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의 계보 4/ 윤금초
고통으로 고통 달래는 퇴마사 주문이었어, 어머니 목소리는.
"어떤 새는 독성 있는 나뭇가지 얽어 집을 짓는단다. 새끼들에게 벌레가 끼지 못하게.
코알라는 새끼에게 제 똥을 먹인다는 걸 알고 있니? 어미 몸속에는 독을 이기는
미생물이 있는데 말씀이야, 그걸 새끼에게 전수해 주기 위해서래. 이건 유액(乳液)
나오는 애기똥풀이란다. 저 바다 건너에선 이 풀을 제비풀이라 하는 거지. 새끼
제비 갓 태어났을 때 눈을 뜨지 못하는데 말씀이야. 어미가 이 유액으로 어린 제비
눈을 씻어 준대. 청맹과니 새끼 제비 눈을 뜨게 한다는구나. 그래서 제비풀이란
이름이 붙었는데, 꽃말이 뭔지 아니? '미래의 기쁨', '몰래 도와주는 사람'이란다."
어머니 그 목소리는 고통으로 고통 달래는 퇴마사 주문이었어.
**************
봄물/ 윤금초
쥘부채 펼친 범부채 잎이 와 와 와 손뼉 치고, 따지기 숨탄 것들 발싸심도 한창이다.
봇도랑 무넘기 너머 산울림을 풀어놓고.
톱풀꽃 붉은피톨 고였다간 흘러내리고, 욱신덕신 하늘땅에 봄물마냥 게워낸다.
극락산 먼발치 따라 무자맥질 한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