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무척이나 더웠습니다. 더워서 차에 타기 싫었고 더워서 차에서 내리기 싫은 햇살이 따가운 날이었습니다.
그래도 가야지~ 약속했으니 가야지~ 하며 멋모르고 고봉중, 고등학교로 향했습니다. 고백하건데 제게는 특별한 사명감도 남다른 봉사의식도 없습니다. 그저 제 자식이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니까요~.
강남구청 이동호 국장님, 도곡중 박경실 교장선생님, 역삼중 윤시섭 교장선생님, 대곡초 김라경 교장선생님, 대치초 조근희 교장선생님, 대자봉 회장님, 부회장님 그리고 대자봉 회원들과 출발했으니 그것으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제가 어떻게 강남의 여러 교장쌤과 함께 봉사를 갈것이라 생각했겠어요~~
고봉중,고등학교.
제 학창시절 흘려 전해 듣기만하던 예전 서울소년원의 새로운 이름입니다. 영화에서 보면 어디어디 소년원 출신이야~ 라는 대사를 한두번 들어보셨지요? 저 또한 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아닌지라 입구에서 다소 긴장한건 사실입니다.
차를 몰고 들어가는 순간 학교 뒤에 자리잡은 푸르른 산과 넓은 운동장, 이쁘게 단장된 농구코트와 운동기구들, 소담스럽게 피어있는 들꽃들은 제 긴장을 풀어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아이들이 있는 학교는 철창문으로 닫겨져 있고 문을 열어주면 방문자들이 동시에 들어가고 철창문은 잠겨집니다.
아이들이 있는 강당에 들어서는 순간 익숙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고1 제 아들방은 늘 퀘퀘한 냄새가 납니다. 아침에 이불을 건조시키고 환기를 시키면 그나마 괜찬은데 저녁에 아들이 있는 방은 다시 코를 막게 됩니다. 고1 아들은 어깨가 넓어지는듯 하고 몸짱에 관심이 많습니다. 제가 보기엔 그대로인데 어깨 넓어지지 안았냐고 이틀에 한번꼴로 물어봅니다. 아들은 공부할때 다리를 떨기도 하고 재밌는 예능프로를 보면 깔깔대고 웃습니다. 다 컸다 생각하다가도 문득 걱정이 앞서곤 합니다. 모자라지만 단순한 아들, 그러나 그런 아들을 사랑하고 응원합니다.
고봉의 아이들은 대부분 고등학생때 문제가 되어 들어왔다고 합니다. 강당에 모인 아이들은 퀘퀘한 남자 냄새가 났으며 다리를 떨고 있는 친구들도 있으며 몸짱이 되려고 더우나 추우나 비가 오나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합니다. 저를 보고 안녕하세요? 연신 인사하며 웃어주는 아이들을 마주했습니다. 영화를 보면 문신을 한 사람들이 무서운 폼새로 싸웁니다. 그곳의 아이들도 문신을 한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의 문신이 제게 아픔으로 다가 오는것은 왜일까요? 짧게 자른 머리가 먹먹함으로 다가오는 것은 왜일까요? 아마도 오늘 저의 가벼운 출발이 게으른 발걸음이 그 순간 미안함으로 다가왔기 때문인듯 합니다.
아이들은 우리 아이들과 보기에 다를것이 없었습니다. 단지 가정이 불우했고 부모가 무책임했으며 사회가 무심했기에 상처를 입었을 뿐이라 합니다.
햄버거에 행복해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은 바리스타 과정, 제과제빵과정, 사진을 배우고 자격증을 따는 과정에서 작게나마 자존감을 회복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소중한 손길로 만든 커피와 롤케잌을 저희에게 쑥스럽지만 자신있게 대접하였습니다.
고봉중고등학교의 송화숙교장선생님은 엄마의 맘으로 아이들과 이야기하고 아이들에게 미래를 꿈꿀것을 이야기하십니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대자봉처럼 우리 엄마들이 한번씩 가서 등도 토닥여주고 웃는 소리도 해준다면 아이들은 힘을 얻어 좀더 구체적으로 미래를 꿈꾸고 계획하여 실천하지 않을까요?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그 기운을 알아차려 실현되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우리가 내 자식을 위한 간절한 기도안에 작은 틈바구니 그 아이들을 위한 기도를 내어준다면 우리도 나이가 들어 조금 더 잘 살았다~~ 라고 얘기 할 수 있을듯 합니다. 엄마의 맘으로 부모의 맘으로 작더라도 곁을 내어주는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내 아이에게 늘 먹이는 햄버거 몇개라도 그 아이들과 나누는 어른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고봉 중, 고등학교 아이들을 응원하며 잠을 청해볼까 합니다.
첫댓글 소년원(고봉중,고등학교)방문에
후원해주신 교수님들과
함께해주신 강남구청 이동호 국장님,
도곡중 박경실 교장선생님,
역삼중 윤시섭 교장선생님,
대곡초 김라경 교장선생님,
대치초 조근희 교장선생님,
대치동자원봉사회원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우리가 사회적인 소외계층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청소년들의 장래에 현실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배움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장학금 후원을 늘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진솔하고 따뜻한 최현아선생님의
방문기에 이 아침 내리는 비처럼
마음이 촉촉해 집니다
좋은 마음 좋은 뜻을 가진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한 아침입니다♥
선생님의 진한감동의 이야기가 내맘을
울컥하게 만드시네요..
항상바쁘게 움직이시며 여러 아이들을 만나시고 격려해주며 사랑으로 품어주시는 회장님 부회장님 감사합니다~♡
생생하고 아름다운 글 감사드려요~
고봉 중,고등학교의 아이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더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와 내 가족을 위한 기도속에 일부라도 쪼개어 이 아이들을 위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고 새로 마음을 다집니다.회장님,부회장님의 이 고봉 중고등학교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우리 선생님에게로 다시 교장 선생님들에게로...계속 흐르는 것을요~~나비 효과처럼 한분 한분의 사랑이 이 아이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자신의 몫을 다하는 성인으로 자라는 것을 꿈꿔봅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글속에 엄마마음이 그대로 나타나네요...최현아 선생님 후기글 잘 읽었습니다.