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MLB, NBA, NHL....북미 4대 스포츠
소속팀들은 모두 팀 소재지(마켓) 뒤에 붙는
팀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닉스",
LA "레이커스", 댈러스 "카우보이스" 등등
유럽 축구리그 등과는 달리 미국 스포츠계에서는
프랜차이즈 지역명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팀 네임이
크고 중요한 의미를 갖고 더 많이 불려지기도 합니다.
# 특이하게 한국의 프로리그에서는 기업명이 많이 부각되죠.
이처럼 팀네임이 매우 중요한 미 스포츠계에서
팀네임이 없다시피 한 프로 스포츠팀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NFL의 NFC East 디비전에 속해 있는 인기팀
워싱턴 풋볼팀(Washington Football Team)입니다.
NFL에서 최고의 인기팀이자 "아메리카의 팀"이라 불리우는
댈러스 카우보이스와 라이벌리를 형성하고 있는
역사깊은 전통의 팀이자 팬베이스도 만만찮은 인기팀이지만,
팀네임은 무미건조하게도 "풋볼팀(Football Team)"입니다.
미국의 프로스포츠 마켓에 이름없이(흔히 뒤에 -s가 붙는)
지역명으로만 활동하는 케이스는 미국 4대 프로스포츠 중에는
사상 최초라고 합니다.
물론 아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이 팀의 원래 이름은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였습니다.
원체 유명한 팀이죠.
레드스킨스(Redskins)라는 팀명은 1932년 창단 후 이듬해부터
주욱 써오던 것이었습니다만,
늘 레드스킨스라는 팀명에 대해 "아메리카 원주민 비하"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고 비난이 일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 인종차별 이슈가 미국 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었고, 워싱턴 레드스킨스 구단의 최대 후원 기업 중
하나였던 "페덱스"도 팀명 개명을 요청하기에 이르렀죠.
이에 워싱턴 레드스킨스 구단은 결단을 내렸습니다.
작년(2020년) 7월, 워싱턴 구단은 성명을 통하여
"오랜 검토 끝에 레드스킨스라는 이름과 관련 로고를
쓰지 않기로 했다. 앞으로 100년간 우리 스폰서와 팬,
지역사회를 고무시킬 새 명칭과 디자인을 찾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
이라고 발표했습니다.
# 당시 도널드 트럼트 대통령은 이같은 워싱턴 구단의 결정에 대해
"오히려 원주민 지역사회를 자극하는 일"이라며 반대의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_-;;;
이리하여 워싱턴 팀은 NFL 2020 시즌을
워싱턴 풋볼팀(Washington Football Team)이라는
유럽의 축구클럽스러운 팀명으로 임하게 되었습니다.
팀명을 바꾸는 것이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워싱턴 풋볼팀은 다가오는 2021시즌에도
워싱턴 풋볼팀이라는 이름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현지에서 이 풋볼팀(Football Team)이라는 이름을
"x같은 이름(the What The Fxxx name)"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있는데, 이 WTF스러운 이름을
1년 더 보게 되었다는 한탄도 있습니다.
워싱턴은 선정 과정을 거쳐 2022 시즌부터는
새롭게 결정된 이름으로 시즌을 치르게 됩니다.
워싱턴 구단은 '시즌티켓 홀더'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 리스트 중에서 워싱턴의 새로운 이름으로 적합한
이름을 선택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래는 현재 구단이 고려 중인 이름의 리스트입니다.
Aces
Ambassadors
Anchors
Archers
Armada
Aviators
Beacons
Belters
Brigade
Commanders
Defenders
Demon Cats
First City Football Club (FCFC)
Griffins
Guardians
Icons
Majors
Monarchs
Pilots
Presidents
Razorbacks
Redtails
Redwolves
Red Hogs
Renegades
Riders
Rising
Royals
Rubies
Swifts
Warriors
Washington DC Football Club (DCFC)
Washington Capital City Football Club (CCFC)
Wayfarers
Wild Hogs
32FC (W32)
Football Team
선정될 확률이 낮을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고려대상에는 현재 쓰고 있는 "Football Team"도
들어가 있습니다.
(그냥 풋볼팀으로 굳어지는 건 아닌지...ㅎㅎ)
아무튼...
프랜차이즈나 팀의 개성, 역사, 아이덴티티를 중요시하는
미 프로스포츠에서 마땅한 팀이름 없이 활동하게 될
프로스포츠팀을 1년 더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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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과 비슷한 상황에 쳐해 있는 미 프로팀 중 하나가
MLB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입니다.
항상 워싱턴 레드스킨스와 비슷한 비난을 받았던 클리블랜드는
2010년대부터 '추장' 로고를 버리고 'C' 로고를 사용하고 있지만,
팀이름은 계속 유지하고 있었는데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반인종차별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2020년 12월에 팀명을 교체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현재 "스파이더스"가 가장 유력하다는 썰이 있는데
의외로 워싱턴처럼 그냥 "베이스볼팀으로 하자"는
의견도 지지를 많이 얻고 있다고 합니다. (응?)
첫댓글 한국 프로리그에선 기업명이 많이 부각되지만 축구만큼은 다들 소재지 이름으로 많이 부르더군요.
이런걸 보면 축구팀이 참 이름짓기 쉽네요. fc만 붙여도 본전은 가니까.
그냥 형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