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뻬쩨르 국립대 석사 1년을 마치고 방학동안 잠시 쉬러온 에지입니다.
모스끄바와 뻬쩨르 쪽엔 주러 한국인들을 위한 주간지 형식의 간이 신문이 발행되어 나옵니다. 모스끄바쪽 한국식당이나 한국식품슈퍼, 한국비디오가게등에 가면 무료로 구하실수 있을것입니다. 그 신문에 유학생이나 사업등으로 오신 한국인들이 게제해 둔 '벼룩시장' 비슷한 코너가 있습니다. 도착하신후 그 신문을 보시고 광고(제가 알고있는 바로는 무료입니다)를 게제하실수 있으실것입니다. 운이 좋으시다면 이미 게제되어있는 물품을 사실수도 있으시겠지요.
다만 제생각으론 말씀하신 물품들 중에서 '반드시' 가져가야하실만한 물품은 없는것 같네요. 모스끄바 쪽이시라면 밑반찬 정도가 아니라 간장, 된장, 고추장, 라면, 등등... 한국서 파는 어지간한 식품들은 다 구하실수 있으시거든요.. 위서 제가 말씀드린 주간 신문을 반드시 구해보시고, 전화를 걸면 한국상들이 받을테니 편하게 위치를 물어보시고 구입하십시요. 제가 사는 뻬쩨르 쪽은 모스끄바 만큼은 아니지만 고추장, 간장, 당면등은 쉽게 구할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별 이용을 안합니다만.. 알고 보면 러시아음식도 괜찮습니다...^^)
고로, 될수 있는한 많은 책들을 가져가시고(제가 추천해 드리는 것은 이철 '러시아문법', 중앙일보사 간행 '구소련 러시아를 가다(?)' 여행서, 물론 사전류야 필수고, 두툼한 러시아 역사서1권과 문학사1권, 러시아 문화사 1권등..
전기장판은 위에서 말씀드린것 처럼 거기서도 구하실수 있다는 점 외에 몸에도 좋지가 않으므로 개인적으로 권해드리고 싶지가 않네요...
전기장판 자체가 신체에 이롭지 않음은 물론이려니와, 러시아특유의 혹한을 견뎌내기 위해선 뜨듯한 이부자리를 만들어 두는 것이 아니라 방안 공기를 건조시키지 않고(난로를 켰다면 물수건 하나쯤 널어두는거야 필수겠죠..) 안정성이 뛰어난 걸로 전기난로 하나를 준비하시는 것이 올바른 방한대책이 될 것입니다. 그 이전엔 가장 기본되는 대책으로 가을이 시작되자마자 작은 봉창 하나만 제외한 모든 창문들의 틈새를 꼼꼼히 막아두어야 함은 물론이구요. 그리고 공부를 위해서도 잠자리만 따뜻하게 해두는 것은, 쉽사리 책상을 떠나 드러누워버리고 싶은 맘이 들게할테니... 아무래도 추운 겨울날 앉아 공부하기가 더 싫어지겠죠? *^^*
신발도 한국 시내거리에서 흔하게 볼수 있는 생고무 밑바닥에다 안이 도톰한 가죽운동화(주황색, 녹색등.. 한때 유행이었던 바로 그) 한켤레에 등산용 두켤레면 충분합니다(한 3-4만원에 살 수 있는). 러샤서 살수 있는 털신이란것들이 바닥과 피혁상태가 그리 좋지않기 때문엔, 비싼 이탈리아 수입제품을 사지 않으신다면 그리 '따뜻'하고 '편안'하다고 느끼시긴 힘들겁니다.
제가 '반드시 한국에서 사들고 유학하러 가십시요'하고 권하고 싶은 물품들은:
내의류, 양말류, 물파스, 소독약, 소염진통제, 종합감기약 넉넉히, 정로환 약간(물론 개인차입니다만), 태평양 사라락티(러샤선 한국서 어땠는가와 상관없이 음식으로 인해 변비걸리기 쉽습니다), 외환은행 발급 BC카드, 내구성좋은 고무장갑(개인적으로 '오라이트'를 권합니다), 그리고 어느분인가 말씀하셨듯이 길고, 반드시 모자(잠그면 입부분에 2단 똑딱이 단추가 있어 입과 코 부위를 완전히 방어하는)가 달려있고, 두툼하고, 어지간한 공간(너무 크면 바람이 새들어오고, 너무 작으면 딱 달라붙기때문에 찬바람에 체온을 잃을수 있습니다)이 있는 어두운색 패딩파카(스포츠 메이커에서 파는게 났습니다. 모양위주가 아니라 바람안들어오고 체온유지 위주로 된)가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샤워문화인 만큼 괜찮은 샤워타올하나 사가시는 것도 좋을것입니다. 이태리타올이야 물론 선택사양이겠지요..^^;;
노파심(?)에서 드리는 말씀인데, 한국서 감기걸렸을때 쓰곤 하는 마스크등은 전혀 필요없습니다. 러시아선 자신의 얼굴을 거의 다 가려버리는 이런 마스크는 절대 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불행히도 감기에 걸리게 되신다면, 선생님께 전화(모든 선생님들의 전화번호를, 아니면 급우의, 알아두는건 필수겠죠..)를 드리던지해서 빠찌는게 났지, 교실안에서 콜록거리고 있으면, 감기가 살인무기와도 같을수 있는 러시아에서는 그게 공부에 열성인게 아니라, 남에게 피해를 주는것으로 인식되게 됩니다. 젤 좋은건 과일로써 비타민을 보충시키고, 저녁 식사때 생양파와 살짝 구운 마늘을 약간씩 먹어줌으로써 예방을 하는 것이겠죠..
이런 쓰다보니 너무 길게됬네요..
러샤서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선 삼박사일이 다가도 얘기를 마치지 못할테니...
그럼 이쯤에서 제 노파심을 접겠습니다.
어학공부는 자기싸움입니다...
미친척(?)하고 한번 자신을 몰입시켜보시길 바랍니다.
열심히만 하시면 자신도 모르는사이에 이미 훨씬 앞서가 있는 자신을 발견하시게 되실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러시아를 속으로부터 사랑하시지 않으시면 그로부터 아무것도 얻으시지 못하게 됩니다.
'나는 러시아를, 이 혹독한 추위까지도 사랑한다'고
자신을 한번 세뇌시켜보는것도 괜찮을 겁니다.
그럼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