순환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학생은 200원입니다. 도록을 판매하는데 값이 8000원으로 다른 곳에 비하여 엄청나게 쌉니다.
여름 답사는 여러 번 갔었지만 겨울 답사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처음엔 추워서 많이 힘들꺼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겨울 답사의 장점
1) 아무리 걸어도 열피로가 없습니다. 답사를 가면 많이 걷게 되는데 겨울에는 아무리 걸어도 덥지 않습니다. 따라서 음료수도 많이 마시지 않아 경비가 절약됩니다.
2) 혼잡하지 않습니다. 버스를 타도, 기차를 타도 여름만큼 붐비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기차표를 예약하지 않아도 되고, 어디에서나 바가지 요금이 없습니다.
3) 모기가 없습니다. 여름에 가면 춥지는 않지만 모기 때문에 잠자리를 설치게 되는데 겨울에는 모기가 없어 숙면을 취할 수 있습니다(아! 전남대에는 모기가 있더군요)
*해가 일찍 지는 것이 단점이기는 한데, 박물관여행에서는 상관없습니다.
박물관에서는 주로 자신들이 발굴한 유적을 중심으로 전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운이 좋으면 유적 발굴 보고서를 공짜로 얻을 수 있습니다.
발굴 보고서를 얻는 방법.
1) 학예연구실을 찾아 간다.
2) 자신의 이름과 소속 등을 밝힌다.
3) 필요한 보고서의 제목을 이야기한다.
4) 해당 보고서가 있으면 수령증을 작성한다.
5) 책을 받는다.
6)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문을 나선다.
경비 절약 방법(돈은 金, 시간은 銀, 힘은 銅)
1) 잠은 침낭으로 해결한다.
2) 아침을 거른다(박물관 하나를 감상하면 대충 점심시간이 됩니다.)
3) 점심은 면으로 때운다(저는 자장면으로 해결했습니다)
각 도시의 자장면 값
춘천 2500원, 대전 2000원, 공주 2500원, 광주 2000원, 부산 2500원
4) 택시를 절대 타지 않고 버스를 이용한다.
각 도시의 버스비
춘천 700원, 대전 600원(승차권 580원), 공주 750원(승차권 730원), 광주 600원, 부산 600원(거스름돈이 없기 때문에 잔돈을 준비 or 토큰 구입 600원)
5) 물은 사 마시지 않고 관공서 정수기를 이용한다.
6)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할 때는 가능하면 기차를 이용한다.(춘천에서 대전 갈 때는 시외버스보다는 춘천에서 서울, 서울에서 대전으로 기차를 이용한다. 공주에서 광주로 갈 때는 공주에서 논산까지 버스로, 논산에서 기차타고 광주)
7) 절대 술을 마시지 않는다.
8) 학생 할인을 적극 이용한다.
전체적인 감상
처음엔 젊은 혈기로 전국의 모든 박물관을 구경할 생각이었지만 막상 떠나고 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가장 큰 문제는 박물관 개관 시간이 일정하기 때문에 하루에 많은 박물관을 관람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도시간의 이동은 주로 밤이나 박물관이 문을 닫는 5시 이후에 했습니다. 대도시라도 박물관의 수는 3개를 넘지 못하기 때문에 하루에 볼 수 있는 박물관 수는 3개 정도 입니다.
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학박물관과 그 지역 국립박물관을 비교하게 됩니다. 이 때 국립박물관에서는 주로 배운다는 자세로 관람을 하고 대학 박물관에서는 비판적인 자세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국립박물관에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지만 대학 박물관에서는 유물을 뭉뚱그려서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홈자귀와 돌도끼를 같이 두고 모두 돌도끼라고 명찰을 두거나, 석검과 석창[矛]을 같이 석검이라고 쓰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청자나 백자도 그 만든 기법과 문양, 형태에 따라 이름이 10자 정도로 길어지는데 대학 박물관에서는 간단히 '청화백자', '청자', '분청사기', '백자' 등으로 간단히 표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전과 공주의 박물관에서는 백제의 문화를 배울 수 있고, 광주 지역의 박물관에서는 남도의 문화와 마한의 문화를 배울 수 있으며, 부산에서는 가야의 문화를 볼 수 있습니다. 권하고 싶은 박물관은 공주대 박물관과 광주 시립 민속 박물관입니다. 공주대 박물관은 유물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와있고, 말갖춤이나 지붕의 기와 등의 각부 명칭을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유물의 이름을 잘 모르는 사람도 이해하기가 쉬울 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주 시립 박물관은 풍부한 남도의 민속문화를 알기 쉽게 그리고 특징적인 면을 잘 전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공부에 도움이 될 여러 권의 책을 아낌없이 주신 공주 박물관 학예연구사님과 광주 박물관 학예연구사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박물관 답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메일을 주시면 부족하나마 제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전수해 드리겠습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박물관여행도 괜찮겠네요~ ^^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