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배
신사/박인걸
내 인생은 이름없는 한 척의 배
파도에 떠밀려 나침판은 고장났고
방향을 알 수 없는 무한한 표박
찬란한 시절을 풍랑과 싸우고
새파란 젊음은 밤바다를 떠돌았다.
부러진 돛과 깨진 고물에 길을 잃고
밤낮으로 흔들리며 두려워했다.
항구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여
아득한 수평선은 마냥 두렵고
흔들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간절한 소망을 하늘에 담아야 했다.
암초를 넘으면 태풍이 기다리고
태풍을 넘으며 조수가 부풀어 올랐다.
망망대해에서 여러 번 낙담했고
꿈꾸던 섬들은 멀리 도망쳤다.
칠흑 같은 밤에 북두칠성마저 사라졌고
쫓기는 마음과 지친 몸은
삶의 소망을 깊은 바다에 던져야 했다.
아득한 기항지를 가슴에 담았지만
검푸른 파도에 산산히 부셔졌고
낡은 갑판마져 파도에 찢겨
조각난 널판을 부여잡고 표류할 때
불빛 하나 없는 절망의 순간에
나를 붙잡는 손길이 음성과 함께 다가왔다.
그 손길은 존재의 근원이었고
그 음성은 불꽃의 속삭임었다.
아직도 나는 여전히 바다를 떠돌지만
하나도 두렵지 않다.
2025,2,24
첫댓글
까치울임 주신 이 시는
어둠 속에서의 희망과
그 속에서 발현된
내적인 힘을 묘사하는 듯합니다.
조각난 널판을 부여잡고 표류할 때의
이미지에서 생긴 절망은
그 후 등장하는 나를 붙잡는 손길과
음성으로 인해 깊은 변화와
회복의 가능성으로 바뀌는 것 같습니다.
불빛 없는 절망 속에서
손길과 음성은 구원의 상징처럼 보이네요.
여기서 불꽃의 속삭임은
그 무엇보다 뜨겁고도 신비로운 힘을
나타내는 것 같아 바다에서 떠도는
그 느낌이 더 강렬히 다가옵니다.
결국 그 바다에서 떠도는 것은
공포가 아니라 그대의 중심을 찾는
여정으로 변해가는 상징성일까요.?
멎진 시어에 머물다 갑니다.
이름없는 배
시인님의 마음이 그 배의 선장인듯합니다..
고마운 시향에 감사합니다.
이름 없는 배
좋은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인님 ! 감사합니다
좋은시 잘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간절한 소망을 하늘에 담아야 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다녀가신 작가님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