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 #벚꽃동산 #벚꽃동산
#안톤체홉 #벚꽃동산 #안톤체홉
올라온 후기들이 좋아도 너무 좋다~
CGV의자에 앉아 편히 볼 수 있다고
놀라운 공연장이라고들 해서 궁금궁금~
진짜 CGV 영화관 빨강색 의자다~
편하긴 하겠지만 무대가 보이질 않아
다들 고개를 내밀고 디밀고 안절부절이다~
영화는 위를 보고
공연은 아래를 보는편이라 다를 수밖에~
다 자기 위치에 자기몫이 있나보다
50명 정원 객석이 완전 만원사례다~
드디어 막이 오른다~
헉~~무대가 초라하다
이미 몰락한 귀족티가 너무 난다
원래 귀족들인 그들에게 예의가 아닌 듯~
그래도 기본적인 분위기가 있는데~
약간 실망으로 시작되었다
배우들의 의상은 신경을 많이 썼다
여배우들의 여러차례
완벽히 바뀌는 드레스는 눈길을 끌었고
남자배우들의 옷차림도 아주 볼 만 했다~
넥타이 보타이 손수건 소매처리
모두 특이하고 시대적 배경에 충실한 듯~
벚꽃동산이 있는 저택에서
꿈을 키우며 청춘을 심으며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살아온 라넵스까야~
세상천지 분간 못하고 오로지
사랑만 갈구하고 갈망하는 여인이다~
벚꽃나무에 하얀 벚꽃이 피고
빠알간 체리열매가 익어가는 그 체리 수만큼
수많은 꿈과 추억이 묻어있는 벚꽃동산
백과사전에도 등장하는
유명한 벚꽃동산이
남의 손에 넘어가기까지
귀족 가족들의 심리적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목숨줄같은 벚꽃동산이 경매에 올라가도
파티를 벌려서 웃음으로
초조함과 애달픔을 달래고
돈이 없어 식구들 끼니가 걱정돼도
외식하면서 풍류를 즐기고
동냥군에게 금화동전을 건내주는 라넵스까야~~그냥 그러고 싶단다
현실도피인거다
자기가 살고픈대로 살고픈거다
어처구니없지만 귀여운 여인이었다
내 눈에 들어온 두 남자~
벚꽃동산 저택에서 소작농 자식으로 자라온
젊은 거상역 로빠힌역 조환배우
연기력 끝내준다~
섬세하고 박력있고 여유있고 보기좋다
그리고
저택의 외동딸과 아들의 가정교사였던
만년 대학생 뻬쨔역 장민호배우~
능글능글 베짱두둑한 연기 너무 좋다
대사톤 뛰어나고 표정연기 정말 좋다
배우들 모두 열정적이고 정열적이었지만
빈약하고 초라한 무대 분위기때문이지
기대치만큼의 빛을 발하지 못한 것같다
약간 어색해보이고 서툴러보이고
무언가 빠진 것같고~~~아쉽더라
안톤체홉의 작품은
무대가 상당히 중요한 것같다 특히나 더~
며칠 전 봤던 체홉의 작품 공포는
크고 웅장한 무대의 기품때문에
극 자체가 확 살아난 느낌이었는데
벚꽃동산은 비록 몰락이지만
그래도 대저택인데~
궁색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어릴 적 라넵스까야 본인도
그녀 오빠도 함께 놀았고
그녀의 자식들도 놀았던
꼬마방이라고 하는데
마치 기차역 대기실같은 빈약함은 좀~?
극의 느낌이 살아나질 못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랬다
몰락하고 떠나면서도
평상시 즐기던 당구생각에 빠져있던
여주인공 라넵스까야 오빠를 보면
참으로 여유롭고 순진한 아이같다
벚꽃동산 가족들은 괴로움이 보이질 않는다
아니 괴로움을 표현하질 않는다
너무도 희망적인 환경에서 자라서인지
고통과 괴로움 자체를 배우지 못했나보다
새로움에 들떠 되려 설렘설렘한다
희망적이고 의욕적이다
벚꽃동산을 각 자의 가슴 속으로 옮기고
매일 서로 대화할 작정이다~
때묻지않은 순수함이 묻어나는
철없는 가족들이다
벚꽃마냥 화사한 그들의 삶을
뒤로한 채~또다시 사랑찾아 떠나는
못말리는 체홉의 여주인공 라넵스까야다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순진무구한
체홉의 그녀다
새로운 환경을 찾아 희망을 가지고
모두들 떠나고 남아있는 유일한 한 사람~
벚꽃동산의 산 증인 늙은 하인 피르스~
마지막 한마디가 의미심장하다
"모두 나를 잊었나~?"
벚꽃나무가 도끼에 찍혀 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조용히 생을 마감하면서
막을 내린다
무척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어떤 환경에도 굴하지않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단 희망메시지도 있고
옛 것을 너무 쉽게 저버리는
현대인들에게 보내는 경고일 수도~~~
체홉의 원작에 충실한 연출인 듯하다
차분하고 여유롭게 이끌어간 3시간~
애써준 흔적이 여기저기 맘을 끌어당긴다
조금 아쉬움은 있지만
안톤체홉 전용극장다운
안톤체홉다운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