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신부는 자기 책에서 어린 시절의 경험 한 자락을 들려줍니다. - 어느날 아버지는 어린 두 아들을 리옹 변두리의 어느 불결한 장소로 데려갔습니다. 이가 들끓는 거지와 부랑자들이 40명가량 모여 살고 있는 집이었습니다. 현직에서 은퇴한 후 봉사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아버지의 친구 몇 분도 이미 와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임을 결성하여 그 걸인들의 머리를 깎아주고, 수염도 다듬어주고, 더러운 빨래도 세탁해주고, 여분의 내의도 가져다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형제들이 함께 갔던 그날 아버지는 걸인 한 사람의 머리카락을 잘라주다가 거친 욕을 들었습니다. 아마도 기계에 머리카락이 끼었던 모양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는 어린 형제들에게 말했습니다. “얘들아, 불행한 사람들을 보살필 자격을 갖추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았지?” 이 장면은 피에르에게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피에르 신부 ’단순한 기쁨‘)
그가 평생을 집 없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엠마우스 운동을 벌였던 것도 이런 경험과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모욕을 받는다는 것은 언제나 힘겨운 일이지만, 선한 일을 하다가 모욕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의 인간적 품격이 다듬어질 테니까요 ....... 선한 일을 꾸준히 하는 수행하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가장 귀한 선물은 존재의 성숙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